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장바구니 물가 정부에 달렸다제수용품 가격상승… 긴 장마·빠른 추석 여러요인 중첩돼 불안 가중수급·유통·보관 등 종합적인 안정대책 마련서민 부담 최소화해야

올해 추석에 제수용품 가격 상승, 긴 장마, 빠른 추석날짜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며 가파른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추석을 앞두고 북적거리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주간한국 자료사진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가계 지출이 높은 명절 연휴이니만큼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주부들의 민감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 1년간 물가가 안정돼왔지만 긴 장마, 빠른 추석 등 물가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올해 추석 물가 불안 우려 된다' 보고서를 통해 추석물가 변동 가능성과 그 대책을 조명했다.

채소 가격 크게 올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추석의 물가불안 요인은 ▦제수용품 가격 상승 ▦긴 장마 ▦빠른 추석일자 등이다.

우선 그 동안의 물가추이를 살펴보면 주요 제수용품의 가격은 추석 기간 일시적인 수요증가로 8월부터 9월까지 큰 폭으로 상승해왔다. 그리고 치솟은 제수용품 가격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월별 소비자물가 변동을 살펴보면 추석을 앞둔 8~9월, 제수용품의 일시적 대량수요와 기상악화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았다. 최근 10년간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치는 8월과 9월 각각 0.4%로 설 연휴와 겨울철 한파, 신학기 등이 겹치는 1~3월과 더불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장 높았다.

장마로 인한 농산물 물가 상승은 매년 반복돼 왔으며 올해 역시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농산물의 월별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장마 기간인 6월(-4.2%), 7월(2.0%) 보다 장마 이후인 8월(5.4%)과 9월(4.2%)에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강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소류의 물가 상승이 전체 농산물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어느 때보다도 긴 장마의 영향으로 7월 하순부터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 9월까지 농산물 물가가 크게 불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일러 제수 품목의 가격 상승 압력이 다른 해보다 특히 높은 상태다. 올해 추석인 9월 19일은 계절상 여름에 속한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계절상 여름은 9월 27일까지이다.최근 10년간 추석 제수용품으로 주로 사용되는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추석이 계절상 여름에 속했던 해(6차례)의 평균(5.7%)이 가을에 속했던 해(4차례)의 평균(2.0%)보다 세배 가까이 높았다. 추석이 빠른 기간에 농산물 물가가 불안해지는 원인은 가을이 제철인 사과, 배, 배추 등 주요 제수용품의 공급이 추석의 시기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통 효율성 증가 작업 필요

그렇다면 올 추석 예상되는 물가불안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정부가 수급, 유통, 보관, 정책적 측면에서 종합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 추석 물가 불안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수급 측면에서는 추석 성수품에 대한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등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추와 명태 등 주요 농축수산물의 경우, 정부 비축물량을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확대 공급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생산ㆍ유통ㆍ소비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ㆍ분석하여 선제적인 수급 조절이 가능하도록 관측 및 예측 기능을 강화하고 농업재해 보험을 확대해 이상 기후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유통 측면에서는 산지에서 수확 및 선별기능을 강화하고 상품의 대형화 규격화를 도모하는 등 산지규모화 조직화를 통해 영세한 생산 규모를 보완하여 유통 효율성을 증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신속 정확한 유통정보 제공을 통해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 사이에 나타나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비자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반복되는 추석 물가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 생필품에 대한 유통 구조 효율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농축수산물 유통의 3대 과제인 높은 유통비용, 큰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가격 비연동 등 문제 해결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음으로 농축수산물의 저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저온 저장시설을 확대하고 주요 품목에 대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이상 기후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일이나 채소 등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확대 보급하여 비성수기에 물량을 비축함으로써 명절 성수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정책도 중요하다. 추석 연휴 동안 공공요금, 서비스가격 등 물가상승 요인에 대한 관리를 통해 타 부분으로의 전이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오르지 않도록 인상 시점을 적절히 분산하는 한편, 국제 유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알뜰주유소를 확대하는 등 국내 기름값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