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대대적 '지각 변동' 조짐여야, 신당으로 '눈치 작전' 치열내년 지방선거 놓고 여야 비주류 계파와 연대 및 공조 가능성 제기돼여, 친이·친박 내 배척세력 신당과 손잡을 듯야, 인기없는 민주당 떠나 신당행 가속화 조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17일 원불교 서울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 창립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대선 이후 독자세력화를 모색한 끝에 11월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에서 제 3신당이 창당되면서 정치권에 지형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여야 양측에서 신당으로 둥지를 옮기는 이들이 얼마나 나올지 여러 관측과 전망이 분분하다. 이미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기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도 "신당으로 배를 갈아타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를 비롯해 친박 비주류 인사들이 신당 합류를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도저식 독주를 막기에는 민주당이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민주당 역시 집안 정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새누리당과 싸우기에만 급급해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철수 측은 신당 창당이 새바람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바람에서 비롯됐다고 내세운다. 신당 합류 의사를 드러낸 일부 인사들도 "신당을 통해 구태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천호선 정의당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의 신당

안 의원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달 말경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고 앞으로의 절차와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안 의원은 현 정치상황에 대한 진단과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서 역설하면서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은 창당 선언 공식화 이후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 창당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6ㆍ4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일정이 2월 초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의원은 내년 2월까지 창당을 완료하고 지방선거에 대비한 조직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작년 11월23일 야권 단일 대선후보 자리를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양보한 지 1년여만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은 시간과 시기 문제인 것으로 인식됐다. 일각에서는 이미 "안 의원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시점에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안 의원이 직접 창당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착수하면서 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새 정치'를 내세워 온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신당을 통해 가시화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해온 정치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향후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 안 의원의 행보는 새누리 민주 양당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 등 야권이 크게 술렁일 조짐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자리를 신당에 내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위기의식은 민주당이 현재까지도 대선 때 불거진 당의 내분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야권 일부에서는 신당이 결국 민주당과 한 배를 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으로 인해 야권주축인 민주당이 분열할 경우 결국 야권성향인 신당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분열시 야권지도가 군소 야당으로 축소재편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신당 창당이 오히려 야권의 힘을 빼는 역할을 해 새누리당에 더 힘이 실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안 의원 측은 이런 점을 고려해 전면적 혹은 부분적인 연대나 공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신당 합류 눈치작전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통해 세력화를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곳곳에서 신당 합류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아직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합류를 타진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른바 동교동계와 386계에서는 의사를 명확히 드러내는 이들이 소수에 그치고 있지만 그 외 곳곳에서는 신당으로 옮기려는 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당에 합류하는 인원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권 진영에서도 신당으로 이동하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친이계 진영의 일부 인사들을 비롯해 비주류 친박계 인사들도 신당 합류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신당 합류를 저울질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지방선거 공천문제다. 바꿔 말해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 중 공천이 불안한 이들이 신당합류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 공천제도를 유지하게 되면 친박계가 주를 이룰 것은 불 보듯 환하다. 친박계 중에서도 핵심과 줄이 닿아야 공천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친이계이거나 비주류 친박계는 공천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 불안감은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친이계와 비주류가 "기초지자체 공천제도를 없애겠다는 대선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관련, 공천제도를 없애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새누리가 공천제도를 유지할 경우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도 공천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어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여러 주자들이 신당 합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철수 의원 관련주들이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다는 소식에 안랩ㆍ써니전자 등 안 의원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안철수 관련주인 안랩의 주가는 전날 대비 5.8% 상승한 7만 4,800원에 거래됐다. 써니전자도 8% 이상 오름세를 기록했다. 안랩과 써니전자의 경우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안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큰 폭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외 이날 오전 11시 8%대의 하락세를 기록하던 다믈멀티미디어도 낙폭을 크게 줄여 전날 대비 1.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윤지환기자 mus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