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병 재보선안철수 전 교수 이기면… 당 입지 더 위축질 경우 무공천 책임론 일듯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이겨도 고민 져도 고민이다. 재보선을 앞둔 민주통합당이 그렇다.

오는 24일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ㆍ청양 3곳에서 재보선이 열린다. 민주당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노원병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고, 부산 영도와 부여ㆍ청양에는 김비오 황인석 후보를 공천했다.

현실적으로 영도와 부여ㆍ청양에서 민주당의 승산은 높지 않다. 노원병의 결과를 떠나 민주당만 놓고 보면 전패의 위기감마저 엿보인다. 또 안 전 교수가 노원병에서 이긴다 해도 민주당으로서는 마냥 즐거워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안 전 교수가 승리하면 민주당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 아직 닻을 올리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10% 포인트 정도 앞서 있다. 당선된다면 안 전 교수는 당장 야권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안 전 교수 측이 당 차원의 지원을 거절한 것도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도와주겠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으니 제1야당, 127석을 가진 거대 정당이 단단히 체면을 구긴 것이다.

만일 안 전 교수가 재보선에서 패한다 해도 민주당으로서는 좋을 게 별로 없다. 2011년 10월26일 서울시장 보선을 시작으로 걸핏하면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명분하에 후보를 내지 못했던 민주당이기에 "또 후보를 양보해서 이런 결과를 낳았다" 비판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래저래 안철수 고민"이라고 운을 뗀 뒤 "하루빨리 당대표 등 지도부를 정비해서 새롭게 출발하는 수밖에 없다. 그 전에는 백약이 무효일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40.5%,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가 24.3%로 안 후보가 16.2% 포인트 앞섰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가 5.1%,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가 0.5%였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 조사에서는 안 후보 37.4%, 허 후보 38.1%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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