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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규모 작아 중견기업서 뺐다"

● 중기청의 거짓말
국도화학 등 수천억대 기업과 중견그룹 계열사도 다수
우진산전·도루코 등 '월드클래스'도 명단서 누락
  • 중소기업청이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중견기업 통계에서 제외한 기업 중 상당수가 매출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연합뉴스
중소기업청이 관계기업 1,529개(2011년 기준)가 규모가 작아 정책대상이 아니라며 중견기업 통계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 관계기업 상당수는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간 규모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기업제도는 지분비율에 따라 기업 규모를 합산해 중소기업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규모나 상한 기준상 중소기업에 속해도 중소기업이 아닌 모회사가 있는 경우 관계회사로 판단해 중소기업에서 제외된다.

특히 관계기업 중에는 한국판 히든챔피언 후보인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된 우진산전, 도루코 등을 비롯해 매출 1,000억~6,000억원대의 굵직한 기업들이 수두룩해 정책당국의 거짓말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기청은 "독일 히든챔피언과 같이 중간규모 기업을 육성한다는 정책방침에 부합하지 않다"며 관계기업을 중견기업 통계에서 뺐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중기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1,495개의 관계기업에는 국도화학, 시노팩스, 현진소재, 모나미, 경인양행 등 수천억원대 규모의 기업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국도화학과 시노팩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6,204억원, 5,100억원으로 중기청이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으로 산정한 2,706억원(2011년 기준)을 훌쩍 넘었다.

또 파워로직스 3,533억원, 현진소재 3,410억원, 팔도 3,361억원, 대성스틸 2,662억원, 화천기공 2,293억원, 도루코 1,980억원, 모나미 1,848억원, 해원엠에스씨 1,473억원, 동화엔텍 1,424억, 경인양행 1,413억원, 한일사료 1,345억, 인팩 1,319억원, 케이씨 1,308억원, 백광소재 1,262억원, 동성화학 1,259억원 등 매출 1,000억원이 넘거나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뿐만 아니라 매출 수조원대 중견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희성그룹 계열사(희성화학, 희성피엠텍, 희성소재, 희성정밀), 노루그룹 계열사(노루케미칼, 노루알앤씨, 노루코일코팅, 세다, 노루오토코팅, 아이젠), 사조그룹 계열사(사조씨푸드, 사조오양, 사조남부햄, 사조바이오피드, 사조인티그레이션, 동화농산), 일진그룹 계열사(일진디앤코, 일진제강), 경동그룹 계열사(경동원, 경동에버런, 경동개발) 등은 관계기업 명단에 올라 있다. 이들은 모두 법상 중견기업임에도 공식적인 중견기업 통계에선 빠져 있다.

특히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중기청이 주장하고 있는 '중견기업수 1,422개'명단 에 중견기업 300개를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된 우진산전과 도루코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두 기업은 관계기업이란 이유로 대한민국 공식 중견기업 통계에서 누락돼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기술개발 자금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 인력 채용 등 정부의 중견기업 지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성윤모 중기청 중견기업국장과 황수성 중견기업정책과장은 "중견기업 1,422개의 매출액 등과 비교했을 때 관계기업은 매출액 등 규모가 10분의1 정도 밖에 안돼 중견기업과는 거리가 멀다"며 "관계기업이 우리가 생각하는 중견기업 모습하곤 완전히 달라 제외했을 뿐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다" 고 강변하며 잘못된 중견기업 통계를 바로잡기는커녕 허위 통계를 고집하고 있다.

아울러 당초 이들이 "관계기업의 평균 매출액이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도 빈축을 사고 있다. 중견기업국이 13일 내놓은 해명자료에 따르면 관계기업 평균매출액은 664억원으로 1,422개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 2,706억원의 4분의1 수준이다. 불과 하루 만에 스스로 말바꾸기를 한 것이다.

다만 1,495개 관계기업 중 100여개는 씨나인제6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키움자산운용 등 리츠,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골프장, 신문방송사 등으로 중견기업 정책대상으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300여개 업체들은 대부분 제조, 유통업체들로 통계 집계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누락된 관계기업 매출규모와 비슷


매출 1000억 미만 700곳은 왜 중견기업에 포함 시켰나

최용순기자




중소기업청이 매출 규모가 작다며 관계기업 1,529개(2011년 통계 기준)를 뺀 1,422개를 한국의 중견기업수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가량인 700개 기업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중기청은 중견기업 통계 부실 지적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관계기업 1,529개의 평균 매출액은 664억원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기청이 공식 통계로 제시한 중견기업 1,422개 중 700개가 1,000억원 미만으로 바로 관계기업 수준의 매출 규모라는 점이다. 1,000억원 미만 700개 기업은 중견기업 통계에 들어가는데 왜 평균 매출액이 664억원인 관계기업 1,529개(2012년 기준 1,495개)는 통계상 중견기업으로 잡히지 않느냐는 것.

중기청은 같은 자료에서 "중견기업 통계에서 관계기업을 제외한 이유는 독일 히든챔피언과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중간규모 기업을 육성한다는 중견기업 정책방침에 부합시키기 위해서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매출 1,000억원 미만 700개 기업 역시 중견기업 통계에서 빼거나 관계기업들을 모두 중견기업 통계에 포함시켜야 논리적으로 맞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규모 기업을 정책 대상으로 한다면서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 700개는 왜 중견기업 통계에 포함시켰느냐"며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도 중견기업으로 인정하면서 관계기업은 규모가 작아 안 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발전법상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을 졸업한 기업중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지 않은 기업'이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을 초과하면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된다. 그러나 종업원수, 자본금 기준 등에 따라 매출액이 1,500억원 이하인 경우에도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돼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700개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또, 1,000억~2,000억원 미만 기업이 225개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1,500억원 이하인 기업은 800여개로 추산된다. 결국 중견기업국 주장대로라면 1조원이 넘는 76개 기업을 제외하고 매출액 1,500억원 이하 800여개 업체를 빼면 500개 내외 기업만 정책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차관급 중앙부처의 국 조직 24명 공무원이 겨우 500개 안팎의 중견기업만을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는 건 행정조직이나 국정효율상 넌센스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반면 중기청의 지원대상은 전국 320만 중소기업(자영업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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