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임원 평균 16억3천만원최태원 회장 지난해 132억6천만원지난해 최대실적 삼성… 임원 연봉은 24% 줄어LG 인상률 54% 최고, 포스코는 5억5천 최저상장계열사중 최고는… 52억 삼성전자 임원SK계열 실리콘화일은 고작 1억2,500만원

지난 2월 재계는 발칵 뒤집혔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상장사의 개별 임원 보수 공개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개정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과거에도 수차례 발의됐으나 노사간 위화감 조성, 기업간 임원 보수 비교를 통한 전반적인 임원 보수 수준 상승, 기업 영업 비밀 침해 등을 우려하는 재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렇다면 재계 임원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보수를 받고 있을까? <주간한국>이 자산순위 상위 10대 그룹 소속의 83개 상장계열사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등기임원 262명(복수임원 포함)은 지난해 평균적으로 10억7,800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2011년의 10억7,300만원보다 0.5% 오른 수치다.

임원 연봉은 한화가 최고

10대 그룹 중 임원 연봉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한화그룹이었다. 한화그룹 임원들은 지난해 평균적으로 16억3,2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다. 2011년 받은 17억7,400만원과 비교하면 8.0% 축소됐지만 그래도 10대 그룹 중 수위를 차지했다. 한화그룹은 3개 상장계열사 중 2개사((주)한화, 한화케미칼) 임원들의 연봉이 20억원을 초과한 것의 영향이 컸다.

임원 보수 2위는 삼성그룹이 차지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4억7,500만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하며 1위 한화그룹을 약 3억원 차이로 추격했다. 삼성그룹 임원들은 지난해 10대 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19억4,400만원)을 받았으나 1년여 만에 24.1%나 감소하며 선두를 내줬다. 24.1%의 감소폭은 10대 그룹 중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등기이사에 대한 장기성과보수금 시스템으로 인한 착시효과일뿐"이라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억8,200만원씩을 임원 연봉으로 지급하며 삼성그룹을 뒤따랐다. 1, 2위인 한화ㆍ삼성그룹의 임원 보수가 하락된 데 반해 SK그룹의 임원보수는 지난 1년간 15.6%나 늘어났다. 그밖에 현대차그룹(11억8,500만원), LG그룹(11억7,800만원)이 2012년 임원연봉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임원들 중 지난해 가장 적은 보수를 받은 이들은 포스코그룹에 속한 임원들이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임원들에게 평균적으로 5억5,1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1위인 한화그룹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각각 6억5,100만원, 6억5,400만원을 지급받은 GS그룹, 롯데그룹의 뒤를 이었다.

2011년과 비교한 임원 보수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LG그룹이었다. LG그룹 임원들은 2011년(7억6,400만원)보다 무려 54.2%나 오른 11억7,800만원을 연봉으로 지급받았다. 인상폭이 컸던 LG디스플레이(157.1%), LG상사(109.9%) 등의 계열사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23.0%의 임원 보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10대 그룹 중 임원 연봉이 가장 적었던 포스코그룹이지만 2011년(4억4,800만원)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났다. 현대차그룹(18.4%), SK그룹(15.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임원 연봉이 떨어진 그룹도 4개나 된다. 삼성그룹(-24.1%), 롯데그룹(-21.2%), 한진그룹(-13.8%), 한화그룹(-8.0%)의 임원들이 2011년보다 깎인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SK, 삼성전자 추격

10대 그룹 83개 상장계열사 임원들 중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사람들은 삼성전자 소속의 임원들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2억100만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2011년 임원 연봉이 109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년 만에 절반이상 깎여나갔음을 살펴볼 수 있다. 삼성그룹 측의 해명처럼 장기성과보수금 시스템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 등기임원 명단에 올라 있던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 대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 고문의 연봉이 그만큼 높았던 것이 아니냐는 흥미로운 추측도 가능하다.

(주)SK가 51억8,100만원의 임원 연봉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았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임원들의 연봉이 대폭 깎여나간 반면, (주)SK의 임원 연봉은 56.4%나 상승한 영향이 컸다. 2011년 3명이었던 (주)SK의 등기임원 수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물러나며 2명으로 꾸려졌다. 등기임원 수가 줄어들며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중이 더욱 돋보인 것으로 읽힌다.

