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인사코드'… DJ는 호남, 노무현은 486 중용

박근혜 대통령은 새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에서 장관급 21명 중 자신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을 5명이나 발탁했다.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 정부 첫 장ㆍ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장ㆍ차관은 물론, 공무원 모두가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인사를 '국정 철학 공유 인사'라고 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박 대통령 역시 '코드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요한 자리에는 '내 사람'을 쓸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 모두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상 첫 문민 대통령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하나회'로 대변되던 군인 출신들을 각종 인사에서 배제했다.

대신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따르던 상도동계와 민주산악회, 나라사랑운동본부 출신들을 대거 기용했다. 김 전 대통령은 첫 내각 인사에서 전북 출신인 황인성 총리를 기용하며 나름대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으나 요직에는 부산ㆍ경남(PK) 출신들을 썼다.

사상 첫 여야 간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뤘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에 충남 출신인 김종필, 대통령 비서실장에 경북 출신인 김중권 실장을 기용하는 등 균형 인사를 꾀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역시 요직에는 호남 출신들을 많이 중용했다.

노무현 정부는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문성이나 경력보다는 이념을 중시함으로써 486 운동권 출신,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이 전면에 부각됐다.

정찬용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은 "220V에 110V 코드를 꽂으면 타버린다. 그런 점에서 코드가 맞아야 한다"며 되레 '코드 인사'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첫 내각 인사부터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땅부자)' 논란으로 얼룩졌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장, 법무부 장관, 대통령 민정수석, 검찰총장, 경찰총장 등 사정 라인 대부분에 영일ㆍ포항 등 영남 출신들을 앉혔다.

MB 정권은 역대로 인사를 풍자하는 말이 가장 생산됐던 정권으로 기억된다. '고소영', '강부자', '영포라인' '만사형통(萬事兄通ㆍ모든 일은 형님을 통해야 한다)' 'S라인(서울시장 재직 시절 관료)' 등 무수한 신조어가 탄생했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