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의 빚은 연예인 브랜드 '우후죽순'함량 허위 표시 돈가스… 대장균 기준치 초과 김치 등믿고 산 소비자만 피해… 초상권 둘러싼 소송도 끊임없이패션몰선 사용후기 허위 작성 등 소비자 우롱해 비난

김수미 간장게장, 하유미팩, 홍진경 김치….

인지도와 호감도로 승부하는 연예인 브랜드가 인기다. 홈쇼핑 채널을 틀면 돈가스, 김치 등을 파는 연예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온라인의 경우 여성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패션 쇼핑몰들이 매출 1, 2위를 다툰다.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해당 연예인들로서는 방송활동 이외에 수십억원대의 부수입까지 얻게 되니 잘 되기만 하면 양측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문제는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가 항상 최고의 품질과 사업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연예인 브랜드의 경우 용량, 유통기한 등 품질을 속이거나 구매후기를 조작하고 반품을 받아주지 않는 등 부당한 판매방식을 고수하기도 한다.

최근 물의를 빚은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 사건 또한 연예인 브랜드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에 <주간한국>에서는 그간 다양한 이유로 논란을 빚은 연예인 브랜드를 재조명해봤다.

등심 함량 속이고 대장균도 득실

연예인 브랜드 중 홈쇼핑 상품으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업종은 식품류다. 연예인 자신의 손맛을 쉽게 뽐낼 수 있는 데다 소비자 접근성 또한 뛰어난 까닭이다.

그러나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식품류는 낮은 진입장벽만큼이나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올해만 해도 '도니도니 돈까스'의 정형돈과 '진미령 꽃게장'의 진미령이 구설에 올랐다.

개그맨 정형돈이 소스 개발에 참여했다는 '도니도니 돈까스'는 2011년 6월 론칭, 현대홈쇼핑을 통해 공개된 첫 방송 시작 14분 만에 매진되며 9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박 상품이었다.

이후에도 '도니도니 돈까스'는 20회 연속 매진, 1,000만인분 판매 등 홈쇼핑업계 신기록을 이어갔다. '도니도니 돈까스'의 성공으로 정형돈은 한 설문조사에서 '연예인 식품'의 신뢰감을 주는 연예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정형돈과 '도니도니 돈까스'는 최근 등심 함량을 속였다는 논란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2일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단속반은 돈가스의 등심 함량을 허위표시해 판매했다는 혐의로 '도니도니 돈까스' 제조업체인 야미푸드 등 돈가스 제조업체 대표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서는 관할 자치단체에 제조정지 등 행정 조치토록 요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돈가스 제조업체들은 제품 포장지에 표시한 등심 양보다 10∼45%가량 적게 넣은 돈가스를 제조, 모두 622만여 팩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도니도니 돈까스'는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약 611만팩, 76억원치의 돈가스를 팔았지만 해당 제품에는 포장지에 표시된 등심 함량 약 162g에서 16.8% 부족한 135g만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야미푸드 측은 "돈가스는 고기 원육에 튀김옷을 입혀 만들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정확한 표시 중량으로 나오기 힘들다"며 "검찰이 객관적이지 못한 측정방식을 이용하는 등 실적 위주의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형돈이라는 유명 연예인을 믿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로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해당 연예인에 대한 불신까지 싹틀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올해 초에는 대표적인 연예인 식품 브랜드인 '진미령 야무진 명품국내산 간장게장'도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소셜커머스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당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된 것이다.

개그맨 전유성의 전 부인으로 잘 알려진 진미령은 뛰어난 요리솜씨를 바탕으로 '진미령 야무진 명품국내산 간장게장'을 출시, 홈쇼핑의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진미령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 중이던 간장게장에서 지난 1월 기준치를 넘는 세균이 검출되자 해당 제품을 판매한 쇼핑몰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월 홈쇼핑과 소셜커머스 업체 등에서 판매되는 게장을 검사, 14개 제품 가운데 8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 또는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 중 '진미령 야무진 명품국내산 간장게장'의 경우 일반세균이 15만마리가 검출돼 기준을 초과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진미령은 간장게장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인터파크 INT 등 4개 업체를 상대로 제조ㆍ판매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진미령은 "이들 쇼핑몰에서 허락 없이 예명과 초상을 사용해 제품을 광고했다"며 "이 때문에 초상권을 침해 당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선 긋기에도 불구, 해당 제품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진미령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문제 많은 연예인 김치

