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비 10.3% 증가한 268명 …10억 이상 '미성년 부자' 105명으로 31%↑주식시장 하락세에도 어린이 주식부자 증가 '감세'위한 증여 때문KCC가, S&T그룹 자녀도 수십억대 주식 부호

최근 한 조사결과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부자 7명가운데 3명은 GS가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S그룹 사옥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최근 한 조사결과 주식시장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상장사 오너가(家) 미성년자 주식부자가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여세 규모를 줄이기 위해 주가 하락기에 주식을 증여하는 재벌가의 상속 트랜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가 하락기에 주식 증여

최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8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1993년 8월 1일 이후 출생자)는 26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243명보다 25명, 10.3%가 증가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8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1,957.91포인트에서 올해 1,920.11포인트로 2% 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미성년 억대 주식부자가 증가한 것은 증여규모를 줄여 세금을 낮추기 위해 주가 하락기를 틈타 미성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지난해 6명에서 올해 7명으로 1명이 늘어난 것을 포함해 10억원 이상 주식부자가 지난해 80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25명, 31%가 증가했다.

GS가 100억대 부자 3명

조사 결과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부자 7명 가운데 3명은 GS가 자녀였다. 그 중에서도 미성년자 주식부자 1위와 2위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과 차남(8)이 차지했다. 이들의 주식 자산 규모는 각각 445억원과 180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13)도 131억5,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해 미성년 주식부자 5위에 올랐고, 사촌동생인 허경수 코스모화학 회장의 아들(14)은 64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KCC가 자녀 2명도 100억원대 주식을 가진 부자였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장남(19)과 정몽익 KCC 사장의 장남(15)은 172억3,000만원과 106억4,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 정몽열 KCC건설 사장의 장남(18)은 69억7,000만원의 주식부자였다.

염홍섭 ㈜서산 회장의 손자(19)는 부친의 타계로 주식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되면서 이날 159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의 손자(17) 역시 120억9,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 100억원대 갑부에 포함됐다.

LG‧두산가에도 수십억대 부자

이들 외에도 선친이나 가족으로부터 회사 주식을 물려받아 수십억대 부자반열에 오른 재벌가 미성년자들이 많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초등학생 손자‧손녀 7명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회사분할과 주식증여 등으로 95억8,000만원에서 97억7,000만원의 주식재산을 가진 부자가 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17)가 52억원,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장남(12)이 42억8,000만원, 장녀(19)와 차녀(17)는 각각 11억9,000만원이었다. 또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19)은 25억원,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장남과 차남도 10억원씩 보유한 부자였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의 아들(18)은 40억4,000만원,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의 초등학생 장남(11)과 차남(9)은 각각 20억5,000만원과 33억9,0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차남(16)은 32억2,0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이밖에 올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자준 LIG손해보험 상임고문의 초등학생 친족 6명도 12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부자였고,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손자, 손녀가 9억원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 손녀도 7억원대 주식부자였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