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체제'를 맞는 대한상공회의소가 50여개에 달하는 회장의 겸임업무를 조정할 전망이다. 재계 12위인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용만 회장이 재계 수장을 맡는다는 이유로 그룹경영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박 회장의 취임을 앞두고 대한상의 회장이 되면 자동으로 역임하게 되는 수반직책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임 회장인 손경식 CJ회장의 경우 최근 현업 복귀 전까지 상대적으로 대한상의 회장 직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박 회장은 두산 경영과 상의 운영 병행이 예상되는 만큼 직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상의 측의 판단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수반직책은 그룹 경영과 병행하기에 일부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상근 부회장 등과 역할을 나눌 수 있는 지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상의 회장 직을 맡게 되면 따라오는 수반직함은 50여 개다. 정부 공식 자문기구인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과 한중민간경제협의회 회장, 지속가능경영원 이사장, 한중동민간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 코리아외국인학교재단이사장,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장, 환경보전협회장 등이 모두 대한상의 회장이 맡게 되는 자리다.

이 가운데 세제발전심의위원회나 상의가 직접 운영하는 한중민간경제협의회나 코리아외국인학교재단 등은 상의 회장이 계속 수행하되 일부 교류를 위한 위원회 등은 역할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측은 "신임 회장은 물론 정부부처 등 각 직책과 관련된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논의를 거쳐 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직 업무조정 등 대한상의 회장직 수행과 관련 박용만 회장은 여러 가지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김포국제공항 서울경제신문과 단독대면한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 수행에 대한 질문에 "아직 얘기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두산그룹 경영과 관련한 물음에도 "이해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박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단의 회장 추대를 받아들여 오는 12일과 21일 각각 서울상의,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