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또다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번 도착지는 중국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방중이 지난달의 방미 때보다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그렇고 방중을 준비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도 자못 비장함이 느껴진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한ㆍ중 정상회담 의미와 과제’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방중 일정이 갖는 의미와 주요 현안에 대해 짚어봤다. ‘

방중 일정과 의미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6월 27일~30일까지 3박 4일 동안 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한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한 후 국빈만찬에 참석할 예정이고 다음날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올 3월 새로 취임한 중국 새 지도부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방중 기간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양국 간 협력 방안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론’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 또한, 한중FTA 등 경제ㆍ산업 분야와 사회ㆍ문화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협력 증진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방미에 이어진 박 대통령의 방중은 과거 정부가 ‘미국→일본→중국’ 차례로 순방일정을 잡았던 관례를 깬 것으로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박 대통령의 방중으로 양국이 북한문제를 중심으로 한 정치ㆍ군사ㆍ외교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ㆍ산업 분야와 사회ㆍ문화 교류에서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양국 간 교류 크게 늘어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의 무역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 및 인적 교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중무역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무역규모는 연평균 19%의 속도로 빠르게 증가해왔다. 1992년 수교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간 무역규모는 지난해 2012년 2,151억 달러로 약 3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 및 수입 총액 중 대중비중은 1992년의 3.5%, 4.6%에서 2012년 24.5%, 15.5%로 대폭 늘어났다.

그와 함께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1%에 불과하였으나 2012년에 20.2%로 확대됐다. 1990년 7위 교역 대상국에서 던 중국은 2004년부터 최대 교역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10위 교역 대상국에서 4위로 떠올랐다.

인적교류 또한 크게 늘었다. 1992년 9만명이었던 양국 간 인적교류 규모는 지난해 691만명으로 약 80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수는 407만명,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수는 284만명으로 집계됐다.

방중 통해 얻어야 할 것들은?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논의될 현안은 무엇이며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이어져야 할까.

박 대통령 방중 과정에서 주목되는 현안으로는 한중FTA를 꼽을 수 있다. 한중FTA는 지난해 양국 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고 있으나, 개방 분야에 대한 입장 차이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태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은 기존 대중부품ㆍ소재 수출 등 수직적 분업관계에서 상호 보완적인 수평적 분업관계 체제로 전환이 필요하다. 2012년 기준 한국의 전체 대중수출 대비 대중부품ㆍ소재 수출 비중은 약 64%로 지난 1995년 42%보다 1.5배 증가했다. 그와 더불어 대중가공무역 의존도는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친환경 경제 조성으로 가공무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대중 교역의 전환점이 필요하다.

이에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통해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한중FTA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괄적이고도 실질적인 자유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는 한편 국내 농수산업과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상품ㆍ투자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포괄적 분야의 의제화도 고려해야만 한다.

다음으로 한중 간 금융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중 간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고 약국 간 통화스와프 추진으로 통화거래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금융거래의 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높아 교류확대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문제다. 이에 보고서는 자국통화를 활용한 결제제도의 도입 및 환율 협력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양국 간 최첨단 과학 혁신 기술 교류의 장도 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 과학기술 기초 역량 강화 등 고부가 최첨단 산업 구조재편을 가속해왔다. 이에 첨단 과학기술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우위 또는 열위에 있는 분야를 분류, 전략적 기술 교류 촉진을 이뤄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 및 인적 교류도 확산돼야만 한다. 현재 중국은 한류를 중심으로 한 국내 문화 수출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양국 간의 인적 교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중 간 지적재산권 보호 조치 등이 미흡하고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의 현지 취업, 비자 절차 간소화, 문화적 이질감 해서 동 인적교류에서도 미흡함이 보인다. 박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이 같은 애로사항을 개선해나간다면 양국 간 문화와 인적 교류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 방중 시 주요 의제와 성과

구분 양국 관계 주요 의제
김대중 대통령 ‘선린우호 관계’ →‘협력 동반자관계’ -산업, 과학기술, 환경 등 분야에서 협력 합의
-중국의 WTO 조기 가입 지지
-4자회담 추진 의견 조율
노무현 대통령 ‘협력 동반자관계’ →‘전면적인 협력 동반자관계’ -차세대IT, 서부대개발등10대협력사업선정·협의
-한반도 비핵화 지위 확보
이명박 대통령 ‘전면적인 협력 동반자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한중 FTA 추진 검토 합의
-6자회담 관련 균형적 이행 인식 공유
박근혜 대통령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강화 기대 -주요 예상 의제
ㆍ경제·산업 등 포괄적 협력 증진 방안
ㆍ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관한 양국 간 협력방안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