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대기업 총수일가 지분 분석10대그룹 55개사 적용 대상… '순환출자 핵심'삼성에버랜드내부거래 비율44.5% 달해정의선 6개사에서 최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의 6월 입법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상이 되는 대기업 계열사 상당수에서 총수보다 총수자녀의 보유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총수자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대기업 편법 부 대물림의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는 까닭이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막기 위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에 적용되는 10대 그룹 55개 계열사 중 총수보다 총수자녀의 지분이 많은 곳은 무려 21개사였다. 해당 법안이 입법화에 대해 재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주된 이유다.

일감몰아주기 이용해 수조원대 재산 물려받아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에 대해 재계는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반박한다. 실제로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완전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현대차그룹처럼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ㆍ시민단체에서 일감몰아주기를 문제 삼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대기업 총수일가의 부 세습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의 부가 총수자녀에게 이어지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선 대기업 총수가 수십억원대의 현금을 자녀에게 넘겨준다. 총수자녀는 그 돈으로 비상장 계열사를 하나 차리거나 기존 계열사의 주식을 싸게 매입한다. 이때 대기업 경영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수의계약이 보편적인 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 등의 업종이 주로 선정된다.

이후 대기업은 총수자녀의 보유지분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에 막대한 양의 일감을 몰아준다.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로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해당 계열사는 쉽게 덩치를 불리고 그에 따라 총수자녀가 지니고 있는 지분가치도 함께 상승한다. 그 과정에서 매년 수십억원씩 책정되는 배당금도 들어오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비상장 계열사가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 규모로 성장하면 상장을 추진한다. 총수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데다 그룹 차원에서 밀어주기까지 하니 해당 계열사는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0순위 종목으로 떠오른다. 자연히 해당 계열사는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고 대주주인 총수자녀는 막대한 상장차익을 챙기게 된다. 상장이 어려울 경우 기존의 상장계열사와 주식교환을 하는 방법도 있다. 어떠한 방법을 쓰던 간에 총수자녀가 처음 투자했던 수십억원은 수조원대로 불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몇 년에 걸쳐 수조원에 이르는 금액을 상속받았음에도 증여세는 처음에 받은 수십억원에 해당하는 부분만 내면 된다. 엄청난 부의 대물림에도 딱히 '불법'이라고 꼬집어낼 여지가 별로 없는 까닭이다. 기껏해야 상장차익에 대한 과세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총수자녀가 물려받은 금액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10대 그룹 55개 상장사가 규제 대상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부 대물림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6월 국회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의 입법화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완전한 제재방안은 되지 못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총수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통상적 거래상대방 선정과정이나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거래, ▦사업기회 유용행위 등에 대해 금지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재계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구멍이 숭숭 뚫린 법안으로 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광모 LG전자 부장
그렇다면 총수일가의 지분이 30%가 넘어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의 대상에 포함될 10대 그룹 계열사들은 얼마나 될까. <주간한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013 기업집단 소유구조 현황'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의 희생양이 될 10대 그룹 계열사들을 살펴봤다. 조사결과 총수 있는 10대 그룹에서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30%가 넘는 계열사는 총 55개사였다. 그 중 21개사에서 총수자녀의 보유지분이 총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의 지분이 30%를 넘어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대상이 되는 계열사 중에서도 비상장사이면서 총수자녀의 보유지분이 총수보다 많은 기업들은 더욱 주목된다. 재계의 관행적인 부 대물림 행태를 미뤄볼 때, 총수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해당 계열사들이 이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주간한국>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 대상 10대 그룹 계열사 중 총수자녀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를 위주로 지분획득 과정과 그 의미를 살펴봤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확보로 사실상 승계 완성

