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승기-현대차 '아반떼 쿠페'디자인은 기존 아반떼와 큰 차별점 없이 밋밋해2.0GDI 엔진 탑재 고속 구간 가속능력 탁월 합리적 연비·가격도 만족

현대자동차가 기존의 ‘아반떼’에 날렵한 디자인과 스포츠 주행 성능을 덧씌운 ‘아반떼 쿠페’를 출시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의 간판스타 '아반떼'가 스포츠 쿠페로 돌아왔다. 최근 베스트셀링카 파생모델들을 밀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미 검증된 '아반떼' 모델에 날렵한 디자인과 스포츠 주행 성능을 덧씌운 '아반떼 쿠페'로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아반떼 쿠페' 시승행사에서 늘어선 차들을 본 첫 느낌은 '쿠페치고는 밋밋하다'였다. 지붕이 낮고 날렵한 차체를 자랑하는 쿠페 특유의 특성은 온데간데없었다. 문이 두 개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아반떼' 디자인과의 변별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좋은 말로 표현하면 '아반떼'의 핵심 디자인 요소가 계승됐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쿠페로서의 특징은 약해진 셈이다.

외관에서 느낀 아쉬움은 '아반떼 쿠페'를 몰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씻겨나갔다. 고양시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인천공항고속도로를 지나 인천시 영종도 을왕리까지 왕복 102km로 구성된 이번 시승행사는 '아반떼 쿠페'의 2.0GDI 엔진이 지닌 파괴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동을 걸면서부터 서행을 하게 되는 구간에서는 기존의 '아반떼'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둘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직선 구간에서 액셀을 밟았을 때 생각보다 더욱 가속이 붙어 놀랄 정도였다. 200km/s까지 속도를 올리는데도 전혀 힘겨운 느낌이 없었고 고속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소음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곡선 구간에서의 핸들링도 나쁘지 않았다. 급하게 핸들을 트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강도가 향상된 서스펜션 때문인지 바퀴가 지면을 꽉 잡아주는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선회능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주행을 마친 뒤 확인한 연비는 11.5km/l였다. 주행 내내 급가속을 반복하는 등 다양한 성능 시험을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가격 또한 착하다.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아반떼 쿠페'의 가격은 1,645만~1,995만원이다. 한껏 높아진 사양에도 불구하고 '아반떼'에 비해 불과 40만~100만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쿠페를 타고 싶은 젊은 층에는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