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수 주목, 김진태.길태기 거론외부냐, 내부 승진이냐박정부 국정철학에 부합하고 검찰개혁, 지역 안배 등 고려해 결정

국민수 법무차관(16기)
차기 검찰총장 인선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 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추천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서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9월13일 사의를 표명하고, 30일 공식 사퇴한지 1주일만이다.

차기 검찰총장은 사실상 박근혜정부의 첫 검찰 수장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채 전 총장이 많은 논란과 함께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난 뒤여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 전 총장이 물러난 이후 차기 검찰총장 후보를 놓고 이런저런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몇가지 기준에 적합한 인사가 최종 낙점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박근혜정부 국정철학에 부합할 수 있는 인사가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가 유망하다는 점이다. 이는 채 전 총장 사태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차기 총장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채 전 총장의 검찰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잘못 진행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주었다고 판단한다. 여기에 야당과의 커넥션 의혹, 혼외아들 논란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김진태 전 대검차장(14기)
다음은 원칙과 법치주의, 정치적 중립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가 유력하다. 채 전 총장 사태와 관련, 여권은 '혼외자식' 논란보다 채 전 총장 측이 야권(구 민주계)과 연결된 의혹에 더 분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규명이 먼저"라며 채 전 총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했다가 그가 야권과 연루된 정황을 보고받고 즉각 처리했다는 후문이다.

현실적인 기준으로 검찰의 독립과 중립을 지키기 위해 수사 독립성만 강조하는 옹고집 스타일보다 정무적 판단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요구된다.

그리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추천위원, 그중 비당연직 4명 위원의 면면도 중요하다. 이들 4명은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 문창극 고려대 석좌교수,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 친여ㆍ보수성향 인사들로 차기 총장에 대한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밖에 검찰 조직의 안정성, 검찰 개혁, 후보자의 전력, 지역적 고려 등도 총장 인선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기준들을 종합할 때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검찰 안팎에서 10여명 정도가 유력 인사로 거론된다.

길태기 대검차장(15기)
우선 지금까지의 검찰 관행과 황교안 법무장관이 사법연수원 13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채 전 총장의 동기인 사법연수원 14기 또는 15기가 물망에 오르내린다.

14기로는 대검 차장을 지낸 김진태 변호사와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노환균 변호사로 압축될 수 있다. 이들은 채 총장과 함께 지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특히 김 전 차장은 공직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남다른 인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 차장은 김 실장이 법무부장관이었던 1991년에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김 비서실장은 여러 사석에서 "내가 아는 검사는 김진태뿐"이라는 말을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때문에 김 전 차장의 차기 총장설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또한 김 전 차장은 황교안 법무장관과도 인연이 있다. 김 전 차장은 황 장관이 대구고검장(2009년 08월~2011년 1월)으로 근무했을 때 때 대구지검장(2010년 7월~2011년 8월)으로 발령 받는 등 근무지가 겹친다.

소병철 법무연수원장(15기)
반면 김 전 차장은 황 장관보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1년 늦지만 나이는 다섯 살 많아 황 장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그가 지난 검찰총장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가 채동욱 전 총장에게 밀린 것이 권재진 당시 법무장관과 가까운 '이명박 사람'이란 소문은 불리한 요소다.

노환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정통 공안파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지만 고려대 법대를 나온 대표적 'MB맨'으로 알려져 박근혜정부의 검찰 수장으론 부적합하다는 평이다.

연수원 15기 중에는 길태기 대검 차장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길 차장은 매사에 열성적이고 현재 총장의 공백을 잘 메우면서 검찰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박근혜정부에서 고대 출신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소 원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정책기획단장을 지내 기획 능력이 뛰어나고 전남 순천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권 편중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반면 호남 출신인 채 전 총장(전북 군산) 사퇴 문제가 같은 지역 출신인 소 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연소화를 막고 검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채 전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인 박용석 변호사와 차동민 변호사가 거론된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차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에 두산중공업 사외이사인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16기)
최근 청와대와 검찰 주변에서는 기관내 인사를 발탁해온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검찰 개혁 차원에서 내부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16기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16기는 고검장급 5명과 지검장급 7명 등 모두 12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조영곤(경북) 서울중앙지검장, 임정혁(서울) 서울고검장, 국민수(충남) 법무부 차관, 김수남(대구) 수원지검장, 이득홍(대구) 대구고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관행에 따라 조영곤 지검장이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임정혁 고검장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이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박근혜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고 지역적 안배도 고려해 국민수 차관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황교안 장관과 중요 사안들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충청 출신이란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청와대 한 핵심인사는 "검찰을 개혁하고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로 국 차관이 최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정현 서울고검장(16기)
차기 검찰총장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11~12월 중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석 전대검차장(13기)
차동민 전대검차장(13기)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