재계1위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가장 많은 계열사로 꼽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46.93%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25.1%로 가장 많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에버랜드가 지니는 위상은 특별하다.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으로 총 1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까닭이다. 삼성에버랜드가 1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보험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6.55%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의 지분 19.68%를 지니고 있고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18%를, 삼성물산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1.48%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의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장선윤 블리스 대표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이 되는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있는 이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특검 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부당한 방법으로 상속받았다는 비난을 받는 등 한차례 홍역을 앓았지만 이듬해 무죄판결을 받으며 관련 의혹을 씻은 바 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는 44.5%의 내부거래 비율을 기록,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의 주요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SNS, 가치네트도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로 분류된다. 이 부회장은 통신설비용역과 홈네트워크서비스 사업을 목적으로 1993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삼성SNS(구 서울통신기술)의 지분 45.6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96년 삼성SNS의 전환사채(CB)를 헐값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분을 획득했다. 지난해 5,124억원의 매출과 5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SNS는 매출의 46.5%인 2,384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리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인터넷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 개인자금을 출자해 e-삼성을 설립했다. 그러나 벤처 거품이 꺼지며 e-삼성 또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결국 제일기획, 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들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받는 형식으로 사업을 정리했다. 가치네트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마지막 남은 e-삼성 계열사다. 현재는 영업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6개사에서 최대주주로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에는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30%가 넘는 계열사가 11개사나 된다. 그 중 은 서림개발(100.00%), 현대위스코(57.87%), 현대글로비스(31.88%), 이노션(40.00%), 현대엠코(25.06%), 현대오토에버(20.10) 등 총 6개사의 최대주주로 있다.

허윤홍 GS건설 상무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01년과 2002년 30억원을 들여 지분을 매입한 현대글로비스다. 2004년과 2005년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31.88%의 지분 밖에는 남지 않았지만 현재 정 부회장이 지닌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는 2조2,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최근 감사원은 "현대차그룹이 다른 업체가 수행하던 물류 관련 일감을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몰아주면서 기업 성장을 지원했다"며 "이는 단순한 기회제공이나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고 부의 이전을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2조 3항의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은 45.2%에 달했다.

정 부회장과 동생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각각 40%씩의 지분을 지니고 있는 이노션도 내부거래율이 47.7%에 달해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기업으로 지적됐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의 발주 물량 총 6,000억원 규모를 중소기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림개발, 현대위스코, 현대오토에버 등도 내부거래율이 74.7%, 69.5%, 83.5%로 높아 여전히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재계 라이벌인 이재용 부회장과 달리 정 부회장은 아직도 승계구도를 공고히 하지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는 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이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못한 까닭이다. 정 부회장이 지니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등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팔아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사면 되지만 경영권 승계를 위해 비상장 계열사들이 동원됐다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다른 10대 그룹과는 달리 사위의 보유지분이 높은 계열사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정경진 종로학원 원장의 아들로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종로학평(78.33%), 입시연구사(69.11%)의 최대주주로 있었다. 셋째 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 역시 부친인 신용인씨가 대표로 있는 삼우의 지분 25.00%를 보유, 최대주주로 있었다.

김동관 한화솔라원 차장
총수자녀 지분 미비한 SK, LG, 롯데, 현대중

재계 3~6위인 SKㆍLGㆍ롯데ㆍ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총수자녀가 총수의 지분을 초과하는 계열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총수자녀들의 나이가 아직 젊은 데다 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영에 깊숙이 들어와있지 않은 까닭이다.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아직 젊은 SK그룹에서는 최 회장의 아들인 최인근씨를 비롯해 이른바 3세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없었다. 다만 고 최종권 SK그룹 창업주의 아들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약진이 주목됐다.

최신원 회장은 앤츠개발과 SK텔레시스의 지분을 90.91%, 39.24% 보유하고 있었다. SK텔레시스는 최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SKC의 자회사이고 앤츠개발은 최 회장이 소유한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SK가의 좌장격임에도 그룹 내 지분이 미비한 최 회장은 SKC를 주축으로 하는 계열분리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노력에도 최 회장의 SKC 지분은 여전히 1.66%에 머물러 있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 몇 년간 SK텔레시스와 앤츠개발에 일감을 몰아주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양사의 내부거래율은 각각 94.6%, 80.6%에 달했다.

부동산 개발 및 공급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 D&D는 최창원 회장이 SK건설 부회장이던 시절 세운 회사다. 최창원 회장이 38.84%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 D&D는 지난해 64.0%의 내부거래율을 기록하며 눈총을 샀다.

