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0원씩 30만주 사들여 모두 223억원에 팔아 자금화결국 순복음교회로 넘어가아이서비스 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10원 책정

순복음교회
조용기 여의도 목사와 그의 장남 이 배임·탈세 관련재판이 한창이다. 여의도에 157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 및 탈세)다. 지난달 초 열린 6차 공판은 그야말로 진흙탕을 방불케 했다.

조 전 회장은 조 목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조 목사의 잘못을 자신이 뒤집어썼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 목사는 측근이자 교회 장로인 박모 전 영산기독문화원 사무국장과 김모 전 여의도 총무국장이 모든 일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일단 사건의 초점은 조 목사 부자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의외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 바로 그 주인공. 대체 어떤 이유에서일까.

교회에 157억원 손해

조용기 여의도 목사와 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 부자는 조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회사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시가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매입하면서 교회에 157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사건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의도가 1988년 설립한 국민일보는 당시 100만원 1구좌를 가입하면 평생 무료로 신문을 볼 수 있는 평생회원제도를 모집했다. 이를 통해 모두 382억원의 기금이 마련됐다.

기금 운용을 위해 1998년 종합신문판매가 설립됐다. 당시 이 회사는 국민일보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그 직후 조 전 회장은 미디앳의 전신인 아크시스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기금을 이양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주식 투자 실패로 2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됐다.

그 직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거래가 진행된다. 종합신문판매는 이듬해인 2000년 조 전 회장이 대주주인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의 빌딩관리 계열사이자 아이서비스의 전신인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의 신주인수권 30만주를 매입하게 된다.

매입 가격은 주당 7만5,000원. 총 매입가격만 223억8,000만원에 달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이 회사의 주식가치를 주당 1만5,325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거래를 두고 교회 안팎에선 조 전 회장이 손실 보전을 위해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후 신주는 여러 단계를 거쳐 신주가 에 넘어간다. 종합신문판매는 2000년 말 페이퍼 컴퍼니로 알려진 경천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에 신주를 넘긴다. 이후 신주는 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을 거쳐 에 흘러가게 된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주당 10원 책정된 배경은?

문제는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가격이다. 주당 10원에 불과했다. 조 전 회장이 당초 30만주를 매입하는 데 든 비용은 불과 300만원. 조 전 회장은 이후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에 신주인수권 30만주를 주당 10원에 재매각했다.

그리고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은 이를 다시 종합신문판매에 주당 7만5,000원에 넘겼다. 결국 300만원으로 사들인 주식이 223억원 규모로 7,500배 불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 신주인수권 가격이 10원에 책정된 까닭은 뭘까.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시 결정문에서 '신주인수권 가격을 10원으로 책정한 것은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를 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조건이었다'라고 밝혔다. 이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에서다.

1999년 12월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는 현대산업개발에 매각됐다. 당시 교회의 1999년 12월16일부터 올해 2월16일까지 15년 장기계약과 매년 용역비 인상율 3%를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엔 조 전 회장에게 매년 8억원의 로열티를 제공하는 조항도 있었다.

조 전 회장이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의 신주인수권을 매입할 당시인 1999년 11월 정 회장도 50만주를 주당 10원에 매입했다. 모두 500만원 규모다. 그러나 현재 정 회장이 매입한 주식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정몽규-조희준 '빅딜설'

이를 두고 두 사람 사이에 모종의 거래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신주인수권의 가격을 10원으로 책정하기 위해 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 매입 결정을 내렸다는 게 골자다. 교회 안팎에선 정 회장이 편의를 제공한 대가가 오가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의도 관계자는 "교회 내부에선 정 회장이 조 전 회장의 '빅딜설'이 신빙성 있게 회자되고 있다"며 "일각에선 조 전 회장이 신주인수권 매입 직후 현대그룹의 현대방송을 매입한 것도 거래의 일환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