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문화재단·현대중공업 메세나 1위현대백화점·GS칼텍스·크라운해태제과·한전 괄목할 만한 지원국악·전통예술 등 소외장르 지원 소폭 증가는 고무적

경기 침체로 지난해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메세나)이 줄어든 가운데 삼성문화재단과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우수지원 재단과 기업 1위에 올랐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용현)는 회원사인 국내 6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년간 집행된 문화예술지원활동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2012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을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지원액은 기업 직접 지원금 1,545억1,400만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건부 기부금 57억5,800만원을 포함해 총 1,602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1년(1,626억9000만 원)에 비해 1.5% 감소한 수치로 세계적인 경기약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지원 건수도 1,608건에서 1,357건으로 줄어 15.5% 하락했다. 반면 지원 기업 수는 지난 해 509개사에서 566개사로 11.2% 늘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과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지원 방식 다양해져

LG연암문화재단의 LG아트클래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가운데서도 삼성문화재단과 현대중업이 각각 재단과 기업 부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 플라토, 호암미술관,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을 운영하며 각종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지원했다. 2위에 오른 LG연암문화재단은 문화예술 공연의 창작과 교류를 위해 LG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문화복지 사업도 활발하다. 3위는 지속적으로 예술영재를 발굴ㆍ지원해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차지했다. 그 외 연강홀ㆍ두산갤러리ㆍ레시던시 뉴욕ㆍ두산연강예술상을 운영하는 두산연강재단이 4위를 기록했고, GS칼텍스재단이 전남 지역민과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메세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새롭게 5위에 올랐다.

지원 기업 순위 변화

기업 부문에서 1위에 오른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위치한 울산 현대예술관을 중심으로 7개의 복합문화시설을 운영하며,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해왔다. 또한 국내외 우수 공연과 미술전시를 지역으로 초대하고, USP챔버오케스트라, 현대청소년교향악단, 울산남성합창단과 같은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위의 홈플러스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e파란 어린이 문화예술교실'과 전국 단위 117개 평생교육스쿨의 지역민 예술교육 지원을 통해 풀뿌리 문화나눔이라는 기업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3위의 현대백화점은 모든 매장을 문화인프라로 활용하는 정책을 운영하면서 고객의 문화 욕구에 맞춘 문화공간을 구축하고, 다양한 예술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전년도에 비해 순위가 네 계단이나 올랐다. 이 밖에 KT, KT&G, 현대자동차, 롯데백화점, 포스코, 삼성화재, 한화생명이 4위~10위를 기록했다.

올해 2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크라운해태제과, 한국전력공사, 대우건설, KB국민은행, 동서식품이다. 크라운해태제과는 기초예술 중에서도 국악과 전통예술 장르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두 분야를 집중 후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복합문화예술 공간 한전아트센터 운영과 객석 기부제 운영 및 지역 주민과 임직원 대상 찾아가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동서식품은 국내 최대 아마추어 여성문학상을 개최해 문화계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소외 예술장르 지원 늘어

분야별 지원 금액은 문화예술 관련 시설 운영ㆍ지원의 인프라 분야가 856억7,900만원으로 지난 해에 이어 가장 높게 집계됐고,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234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인프라 분야는 전년도에 비해 10.6% 증가했고, 문화예술교육 분야도 전년 대비 19.4% 늘어났다.

그 뒤를 이어 서양음악 분야가 150억9,300만원, 미술ㆍ전시 분야는 81억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분야는 높은 비율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통예술이 36.3%, 문학이 21.4%, 국악이 10.2% 상승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예술장르 별 지원 금액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