물의를 빚는 연예인 브랜드가 많은 식품류에서도 김치는 단연 눈에 띈다. 이는 연예인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김치 브랜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수미, 엄앵란, 이영애 등 나이 지긋한 여배우들이 최근 몇 년간 김치 브랜드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김치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닌 수익료, 초상권 등을 둘러싼 소송전이 물의를 빚었다는 점이다.

배우 김수미는 지난 4월 전 소속사 '수미앤컴퍼니'를 상대로 출연료, 김치 판매 수익 등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수미가 GS홈쇼핑과 함께 2007년 론칭한 '김수미 친정엄마 김치'는 국내산 재료를 이용하고 화학조미료와 설탕을 이용하지 않는 남도식 김치로 호평을 받아왔다.

'수미앤컴퍼니'는 2009년부터 김수미의 김치제조법을 활용해 사업을 해왔고 2011년부터는 아예 소속 연기자로 영입,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당초 계약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김씨는 2011년 체결한 전속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해주고, 수미앤컴퍼니가 부당하게 챙긴 2억6천여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구했다.

김수미는 "수미앤컴퍼니와는 지난 2009년 내 김치제조 노하우, 초상·성명 등을 이용해 김치를 판매하고 수익을 분배하기로 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수미앤컴퍼니는 김치 노하우 저작권료 2억원만 먼저 지급했을 뿐 계약된 수익금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배우 엄앵란이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치공급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엄앵란 싱싱김치'를 공급하는 효원은 엄앵란을 상대로 1억6,700만원 상당의 물품 대금 청구소송을 서울 중앙지법에 냈다.

효원 측은 "2010년 3월 홈쇼핑 등을 통해 김치를 판매하겠다는 엄씨 측에 김치를 제조,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대금 지급은 매월 말일에 정산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초부터 약정 기간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거래가 중단될 때까지 1억6,7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엄앵란은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청파를 선정,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청파 측은 "엄앵란 씨는 김치공급회사와 김치공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도 아니고 김치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판매회사의 실질적인 소유주도 아니다"라며 "조카가 운영하는 김치판매회사를 돕고자 성명과 초상권을 사용하도록 했을 뿐인데 김치공급회사가 소송을 제기하고 이러한 내용을 공개해 엄앵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 막내딸 강수화와 함께 '주식회사 엄앵란'으로 김치시장에 뛰어든 엄앵란은 2010년 GS홈쇼핑과 함께 '엄앵란 싱싱김치'를 론칭, 첫 방송에서 5,000세트를 30분 만에 완판하는 등 인기를 끌어왔다.

이영애 또한 김치사업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지난 4월 한 식품회사의 대표는 이영애를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해당 대표는 이영애로부터 초상권 사용을 위임받은 크랩트와 계약을 맺었으나 이영애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영애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다담 측은 "이영애는 해당 회사와 사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사업권 사용위임대행 계약을 크랩트가 이영애의 도장을 위조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담 측은 "이영애는 조용히 법률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해당 대표가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고 이를 언론에 제보해 기사화되게 함으로써 오히려 이영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에 기재된 고소인이 누구인지와 언론 유포 경위를 알아본 후 해당 고소인과 유포자를 무고 및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범죄의 온상 돼버린 패션 쇼핑몰

홈쇼핑에서 연예인들의 손맛을 담은 식품류가 인기라면 온라인의 대세는 여성 연예인의 감각을 뽐낸 패션 쇼핑몰이다. 그러나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을 내건 패션 쇼핑몰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그만큼 문제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철퇴를 맞은 연예인 패션 쇼핑몰들이다.

지난해 7월 공정위는 허위ㆍ과장 또는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청약철회를 방해한 6개 연예인 패션 쇼핑몰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적용,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3,800만원을 부과했다.

