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삼성 갤럭시기어·노트3음성메모를 텍스트 변환… 스마트폰서 멀리 떨어지면자동으로 화면보호 작동도… 갤노트3 S펜 사용성 높여액션 메모ㆍ스크랩북 등 5가지 주요기능 빠른 실행

삼성전자의 ‘모바일 언팩’ 행사가 열린 독일 베를린의 템포드룸. 신종균 삼성전자 IM(ITㆍ모바일) 부문 사장이 무대에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를 소개하고 있는데 갑자기 알람음이 울렸다. 신 사장은 “문자가 왔네”라고 말하며 팔을 들어올려 손목에 찬 오렌지색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 갤럭시 기어의 깜짝 공개에 행사장에서는 “브라보!”라는 함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입는) 기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비밀병기 갤럭시 기어가 베일을 벗는 순간이다. 신 사장은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 기어는 혁신의 시작”이라며 “스마트폰으로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갤럭시 기어로 다시 한번 새롭게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이동통신 문화 창조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기어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연동해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주는 ‘스마트 컴패니언(동반)’ 제품이다.

갤럭시 기어에는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 스마트폰을 굳이 꺼내지 않고도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또 알림 기능을 통해 메일이나 문자 수신 여부를 확인한 뒤 곧바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기만 해도 ‘스마트 릴레이’가 활성화돼 해당 메일이나 문자 전문이 스마트폰 화면에 자동으로 나타난다. 시계줄에는 19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려 있어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도 일상의 순간을 사진과 짧은 동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

여기에 음성 메모 기능으로 중요한 대화를 저장할 수 있으며 저장된 음성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갤럭시 기어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1.5m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휴대폰의 화면 보호 기능을 활성화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기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고 메시지ㆍe메일ㆍ일정ㆍ알람ㆍ날씨 등을 간편하게 체크할 수 있어 새로운 이동통신 문화와 트렌드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기어는 한 번 충전하면 약 2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은 갤럭시 기어의 가격이 299달러(한화 약 33만원)라고 전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 선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공개가 주목 받는 이유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간에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ㆍ안경ㆍ의류 등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에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각종 스마트 기능을 접목한 제품을 말한다. 스마트 워치와 스마트 안경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마트 워치의 경쟁이 뜨겁다. 퀄컴은 갤럭시 기어 공개에 맞춰 같은 날 스마트 워치 ‘토크’를 선보였으며 소니는 앞서 지난 6월 신모델 ‘스마트워치2’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 선점 경쟁이 삼성전자와 애플ㆍ구글 간 삼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과 구글이 각각 스마트 워치 ‘아이 워치’와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시즈’를 아직 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오는 25일 전격 출시하기로 함에 따라 이 시장에서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력해진 S펜 갤럭시 노트3

삼성전자가 이날 갤럭시 기어와 함께 공개한 ‘갤럭시 노트3’는 노트 제품만의 특장점인 S펜 기능을 더욱 강화한 게 눈에 띈다. 특히 갤럭시 노트3의 화면 위에서 S펜 버튼만 누르면 다섯 가지 주요 기능이 부채모양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에어 커맨드’ 기능을 새로 도입해 사용성을 강화했다. 액션 메모, 스크랩북, 캡처 후 쓰기, S파인더, 펜 윈도 기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액션 메모 기능은 손으로 메모한 정보를 인식해 전화 걸기, 번호 저장, 지도 위치 찾기 등 다음 단계로 바로 연결시켜준다. 스크랩북 기능을 활용하면 관심 있는 콘텐츠를 웹ㆍ이미지ㆍ동영상 등 포맷에 제한 없이 쉽고 편하게 S펜으로 스크랩할 수 있으며 펜 윈도 기능으로 계산기 등 잠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실행시킬 수 있다.

여러 작업을 한번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능력도 강화해 챗온을 두 화면에 띄워놓고 한 화면으로는 수신된 메시지를 읽으면서 다른 화면으로 메시지를 동시에 보낼 수 있다.

갤럭시 노트3는 제트 블랙과 클래식 화이트, 블러시 핑크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 기어·노트3 써 보니…


갤럭시 기어 밴드에 카메라… 순간적 사진 촬영 가능
갤노트3 문자하다가도 S펜으로 빈 공간 활용 기능

이재용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언팩' 행사가 끝나고 행사장 옆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는 각국의 기자들과 얼리 어답터로 북새통을 이뤘다.

체험장에 놓인 갤럭시 기어의 외관은 일반 전자시계처럼 보였다.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시계에 고무로 만든 형형색색의 줄이 달렸다. 시계의 메인 화면에는 시간과 현재 날씨가 표시돼 있다. 오른쪽 전원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상하좌우로 드래그할 때마다 전화번호부, 통화기록을 비롯해 보이스 메모, S보이스, 스케줄, 갤러리, 만보기 등 다양한 메뉴가 실행된다.

마이크와 스피커는 손목 아래 시계 하단부에 내장돼 있다.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는 시계를 귀에 가져다 대고 통화하면 된다.

시계줄 옆면에는 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다. 손가락으로 갤럭시 기어의 화면을 아래로 드래그하면 카메라 기능이 활성화된다. 화면을 터치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순간적인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꺼낼 틈조차 없을 때 바로 갤럭시 기어로 사진을 촬영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다만 시계의 디자인이 다소 투박하고 크기가 작지 않아 패션을 중시하는 여성이 착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바로 옆에 전시된 갤럭시 노트3를 만져보자 감촉이 색달랐다. 제품 뒷면 소재로 가죽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손에 쥐면 마치 다이어리를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옆 부분에 스티치 바느질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도 참신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최대 장점인 S펜 기능은 한층 강력해졌다. S펜을 화면 위로 가져가 버튼을 누르면 액션 메모, 스크랩북, 펜 윈도 등 다섯 가지 기능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나타난다. 이 중 필요한 기능을 터치해 사용하면 된다.

액션 메모 기능을 실행하면 손글씨로 적은 이름과 전화번호를 인식해 통화, 문자, 연락처 저장 등의 메뉴가 바로 나타났다. 잠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원하는 공간에서 빠르게 실행해주는 펜 윈도 기능도 매력적이다. 문자 등을 하다 빈 공간에 S펜을 이용해 사각형을 그리면 그 안에서 계산기 등 필요한 프로그램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