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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79% 차지… 공격 땐 전멸

● 외국 투기세력에 휘둘리는 한국
현대상선·대우건설·LG電 최근 1년 투기자본에 몸살
삼성·현대차·금융지주 등 적대적 M&A 위험 노출도
불공정거래 감독·공시 강화 연기금 등 기관지분 늘려야
  • 서울 종로 서린동 본사의 SK 본사 건물(왼쪽)과 서울 삼성동 코스모빌딩의 KT&G 서울사무소. 셀트리온이 공매도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투기 세력의 공략 대상이 됐던 SK와 KT&G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외국 투기자본의 놀이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달러 현금인출기(ATM)'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남유럽 등으로 위기가 퍼질 때도 한국에 투자한 돈은 언제든지 빼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과잉보유 논란에도 불구하고 3,2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환시장은 물론이고 주식ㆍ채권ㆍ기업경영권 등 모든 방면에서 외국 투기자본들의 공격이 잇따른다. 특히 한국 기업은 좋은 먹잇감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상 규제를 조금이라도 세게 하면 외국계 자금이 한번에 이탈하고 반대로 허점이 보이면 이를 파고 들어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표 기업들이 해외 투기세력에 완전히 노출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공매도에 노출된 기업들

이번에 문제가 된 셀트리온도 공매도에 노출된 경우다. 공매도는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보고 돈을 거는 투자의 일종이다.

공매도는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막고 시장정보가 주가에 바로 반영되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다. 공매도가 있다고 무조건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전체 거래액의 15.6%가 공매도였다. 5.7%였던 셀트리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현대산업개발은 올 들어 17일까지 주가가 되레 5.1%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공매도는 외국인에 의한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문제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측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공매도의 79.5%는 외국인에 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투기꾼들이 공매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일반 투자자들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꾼'들 때문에 선량한 투자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 대표 기업들도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조선과 해운처럼 업황이 좋지 않거나 현재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최근 1년간 공매도가 많았던 기업들을 보면 현대상선ㆍ대우건설ㆍ동국제강ㆍLG이노텍ㆍLG전자 등이다. 다음달 3일 상장폐지가 확정된 바이오 기업인 알앤엘바이오도 대표적인 공매도 공격대상이었다.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는 해당 기업이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기업을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가치를 키워야 하지만 제도적으로도 공매도 투자자들이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적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매도 공격을 받는 기업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업체들이다.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강화되는 시점에 일반 투자자들의 공포가 겹치면 해당 기업은 끝도 없이 추락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국 투기자본의 목표가 되면 살아남을 우리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외국인 지분율…M&A 대상 전락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은 더 많은 분야에서 개방을 하게 됐다. 외국인들은 한국 기업을 집어삼키기도 하고 많은 업체에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은 외국인 지분율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주식의 49.2%가 외국인 소유다. 현대자동차도 주식의 43.8%를 외국인이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7조3,9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 가운데 상당 금액이 해외로 흘러가는 셈이다.

문제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언제라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지배구조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버린 등의 적대적 M&A 공격을 받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KT&G도 같은 사례다. KT&G는 2006년 지분 7%를 갖고 있던 칼 아이칸에게 휘둘리며 홍역을 치렀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B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65.47%에 달한다. 하나금융(65.37%)과 신한금융(62.88%)도 외국인 지분이 절대적이다. KB금융이 주총 분석기관인 ISS의 보고서에 지배구조마저 흔들렸던 것도 외국인 지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언제든지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공매도 제도 개선ㆍ기관투자가 지분 늘려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매도가 지속됐을 경우 작전이나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공시를 확대하는 제도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관련 정보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매일 종목별 공매도 거래는 알 수 있지만 나중에 주식을 되사 얼마나 갚았는지는 알 수 없다.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가들의 주요 기업에 대한 지분참여를 늘리는 것도 한 대안이다. 불필요한 경영간섭이나 관치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저평가된 금융지주사나 주요 대기업의 지분을 사는 것은 향후 투기자본에 대한 방어도 되고 국민자산(연금)을 늘릴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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