'의혹 덩어리' 김병관 내정자 덕에 김관진 장관 유임

김관진 국방장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결국 낙마했다. 김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지 38일 만인 지난 22일 자진 사퇴했다. 김 내정자는 지명 직후부터 여러 의혹과 함께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다.

박 대통령은 김 내정자의 사퇴에 따라 공석이 된 신임 국방장관에 김관진 현 장관을 유임시키로 결정했다. 당초 김 장관은 조각(組閣)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또 김 장관은 조각에 앞서 청와대에서 장관직 유임 요청을 여러 차례 제안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병관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낙마 등 비상상황을 맞아 고심 끝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김 장관은 김병관 내정자 '덕'에 유임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박근혜정부의 첫 국방장관이 된 김 장관은 국방부 창설 이래 첫 유임 사례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가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 최근 사이버테러까지 있었다"며 "가중되는 국가안보위기에서 박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논쟁과 청문회로 시간을 지체하기에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유임 배경을 밝혔다.

김 대변인의 발행으로 미뤄볼 때 김 장관의 유임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방장관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위기의식 고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육사 28기인 김 장관은 군인정신을 강조하는 강골의 전형적인 무인(武人)으로 풍부한 야전경험과 정책경험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장관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육사 1년 후배이고,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과는 동기다.

김 장관은 육군본부 전략기획처장과 2군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을 거쳐 합참의장을 지냈다. 2010년 11월 국방장관에 임명돼 2년4개월째 복무했다. 김 장관은 '안보만은 철저히 보수적이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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