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00억 배당하는 에쓰오일 지분 결국 아람코에 매각

서울시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주간한국 자료사진
대한항공의 캐시카우였던 에쓰오일 지분이 결국 아람코로 넘어가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이자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는 9일 나셰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을 통해 한진 그룹이 보유했던 에쓰오일 지분 매입계획을 밝혔다. 알 마하셔 사장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외국인투자기업인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한진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놓은 20억달러 규모의 에쓰오일 지분을 아람코 본사가 지분을 되사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지분 투자는 한국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대한항공은 계획했던 2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쓰오일의 배당금이 몇 년째 휘청이는 대한항공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아람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은 재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상위권의 배당률을 자랑하는 곳이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2000년부터 12년간 4조7,000억원이 넘는 돈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12년 동안의 순이익 중 70%가 넘는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준 셈이다. 대한항공 또한 매년 1,000억원 내외의 에쓰오일 배당금으로 숨통이 트여왔다.

금융 관계자는 "계열사인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캐시카우인 에쓰오일 지분을 판 것은 대한항공 측에 여러모로 손해"라며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에서 무리수를 뒀다"고 평가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