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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새 수장 권오준, 그 배경은?

  • 정준양전포스코 회장의 빈자리를 차지할 차기 최고경영자로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이 선정됐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 서울 사옥. 주간한국 자료사진
철강 기술 최고 전문가…능력 외 이유?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빈자리를 차지할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선정됐다. 정 전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4개월 만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이었다. 그동안 차기 CEO 하마평으로 오르내렸던 수많은 인사들의 면면을 고려할 때 ‘예상 밖의 결과’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 부문에 특화된 인물

권오준 사장은 단독 후보로 추대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CEO 후보로 선정해 주신 이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되면 포스코 전 임직원들의 힘을 모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어 권 사장은 “우리 국민들이 자랑하는 기업, 국가 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해 나가는데 진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포스코에서 신소재 및 신기술 개발을 전담해왔던 철저한 기술 부문 전문가다. 1950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캐나다 윈저대 금속공학과(석사)를 거쳐 피츠버그대 금속공학과(박사)를 졸업한 권 사장은 1986년 포스코 산하 기술연구기관인 리스트(RIST)에 입사한 뒤 기술연구소 부소장, 기술연구소장, RIST원장 등을 역임, 현재는 포스코 기술부문장으로 재임 중이다.

권 사장은 철강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해 독점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소재분야 전반에 대한 기술경쟁력 우위 확보와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가 자랑하는 파이넥스 공법 개발 등 권 사장이 30년 가까이 포스코에 근무하면서 일궈낸 업적은 적지 않다. 유럽연합(EU) 사무소장 등의 경험을 통해 해외철강사 네트워크와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도 권 사장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권 사장이 경영 부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기술 부문에 특화된 인물이라 포스코 내ㆍ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느냐가 하나의 관건이다. 또한 역대 포스코 수장들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도 있다.

스타 CEO 제치고 수장에 올라

권 사장은 정준양 전 회장 퇴임 이후 하마평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10여 명의 초기후보군 중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인물들이 후보 선정 과정에서 우수수 탈락했다는 점이다. 김준식 포스코 사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윤석만 포스코건설 고문 등 내부인사 출신 유력 후보는 물론 김징완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 양승석 현대자동차 고문, 손욱 전 농심 회장 등 기라성 같은 외부인사들도 모두 탈락했다. 그나마 5인의 최종 후보군에 남았던 오영호 코트라 사장까지 탈락하며 차기 CEO 선정 과정은 더욱 김이 빠졌다.

승계카운슬이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추천받은 외부인사 중에는 포스코에 강력한 개혁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이른바 ‘스타 CEO’도 여럿 포진해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들 중 한 사람만 영입했더라도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함으로써 KT가 얻은 효과들을 포스코가 누릴 수 있었음은 쉬이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권 사장이 포스코의 새 수장에 오른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들은 여러 정황을 비춰볼 때 정준양 전 회장이나 박근혜정부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한다.

우선 권 사장은 정 전 회장의 서울사대부고 직속 후배로 학연으로 연결, 사내에서도 대표적인 ‘정준양 라인’으로 꼽힌다. 정 전 회장 아래에서 기술부문장까지 빠르게 치고 오른 권 사장은 5인의 최종 후보군 중 유일하게 80년대에 포스코에 입사했음에도 10년 이상 앞서 입사한 경쟁자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정 전 회장이 차기 CEO 선임과정에 깊숙이 관여, 고등학교 후배를 밀어줌으로써 ‘포스트 정준양’ 시대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박근혜정부에서 권 사장을 차기 CEO로 밀었다는 말도 회자된다.

우선 10여 명의 초기후보군 중 유력한 후보들이 선정 과정에서 무더기로 탈락한 점이다. 권 전 사장을 낙점하기 위해 박근혜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음은 권 사장 선정 과정이다. 박 대통령이 7박8일 일정으로 인도와 스위스를 방문하기 위해 떠난 15일, 포스코는 5인의 차기 CEO 후보 명단을 공개했고 이튿날 바로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심층면접과 검증을 거쳐 29일경 열릴 정기 이사회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파격적인 결과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기 전에 이미 차기 CEO를 점지, 포스코 측에 전달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포스코 사정을 잘 아는 재계 인사들과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권 사장이 철강 기술 최고 전문가로 글로벌 경쟁 시대에 포스코를 최고의 철강 기업으로 이끌어가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또한 역대 포스코 수장들이 정치적 영향을 받아 임명된 의혹이 있던 것과 달리 권 사장은 순수 ‘기술인’으로 정치와 무관하게 내부에서 발탁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들 중 상당수가 ‘낙하산’시비나 검증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어 초기에 탈락, 결국 권 사장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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