적발된 연예인 패션 홈쇼핑은 유리ㆍ백지영의 '아이엠유리', 진재영의 '아우라제이', 김준희의 '에바주니', 황혜영의 '아마이', 한예인의 '샵걸즈', 김용표의 '로토코' 등 6곳이었다.

유리와 백지영이 운영하는 '아이엠유리'는 회사 직원들이 사용 후기를 작성하고 마치 소비자가 작성한 것처럼 꾸며 소비자를 유인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리와 백지영은 '아이엠유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지각하거나 근무수칙을 위반했을 시 의무적으로 칭찬후기를 5개씩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고전적인 수법을 이용했다. 이렇게 작성된 사용 후기는 2011년 4월부터 2012년 4월 사이 총 997개에 달했다.

김준희가 운영하는 '에바주니'는 7만원 이상 물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지만 실제로는 VIP 회원이나 구매금액이 높은 회원에게 임의적으로 경품을 제공했다. 또한, 준비된 사은품이 모두 소진된 후에도 홈페이지에는 마치 이벤트가 계속 진행되는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를 기만했다.

황혜영이 운영하는 '아마이'는 불리한 내용이 포함된 사용 후기를 미공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속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마이'는 2011년 6월부터 2012년 4월 사이 자신에 불리한 내용의 소비자 사용 후기 34개를 일반 소비자가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진재영의 '아우라제이'는 니트소재의 옷을 포함한 상품에 대해 소비자의 반품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며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문제가 됐던 연예인들은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공식 사과를 하고 해당 쇼핑몰의 대표 자리를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같은 품질의 제품이라도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붙이면 훨씬 더 반응이 좋은 것이 현실"이라며 "해당 연예인은 자기 이름이 붙은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판매되는지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점점 커지고 해당 시장이 점차 확장되는 만큼 연예인 브랜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연예인의 이름값에 기대는 것이 아닌 품질과 서비스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소비자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지 비싸다고… 억울하게 쇼핑몰 문 닫은 서정희


김현준기자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연예인 브랜드들이 대부분 법적으로도 문제가 됐던 것들인데 반해 서정희가 운영하던 쇼핑몰은 단순히 '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물의를 빚어 눈길을 끌었다.

개그맨 서세원의 아내이자 야무진 주부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던 서정희는 패션 및 인테리어용품 판매 사이트인 '쉬이즈앳홈'을 운영했다. 그런데 해당 사이트서 판매 중이던 상품들이 서정희 개인의 소장품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매겨져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실제로 초록 철제 앤틱 수납장의 경우 55만원에, 전통 자수베개는 15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대나무 소쿠리에는 33만원, 회색 쿠션에는 44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책정, 소비자들의 의혹을 샀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쉬이즈앳홈'에 올라와있는 상품들의 시중가를 찾아 비교하면서 폭리 논란을 가중시켰고 결국 해당 사이트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흥미로운 점은 서정희가 운영하는 쇼핑몰의 경우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외에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가격 자율화가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가격을 명시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말도 안 되게 부당한 가격이라고 소비자들이 판단, 지속적인 항의가 있을 경우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유의사이트로 지정될 수는 있지만 그뿐이다. 물론 서정희 자신의 소장품의 경우 반품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이 지적될 수는 있지만 그 또한 큰 문제는 아니다.

일각에서는 '쉬이즈앳홈'의 예금주가 딸인 서동주로 돼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증여를 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이 또한 어불성설에 가깝다. 어찌 보면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집단행동이 애꿎은 연예인을 압박해 사업을 접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서정희 또한 여러 언론을 통해 억울함을 밝힌 바 있다. 서정희는 "비슷하게 생긴 물건이라도 잘 살펴보면 소재가 다르고 내부 구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똑같이 생긴 게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매도 당했다"며 "수입업체들이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을 그들과 협의 하에 쇼핑몰에서 다시 팔았을 뿐 제 마음대로 가격을 정한 적이 없는데 가만히 있으니 사람들의 오해가 깊어지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