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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 불가능한 조건 내걸어 무시

● 북한 '조선반도 비핵화'는 핵포기 않겠다는 것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

북한 핵 협상의 사령탑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19일 중국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수석)부부장과 첫 전략 대화를 갖고 6자회담 등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한 말이다. 최근 국방위원회 대변인도 중대담화에서 같은 유훈을 전했다.

이를 액면대로 풀이하면 ‘북한의 비핵화가’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으로 읽힌다. 사실대로라면 몇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먼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은 북한에서 ‘천명(天命)’과 같은 데 아직 실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핵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다음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앞서 북한 두 지도자의 유훈과는 배치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사실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즉, 북한은 한반도 전역에서 핵, 또는 핵위협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핵위협이 상존하는 한 자위(自衛)적 차원에서 핵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북한핵’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조선반도에서 핵이 존재하지 않으려면 미 제국주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가능하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한에 주둔하는 미군부대를 철저하게 조사해 핵을 확인해야 하고, 미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마디로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철수, 또는 무력화를 노린 것이다.

실제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 “우리의 비핵화는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며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킬 것을 목표로 내세운 가장 철저한 비핵화”라고 주장해 김 위원장의 말을 뒷받침했다.

국방위 대변인은 19일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주든 말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나타냈다.

북한은 또한 이행이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워 ‘비핵화’시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세계의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의 모든 핵무기가 페기되야 북한도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주장하는 것은 미-중에 의한 압박을 더는 한편,지난 15일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것과 같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2010년 3월 30일 북한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장엽(2010년 10월 사망) 전 북한노동당 비서 초청해 ‘핵’에 대한 북한의 ‘속내’를 들었다. 당시 황 전비서는 “북한은 인민의 절반이 굶어 죽어도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에 충격을 주었다. 이후 오바마 정부의 대북 핵정책은 ‘핵포기’전략에서 ‘핵확산 금지’ 쪽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북한은 최근 ‘핵’과 ‘경제’를 놓고 당과 군 수뇌부 간에 일부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알려졌으나 ‘핵보유국’ 지위를 고수하는데 완강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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