박정원 ㈜두산 회장
원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었지만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로 입적하며 단번에 차기 총수 후보로 이름을 올린 구광모 부장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의 지분을 4.63% 보유하고 있다. 2003년 0.14%의 지분을 처음으로 매집한 구 부장은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2004년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그러나 구 회장의 10.70%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LG그룹에서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아들인 구형모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지흥이 눈에 띈다. LCD 광학필름 제조회사로 2008년 설립된 지흥은 지난해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로 여전히 학업 중에 있는 신유열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계열사 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세 딸인 장혜선씨, , 장정안씨 등이 SNS인터내셔날, 시네마푸드, 시네마통상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총수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룹 4세들이 비상장 계열사 지분 나눠가져

GS그룹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이 6월 국회에서 입법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으로 꼽힌다. 친족경영을 하고 있는 GS그룹의 특성상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가 20개사나 되고 그 중 8개사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100%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해당 계열사들에 대한 내부거래 비율도 35.6%에서 100%까지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총수자녀의 지분 비중이 높은 비상장사들은 대부분 규모가 매우 작아 편법증여를 통한 경영권 확보의 대상이 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GS그룹의 차기 대권주자로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가 1순위로 꼽힌다. 허 상무는 시설관리용역업체인 엔씨타스의 지분 29.30%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2010년 설립 당시 재계에서는 GS그룹을 이끌어갈 허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엔씨타스가 그룹 계열사들의 시설 유지보수를 전담하며 사세를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엔씨타스의 내부거래율은 56.0%에 육박했다. 그러나 최근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며 엔씨타스 또한 내부거래를 줄여가는 모양새다.

허 상무가 8.35%의 지분을 지니고 있는 GS ITM도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기업으로 분류된다. 시스템통합(SI)업체로 지난해 82.3%의 내부거래율을 기록한 GS ITM은 허 상무를 비롯해 그룹의 직ㆍ방계 4세들이 대거 몰려들어 지분의 92.34%를 보유하고 있다.

허 상무만큼이나 GS그룹 후계자로 자주 거론되는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은 허준홍 GS칼텍스 상무, 허서홍씨와 함께 보헌개발의 지분을 삼등분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보헌개발은 지난해 삼양인터내셔날, 옥산유통, GS ITM 등 3개 계열사의 임대 및 관리로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부거래율은 99.4%에 달한다.

총수일가 지분 100%, 내부거래율 100%라는 믿기지 않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STS로지스틱스의 경우 지분을 미성년자인 허정홍, 허석홍군이 나눠갖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크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ㆍ차남인 두 사람은 2003년 설립된 승산레저의 지분도 각각 10.00%, 25.00%씩 보유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지분 늘리는 한진, 한화, 두산

재계 8~10위에 올라 있는 한진ㆍ한화ㆍ두산그룹 총수자녀들은 각각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회사들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다.

최경환(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7일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임시국회 경제민주화 입법과제와 관련,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하도급 부당특약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할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주)한진을 양 축으로 형성된 7개의 순환출자고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정석기업이다. 조 회장이 27.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석기업은 (주)한진의 지분을 17.98% 확보해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조 회장의 자녀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정석기업의 지분을 각각 1.28%씩 지니고 있다. 그룹을 좌지우지하기에는 미비한 지분율이다. 그러나 세 사람은 비상장사인 싸이버스카이(각 33.33%)와 유니컨버스(조원태 35.04%, 조현아ㆍ조현민 각 24.98%)의 지분을 보유, 이를 이용한 증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의 내부거래율은 각각 82.7%, 85.0%를 기록했다.

한화그룹은 총 31개 순환출자고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주)한화가 있다. (주)한화의 지분을 보유하면 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은 (주)한화의 지분을 4.41% 보유하고 있다. 동생인 김동원, 김동선씨(각 1.66%)에 비해서는 많지만 부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22.51%에는 크게 못 미친다.

김 차장은 SI계열사인 한화S&C의 지분 50.00%를 지니고 있다. 한화S&C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7년부터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내부거래율이 41.6%에 달한다. 그러나 한화S&C를 통한 부 대물림을 할 경우 편법증여라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김 회장이 법정구속됐을 당시 검찰은 김 회장이 (주)한화가 보유한 한화S&C 지분을 김 차장에게 적정가격의 45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넘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두산그룹의 총수는 박용만 회장이 맡고 있다. 그러나 형제승계를 마치고 향후 사촌승계로 넘어갈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차기 총수후보로는 박정원 (주)두산 회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회장은 5.15% 갖고 있다. 이는 부친인 박 명예회장(1.15%)이나 현재 총수인 박용만 회장(3.38%)을 넘어서는 것으로 총수일가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박정원 회장은 비상장사인 네오홀딩스, 네오밸류, 네오플럭스의 지분을 각각 5.15%, 6.00%, 6.00%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