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일감 먹고 무한 세포분열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국내 30대 그룹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를 2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지원서비스는 고용지원 서비스와 경비 및 보안 서비스, 여행보조 서비스, 사무지원 서비스 등 사업운영에 각종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해당 사업에 진출한 16개 그룹 가운데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GS그룹이었고,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곳은 SK그룹으로 확인됐다. 또 해당 업체들은 모기업 일감을 책임지고 있어 매출 대부분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개서 46개로 증가

최근 CEO스코어가 한국표준산업분류 체계가 개편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0대 그룹의 영위업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업지원서비스 관련 계열사는 2008년 13개 그룹 25개에서 지난해 16개 그룹 46개사로 21개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30대 그룹 사업지원서비스계열사의 총 자산액은 지난 2008년 12조5,413억원에서 지난해 21조991억원으로 68.2% 증가했다. 반면, 매출액은 같은 기간 3조7,798억 원에서 3조7,045억 원으로 2% 줄어들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S그룹 본사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CEO스코어 관계자는 "30대 그룹의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콜센터나 고객서비스 등 부가가치 낮은 사업을 모기업에서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기간에 사업지원서비스업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그룹과 LG그룹, GS그룹, KT그룹이었다. 2008년 대비 모두 3개씩 새로 설립됐다. 또 삼성그룹, 한화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2개사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한진그룹과 LS그룹, 현대그룹, 신세계그룹 등은 각각 1개사가 늘어났다. 이외에 대림그룹은 웹텍코프 1개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 제외 공문이 접수된 이후 청산돼 관련 계열사가 전무한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 사업지원서비스 업체들은 태생적으로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8월 공정위가 발표한 '49개 민간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사업지원서비스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59.04%로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GS그룹 7곳 '최다 보유'

30대 그룹 가운데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GS그룹이다. 모두 7곳으로 30대 그룹 산하 전체 사업지원서비스 기업 46곳의 15%에 해당한다. GS텔레서비스, 코스모앤컴퍼니, 의정부경전철, GS, 위너셋과 지난해에 설립된 피앤에쓰, GS에너지 등이 있다.

이들 중 위너셋과 의정부경전철, 지주사 GS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모두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각 사의 내부거래비중은 GS텔레서비스가 93%, 코스모앤컴퍼니 96.7%, 피앤에스 100%, GS에너지 79.2%로 조사됐다.

이어 LG그룹의 사업지원서비스 관련 계열사가 총 6곳으로 2위에 올랐다. 씨에스리더, 씨에스원파트너, 아인텔레서비스, 유세스파트너스, 하이텔레서비스, 이노위드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LG그룹 계열사들 역시 대부분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상회했다. 이노위드 100%, 씨에스리더와 씨에스원파트너, 아인텔레서비스가 각각 99.9%, 하이텔레서비스 97%, 유세스파트너스가 54.8%를 기록했다.

CJ그룹과 SK그룹은 각각 5개의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를 두고 있었다. CJ그룹의 경우 지주사인 CJ 외에 슈퍼레이스의 내부거래비중이 83.9%를 기록했고, CJ텔레닉스는 99.8%, CJ엠디원은 100%였다. CJ엔시티만 6.5%에 그쳤다.

SK그룹 산하 4개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서비스에이스가 99.1%, 서비스탑 99.6%, SK하이스텍 62.7%, 에프앤유신용정보 72.5% 등으로 나타났다. 이어 KT그룹이 사업지원서비스 계열사 4개를, 삼성그룹과 한진그룹이 각각 3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KT그룹은 인천유씨티를 제외하고 베스트파트너스와 에이치엔씨네트워크의 내부거래비중이 100%, KT텔레캅이 32.7%로 각각 조사됐다. 삼성그룹은 에스원의 내부거래비중이 20.6%였고, 휴먼티에스에스와 에스원씨알엠이 각각 100%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현대백화점그룹, LS그룹, 현대그룹이 2개사,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두산그룹이 각각 1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SK그룹 성장세 최고

30대 그룹 가운데 사업지원비스업 계열사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은 해당 업종 계열사의 총자산이 2008년 180억원에서 지난해 2,771억원으로 1,43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788억원에서 4,504억 원으로 471% 늘어났다.

다음으로 롯데그룹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그룹의 사업지원서비스업 계열사는 롯데피에스넷 1곳이지만 총자산은 529%, 매출은 342% 증가했다.

총자산 부분에 있어서는 포스코그룹이 351%, GS그룹이 139%, KT그룹이 138%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매출증가율은 GS그룹이 176%, KT그룹이 119%, 한진그룹이 100%로 상위권에 들었다.



이홍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