30억원 이상의 임원 연봉을 지급한 곳은 삼성전자와 (주)SK를 제외하고 총 4개사였다. 그 중 임원 보수로 36억8,200만원을 지급한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SK그룹 소속이었다. SK이노베이션(41억200만원), SK C&C(31억5,400만원), SK텔레콤(30억9,500만원)이 그 주인공이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20억원을 초과하는 곳도 5개사나 됐다. LG그룹((주)LG25억1,400만원, LG상사 20억1,100만원)과 한화그룹(한화케미칼 22억900만원, (주)한화 21억1,700만원)에 각각 2개사씩 포함돼 있었고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 2억9,900만원)에도 하나가 속해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그룹 내 1, 2위를 차지한 곳이 대부분 주력계열사이거나 지주회사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주)SK, (주)LG, 포스코, (주)한화 등은 각 그룹의 지주회사이거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임원 연봉이 3억원 미만인 계열사도 상당수 있었다. 총 11개사 중 절반 가량이 SK그룹에 몰려 눈길을 끌었다. 유비케어(1억700만원), 실리콘화일(1억2,500만원), 코원에너지서비스(1억3,100만원), SK커뮤니케이션즈(1억8,800만원), SKC솔믹스(1억9,100만원) 등이다. 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30억원 이상과 3억원 미만의 임원 연봉을 지급하는 계열사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밖에 3억원 미만의 임원 연봉을 지급하는 계열사는 GS그룹(삼양통상 2억3,600만원), 코스모신소재(2억9,200만원)에 2개사, LG그룹(LG이노텍 2억5,7000만원), 롯데그룹(2억7,900만원), 한화그룹(2억1,700만원)에 각각 1개사씩 포함돼 있었다.

SKC 임원 인상률 최고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중 지난해 100% 이상의 임원 보수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총 9개사였다. 그 중 절반 가까운 4개사가 SK그룹에 몰려있었고 삼성그룹과 LG그룹에는 각각 2개사씩, 현대차그룹에는 1개사가 포함됐다.

지난해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SKC였다. 2011년 5억8,900만원을 임원 연봉으로 지급했던 SKC는 지난해 19억8,9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인상률은 무려 237.7%나 된다. 임원 연봉 인상률 2위는 삼성그룹의 크레듀가 차지했다. 크레듀는 지난해 3억8,600만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 1억2,000만원을 지급했던 2011년 대비 221.7%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83개 상장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아예 깎여나간 곳은 전체의 절반 가까운 39개사나 됐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그룹들은 14개 상장계열사 중 9개사가 포함된 삼성그룹과 3개 중 2개사가 포함된 현대중공업그룹, 그리고 3개 상장계열사 전체가 포함된 한화그룹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임원 보수 상위 1, 2위에 자리잡은 한화그룹, 삼성그룹에 임원 연봉 하락 계열사가 많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 보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곳들은 삼성그룹의 삼성SDI와 삼성테크윈이었다. 2011년 35억3,800만원, 23억3,000만원의 높은 연봉을 받았던 양사 임원들은 지난해 각각 73,4%, 66.8%가 깎인 9억4,100만원, 7억7,300만원을 지급받았다.

한화 김승연 회장 98억

10대 그룹 총수들의 연봉은 극비 중의 극비 사항으로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합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아직 적용되지 않은 이상, 등기임원 명단에 올라 있는 총수들만 평균 임원 연봉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금액만 산출할 수 있을 뿐이다. 3~4명에 게재된 등기임원 연봉의 '평균치'이니만큼 그룹 총수에게는 이조차도 '최소한'의 금액으로 짐작할 수 있다.

<주간한국>이 상장계열사 및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비상장계열사를 포함해 추산해본 결과 10대 그룹 총수 중 등기임원에 올라있지 않은 2명을 제외한 8명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은 대략 52억7,9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엔지비, LG그룹의 LG경영개발원, 한화그룹의 한화테크엠ㆍ한화이글스 등의 등기임원 연봉은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주)SK(51억8,100만원), SK이노베이션(41억200만원), SK C&C(31억 5,400만원), SK하이닉스(8억2,300만원) 등에서 총 132억6,000만원을 지급받았다.

2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김 회장은 상장계열사 2개사((주)한화 21억1,700만원, 한화케미칼 22억900만원)와 비상장계열사 5개사(한화건설 26억8,000만원, 한화엘앤씨 14억4,300만원, 한화갤러리아 14억3,000만원, 한화테크엠 및 한화이글스는 확인 불가)에서 98억7,9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그 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69억3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31억5,500만원) 등도 3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연봉 1, 2위를 기록한 두 사람이 현재 법정구속 중이라는 점이다. 앞서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법정구속 상태가 지속될 경우 사실상 경영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맡고 있는 그룹 전방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회장의 임원직 수행 지속 가능성 여부를 지적했던 바 있다.

아예 등기임원에 올라 있지 않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고문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연봉을 받은 10대 그룹 '회장님'은 정준양 포스코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주)포스코에서 11억4,1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받는 연봉의 12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정 회장이 임기가 있는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룹 총수로써 가장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은 지난해 25억1,400만원을 지급받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