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부머 은퇴로 흔들리는 금융시장 대응법은한국 금융연구원 보고서 주택연금 활성화해 매각시기분산 신규 공급 억제로 주택시장 안정 모색해야저축·투자 감소 증권업 부정적 영향 구조 조정·국제화 필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금융시장이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전체 국민 중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7년에는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2026년에는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고령화 비율의 증가로 금융시장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2010년부터 본격화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금융시장의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완화를 위해 어떤 대응책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금융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의 리스크를 줄이고 증권시장의 경쟁력을 키우는 등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문제 불가피

베이비붐 세대란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서 전체 인구의 14.6%인 712만 명에 달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활동에 종사하던 시절, 국가 전체적으로 소득과 저축이 증가하고 투자가 확대됐으며 높은 경제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며 경제활동인구 비중의 급격히 감소하면서 저축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고령자에 대한 복지비용 부담 또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과 금융부채는 50~59세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60세 이상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경제구조가 고령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아지며 금융자산에 비해 금융부채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가계가 보유한 저축과 순금융자산이 감소하면서 금융부채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은퇴 후 노후생활에 대한 대비가 불충분하고 저소득 고령자를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도도 미흡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고령층의 빈곤화와 소득의 양극화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 변화 대응책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가뜩이나 어려운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은 침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증권시장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저축 및 투자의 감소를 유발하고, 경제성장률을 더욱 낮추며, 고령층의 빈곤화와 양극화 확대로 인해 사회안전망 유지를 위한 재정부담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강종만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택시장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감소하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고령층의 생계비 조달을 위한 부동산의 매각으로 향후 주택가격 상승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주택연금 등을 활성화해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매각시기를 분산하고 신규주택 공급을 적정수준으로 억제함으로써 주택시장 안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시장의 개인투자자 주식거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주식거래금액은 1,196조원으로 2011년(1,702조원)과 비교해 29.7%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의 주식거래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 줄어든 244조원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저축 및 투자의 감소와 금융자산매각 등은 향후 증권시장 회복의 저해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권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구조조정 등을 통한 증권업계 경쟁력 강화와 증권시장의 국제화가 필요하다. 증권사 또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업무다변화를 이뤄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안전망의 건전성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소득계층간 자산배분이 악화되고 고령층의 빈곤화가 촉진돼 사회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보험, 국민연금, 조세 등의 수입은 감소하고 공공지출이 증가하며 저소득 고령층의 생계를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강 연구원은 "사회안정망 재정의 건전성 제고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