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본격 '조직 가동' 지방선거 앞두고 '반전카드' 준비안철수 지원 배후 세력 여야 인물 포섭 나설 듯신당 창당 준비위 '그 나물에 그 밥'평가새정치 국민 염원 기대 힘들다는 견해 적지 않아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20회 국회(정기회) 17차 본회의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의 신당은 지방선거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야권 주변에서는 "신당이 혁신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치권의 구조상 신당 합류를 고민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과 민주당 내 비주류 인사들이기 때문에 국민적 염원이 반영된 새로운 정치세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안 의원 신당이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킬 반전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또 안 의원은 서두르지 않고 내년 2월까지 조직구축 시간을 갖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새누리당은 3월 중 임시전당대회를 갖고 새 당대표를 선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과 신당은 거의 동일한 시기에 지방선거를 겨냥한 본격활동에 돌입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의 미래 기대반 우려반

박호군 공동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호창 소통위원장, 윤장현, 박호군 공동위원장, 안철수 무소속 의원, 김효석, 이계안 공동위원장.
정치권 일부에서는 "신당은 지방선거 이후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안 의원의 신당은 개인의 이상향일 뿐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당을 두고 벌써부터 전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제3세력으로 떠오를 만한 비전제시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안 의원은 "가치 비전 정책은 차차 말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들리는 말은 대부분 "안 의원이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거나 "신당 합류는 비주류의 마지막 보루"라는 말뿐이다.

신당은 일단 호남을 베이스캠프로 정한 분위기다. 그러나 호남에서조차 신당을 보는 시각은 아직까지 다소 차갑다. '새 정치'라는 목표를 내걸고 출발했지만 신당 구성인사들을 살펴보면 새로운 정치새력으로 갈 수 있을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당의 구성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민주당을 탈당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들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의존도'가 높아 신당과 관련해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는 수준의 신당"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는 지난 8일 공동위원장으로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 김효석 전 의원, 이계안 사단법인 2.1 연구소 이사장 등 4명을 선임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선임을 발표했으며, 소통위원장에는 송호창 의원, 대변인은 금태섭 변호사가 맡는다고 밝혔다.

공동위원장들의 출신지역은 수도권 2명(박호군 총장, 이계안 이사장), 호남 2명(윤장현 이사장, 김효석 전 의원)이다. 일각에서는 영남권이 결핍돼 있는데다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포함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핵심인사들이 거의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여서 '지방선거용 신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인선은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겠다는 대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권 인사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부산이고 송호창 의원이 대구"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안철수식 둘러대기'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 공동위원장의 면면을 보면 '중도 개혁'성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과 호남지역에 집중하겠다는 안 의원 측의 의지도 실렸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참신한 새 인물' 또는 '거물급 인재' 영입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의 향후 역할과 안 의원과의 인연에 관심이 쏠린다. 김효석ㆍ이계안 전 의원은 '조직 및 창당 사무'를 맡았다.

김 전 의원은 3선 의원으로 민주당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국회 운영위원장 등의 요직을 지냈고 민주당의 싱크탱크격인 민주정책연구원장도 역임했다. 창당 작업과 구성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비중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할 당시 안 의원과 자주 접촉하며 그의 정계입문을 도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ㆍ현대카드 사장 출신으로 유명하다. 그의 정치입성은 비교적 화려한 편이었으나 이후 정치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두 번이나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 했지만 당내경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10년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도우며 안 의원과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으로 신당에 합류하게 됐다.

신당 배후 지원세력 있나

안철수 신당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수록 그에 대한 기대감은 반감되는 분위기지만 다른 관측과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당과 관련해 "카드를 나중에 꺼내드는 안 의원 성격을 감안하면 신당을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말이 나온다.

또 정치권 주변에서는 안 의원을 돕는 세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 신당 구성은 내년 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정권을 도왔던 일부 원로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을 돕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범이 필요하다고 판단, 신당 창당과 구성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전략도 관심사다. 이 소식통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놓고 신당과 협력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 의원 측이 새누리당과 정면 승부를 피하고 민주당과 직간접적으로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신당의 동향에 밝은 한 인사는 신당의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해 "핵심은 수도권"이라고 말했다. 신당이 수도권에 독자적으로 전력을 집중하고 호남과 경남 지역에서는 민주당과 연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신당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동시에 호남과 경남 지역을 핵심지역을 삼을 것"이라며 "새누리당과는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여권을 견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일부에서 "신당이 이같은 내용을 협의하기 위해 민주당과 물밑 조율을 할 계획"이라고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신당 구성 인물들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 소문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신당이 호남에 기반을 두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안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장을 발표하면서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신당은 당초 구태 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참신하고 깨끗한 정치세력들이 나오기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새정치추진위원장의 면모를 보면 깜짝 인사도 없고 참신하지도 않으며 젊다는 느낌도 받을 수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모두 구 인사들이고 기존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사람들도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인사에서 거론된 인물은 모두 내년 지방선거의 후보로 거론이 돼 왔던 사람들"이라며 "김효석 위원장은 전남지사, 이계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윤장현 위원장은 광주시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박호군 위원장은 인천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새정치를 위한 신당이 아니라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느낌이 크다"고 말했다.

또 그 기반이 호남이라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넘고 있다. 이는 호남이라고 하는 안정적 기반 위에서 창당한 것으로 구태정치의 가장 큰 폐단인 '지역주의'를 버리지 못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한 야권 정치인은 "이런 모습은 결코 새정치라고 할 수가 없다"며 "내년 호남과 수도권의 지방선거 출마자로 구성된 인사영입은 실망스러운 인사"라며 "참신한 인재 영입과 더불어 여권 인사와 영남 출신의 인사, 여성 인사라고 하는 폭넓은 인사 채용이 없었다. 이는 신당의 한계로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이 문제가 현실화 되는 것 같아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환기자 mus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