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달려가고 애플-삼성전자 바짝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 공연장에서 9월 4일(현지시간)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2013'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 삼성 제공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벌써 4년이 훌쩍 지났다. 아이폰 출시 이후 몇 년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스마트폰 시장 또한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현시점에서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가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대는 과연 어떻게 찾아올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대건 연구원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구글과 애플 그리고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 전망했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성 커

웨어러블 디바이스란 단어 그대로 '착용하는 전자기기'를 뜻한다.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 주변 환경에 대한 상세 정보나 개인의 신체 변화를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미국에서는 이미 40여 년 전 최초의 웨어러블 컴퓨팅과 관련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이워치 예상도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개발되고 가장 처음 출시된 제품은 1980년대 의류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미군을 위해 제작된 군복이다. 이후 사용자들의 헬스케어 및 의료 목적으로 안마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재킷, 갑작스런 혈관질환 등이 발생하면 의료진에게 연락이 가게 되는 재킷 등도 대표적인 의류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다.

그 밖에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목적으로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안경 등이, 건강과 웰빙 목적으로는 수영을 통해 칼로리를 어느 정도 소모했는지 알 수 있는 스마트 수경, 수면활동 등을 기록하는 라이프 로거 등이 존재한다. 이처럼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전자ㆍ통신 분야뿐만이 아니라 여러 영역에 걸쳐서 사용목적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구글, 애플, 삼성전자 3파전

김대건 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각의 전략은 사뭇 다르다.

먼저 구글은 안경형 디바이스처럼 머리에 착용해 실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을 통해서 간편하게 디바이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어 사용자에 더욱 밀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구글 글래스
또한, 구글은 사용자들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평소 자주 가는 곳, 디바이스 이용패턴 등을 토대로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의 경우 현재 3G, 4G 네트워크, GPS 및 증강현실을 활용한 80여 가지의 서비스가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용자들이 요청하기 전에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은 아이워치를 활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라인업 확대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 워치 영역에서 IOS 운영체제와 디바이스 역량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 주변기기로써 스마트워치를 활용, 안정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또한, UI(user interface: 사용자 환경)의 확장을 통해 애플의 앱 생태계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애플 아이워치는 기존의 스마트워치와는 다르게 홈오토메이션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애플에서는 아이워치를 스마트폰 액세서리 개념이 아닌 집안의 조명이나 에너지 사용, 온도, 방범, TV나 오디오 등을 제어하는 장치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의 전략은 시장 선점 전략과 갤럭시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와 애플 아이워치보다 먼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출시 이후 시장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고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시리즈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구글 지배력 강해질까

영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에 따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규모는 올해 말에 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시장을 주도할 곳은 어디일까.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오픈 정책으로 직접 개발하는 안경, 시계 이외의 영역에서도 안드로이드가 사용됨으로써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삼성전자 역시 하드웨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만큼 구글과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가 협력관계를 유지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이다.

구글과 애플의 경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향후 1~2년 후면 더욱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 안경의 단점은 모양은 안경 형태이지만 일반적인 안경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구글은 실제 안경의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사용자 맞춤형 렌즈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발달이 가져올 문제도 있다. 우선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있다. 스마트 안경의 경우, 사용자가 단말을 착용한 상태에서 바라보게 되는 장면들이 촬영되고 타인들과 공유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인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 따라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 의료법 부분도 걸린다. 현재 국내에서는 환자가 의사에게 검진을 받으려면 병원을 방문, 의사에게 직접 검진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원격진료를 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국내에서는 확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준기자 real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