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의 망신살은 억지가 낳은 참사

금기(金氣)의 계절은 한로(寒露)를 정점으로 끝이 난다. 한로의 기간=10월8일 오전 11시58분 이후부터 11월7일 오후 3시13분 이전까지를 말하고, 지장간은 신(辛)=9일, 정(丁)=3일, 무(戊)=18일이라고 하며, 오행으로는 임술(壬戌)월인데, 수기(水氣)와 토기(土氣)로 이뤄져 있다.

가을이 끝나는 계절이라 동면하는 모든 짐승은 丁(화)기간에 동면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이 기간에 동면에 들어가지 못한 게으른 짐승은 자연과 생사의 결투를 벌여야 하는데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인간이나 짐승이나 자연을 이기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역천(逆天)이라 하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감행하고 억지를 부리다가 죽어간 사람이나 짐승은 헤아릴 수 없는데, 현실에서도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부하의 망신살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癸巳년의 巳(화)는 亡身살).

부하들의 기강 해이로 인해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오점을 남기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술월(戌月)생의 사주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보자.

丙 丁 壬 癸 (2013년 10월 8일 11시 59분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

午 未 戌 巳

戌月에 丁(화)일주가 불바다를 이루고 있는 형상이다. 불을 끄려는 임(壬), 계(癸ㆍ수)가 불을 상대하려고 하나 잘 안 되기에 辰(토)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오행의 분포가 한쪽으로 치우친 바람에 성격이 모난 것이 흠이 돼 주위에 질시도 받고 실수를 자주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또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본인의 주장이 강해 여자와 불화하는 것이 흠이기에 수양을 많이 해야 한다.

이와 비슷한 사람이 관(官)운이 받쳐줄 때 성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관을 잡고 난 다음의 행동에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역천의 수에 걸려 망신살에 휘말리는데 이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이 비슷하다고 본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양이 음이 되고, 음이 양이 되는 이치에 따라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수도 있고, 오늘의 아랫사람이 내일의 윗사람이 되는 일도 있다. 또 오늘의 부하가 내일의 사장이 되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면서 평정을 이루려는 습성이 있어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적 권한을 주지 않는다. 돈이 많던 자가 어느 날 노숙자로 전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회사의 수장들은 아랫사람들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하고 힘으로 몰아붙이기 일쑤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 수장들은 부하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회사를 원활하게 이끌지 못한 자신의 부덕을 탓해야 한다. 수장이 덕을 베풀면 아랫사람들은 저절로 감동해 따르는 것이기에 부덕(不德)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갈등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덕이란 법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때문에 국가나 회사의 수장은 덕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천(順天)의 길임을 알고 부하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런데도 자신을 반성하지 못하고 얄팍한 꼼수를 쓴다거나 헛수를 두는 날에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지고 만다. 어떤 수장들은 미래를 보는 혜안이 부족해 언제 진(進)을 하는지? 언제 퇴(退)를 해야 하는지 몰라 헤아릴 수 없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역학에서 형, 충, 파, 해살에 걸리거나 12신살(神殺) 등의 순환에 따라 길운과 흉운이 교차해 따라오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완벽한 인간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러기에 인간에 대한 교육의 기간은 매우 길다. 전쟁이 비일비재했던 옛날에는 16세만 돼도 결혼해서 후손을 봤다. 하지만 갈수록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이유는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학업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학업이란 좋고, 나쁜 것에 대한 경험이 절대적일 때가 많다. 경험은 나이에 따라 다르고, 운에 따라 다르다. 젊은 날의 고생은 나이가 들었을 때 보험이나 마찬가지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이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깨우쳐서 進과 退를 정확하게 안다면 최악의 경우에 직면해도 벗어나는 길은 결국 順天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데도 대부분 월충(月沖)에 걸리는 말년에 욕심을 부리다가 인생 전체의 흠집을 내기에 최소한 말년의 충만은 알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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