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싸면 다 좋다? 가격·성능 따로'소비자원 22종 비교 결과… 연간 유지비 5.9배 차이소형 LG·중형 삼성 강세청호·교원 등 일부 제품… 표준 사용 면적 기준 미달

5월에 들어서며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봄기운에 취해있기에는 봄철의 불청객인 황사 등 미세먼지가 부담이다. 이에 공기청정기를 구매, 봄철 늘어나는 미세먼지에서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기 위해 가전매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구매 기준을 갖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감당할 수 있는 유효면적, 판매가격, 무상AS(after-sales service)기간, 브랜드 등이 제품 구매 시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주요 사안들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먼저 유효면적에 따른 제품들을 훑어보고 그 중 가장 저렴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 위주로 구매한다.

그러나 판매가격 또는 브랜드명만 보고 공기청정기를 고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터교체비용, 에너지관리비용 등 연간 유지ㆍ관리비용이 제품별로 최대 5.9배(43만원)나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비싸다고 반드시 연비나 성능도 우수한 것은 아니라고 나타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제품이 교원, 청호나이스, 코웨이 등 중소ㆍ중견기업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좋았던 것도 눈길을 끌었다.

'30㎡ 미만' 제품 대세 LG

한국소비자원은 6개 업체 22종의 가정용 공기청정기를 대상으로 주요 성능(표준사용면적, 탈취효율, 소음)과 연간 유지관리비를 비교ㆍ평가했다. 대상 제품은 공기청정 유효면적인 '표준사용면적'에 따라 30㎡ 미만 5개 모델, 30㎡ 이상~40㎡ 미만 8개 모델, 40㎡ 이상~60㎡ 미만 5개 모델, 60㎡ 이상 4개 모델을 구분해 비교했다.

표준사용면적 30㎡ 미만 모델 중에서는 'LG전자(LA-S066DW)' 제품이 가격대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제품은 25만1,27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임에도 연간 유지ㆍ관리 비용은 3만7,000원대로 가장 저렴했다.

또한, 공기정화능력과 에너지 소비효율등급(2등급)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다만, 운전모드 및 청정도 표시 이외에 별다른 기능을 보유하지 않아 아쉬움을 줬다.

'교원(KW-A02G1)' 제품은 탈취효율은 우수한 편이지만 가격이 45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연간 유지ㆍ관리비용 또한 18만4,000원대로 두 번째로 비쌌다. 표준사용면적 또한 19㎡에 불과했으며 탈취효율은 우수한 편이었지만 소음은 컸다.

표준사용면적이 가장 작은 공기청정기의 강자 LG전자는 60㎡ 이상 모델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LG전자(LA-P185DW)' 제품은 유지ㆍ관리비용이 18만3,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공기정화성능과 소음(양호)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59만6,000원으로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AP-2510EH)' 제품은 표준사용면적이 82.8㎡로 가장 컸지만 탈취효율은 보통 수준이었다. 소음(양호), 에너지소비효율(2등급) 등은 나쁘지 않았으나 가격(56만3,000원) 및 유지ㆍ관리비용(34만8,000원)이 비싼 편이었다.

중간사이즈 삼성전자가 최고

표준사용면적 30㎡ 이상~40㎡ 미만 모델에서는 '삼성전자(AC-375CPAWQ)' 제품이 눈에 띄었다. 삼성 제품은 35만9,000원의 가격과 8만8,000원대의 연간 유지ㆍ관리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이와 함께 표준사용면적이 넓고 탈취효율 면에서도 우수했을 뿐 아니라 소음(우수)과 에너지소비효율등급(2등급) 측면에서도 우수함을 보였다.

'청호나이스(CHA-550ZA)' 제품은 표준사용면적 등 주요 성능 측면에서는 떨어지면서도 삼성전자제품에 비해 가격(48만원)과 유지ㆍ관리비용(24만9,000원)이 비쌌다. 표준사용면적도 31.9㎡로 가장 작았고 탈취효율 및 소음은 보통으로 여타 제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40㎡ 이상~60㎡ 미만에서도 '삼성전자(HC-J450WS)' 제품의 성능이 가장 우수했다. 삼성전자 제품은 연간 유지ㆍ관리비용(8만5,000원)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표준사용면적(45.4㎡), 탈취효율(우수) 등 공기정화성능이 양호했고 소음(양호)과 에너지소비효율등급(2등급)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다만 가격이 비싼(42만9,000원) 것이 단점이었다.

유일하게 국내에서 제조되지 않은 '월풀(APR25530K)' 제품은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지만 유지ㆍ관리비용은 38만5,000원대로 가장 비쌌다. 필터가 없어 탈취성능이 떨어지면서 소음이 크고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4등급으로 나타나는 등 품질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가격은 30만7,000원으로 가장 저렴했지만 매년 드는 유지ㆍ관리비용이 판매가격보다 더욱 커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현상을 보였다.

아예 기준 부적합 제품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일부 제품은 전기용품안전기준 및 효율관리기자재 운영규정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웨이(APM-1011YH)' 제품은 정격입력을 40W로 표시했지만 시험결과 49W로 밝혀져 '전기용품안전기준'의 허용범위를 넘었다.

연간 에너지비용은 1만7,000원으로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2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시간당 18g로 표시했지만 확인 결과 21g로 드러나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의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교원(KW-A02G1)' 제품은 표준사용면적을 21.7㎡로 표시했지만 시험 결과 19.0㎡에 불과했고 1㎡당 소비전력도 허용 기준을 초과했다. '청호나이스(CHA-310BA)' 제품도 표준사용면적을 20.8㎡로 표시했지만 시험 결과 17.6㎡에 불과해 허용기준에 크게 미달됐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