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시장 출마하는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부산서 태어나 자란 '친박' 핵심국제적 경제환경 호기 맞아 부산이 주도적 역할 수행할 때환동해 경제권과 유라시아로 뻗어가는 '전략적 요충지' 발돋움

"대통령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취임식도 하셨습니다. 제 할 일 은 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을 했으면 싶습니다. 부산시장직에 도전하겠습니다."(서병수 의원)

"잘 알겠습니다.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하셔야지요." (박근혜 대통령)

지난달 17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부산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펴낸 '일하는 사람이 미래를 연다'라는 책의 첫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서 의원의 부산시장 도전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심중(朴心)을 드러낸 것으로 두 사람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박 대통령이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 서 의원이 경제학과 71학번으로 함께 강의를 듣기도 한 국회에서 드문 서강대 동문이다. 서 의원은 2002년 국회의원이 된 뒤 일관되게 박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었고, 2012년 대선 때는 당 사무총장으로서 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친박(친박근혜) 핵심이다.

지난 19일 국회 사무실에서 서 의원을 만나 부산시장 선거 출마와 정치 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들어봤다.

- 당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중책을 맡아 당내 역할도 기대되는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부산은 지금 정체돼 있다. 위기라고도 한다.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빠져나가는 바람에 인구가 줄고, 고령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호기를 맞고 있다. 부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다 출마하게 됐다.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4선의 중진의원이 되기까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 거기에 보답하는 것이 도리라고 보고 부산시민들의 열망을 현실로 만들어 부산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뤄보려고 한다."

- 대한민국 발전에 부산의 역할이라면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여건들이 바뀌어 환동해 경제권,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북극항로 개척 등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부산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환동해 도시 중 인구 3백만이 넘는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 부산은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지로, 유라시아 철도와 북극항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부산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 부산의 가장 큰 현안과 해법을 말한다면

"최대 현안은 '경제'다. 부산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급선무다. 이와 병행해 부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안으로 새 정부가 추진하는 가덕신공항과 선박금융기구를 부산에 유치해야 하는데 실현되면 일자리 창출을 포함해 경제효과가 상당하다. 또한 산업구조를 개편해 부가가치 있는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부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부산-경남-울산을 연결하는 광역경제권을 설정하고 부산의 장점인 조선, 해양이 중심이 된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 부산의 우수한 대학과 산업체ㆍ연구소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클러스터 구축 등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영화ㆍ영상도 부산이 잘 할 수 있는 세계 수준의 분야이다."

- 부산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나

"리더십이다. 과거 리더십은 특정한 몇몇 전문가가 기획하고 누군가 나서는 리더십이었지만 지금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따라서 부산이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부산시민이 갖고 있는 상상력, 역동성을 하나로 모아 부산의 발전을 만들어 가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나는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리더십'을 통해 부산을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의 하나로 만들려고 한다."

- 새누리당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서 의원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해운대 구청장을 한 행정경험과 기업을 운영한 경영마인드, 2002년부터 4선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정치경력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부산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의 힘도 필요하다. 정부 예산을 따내고 부산 발전을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박근혜정부를 만드는데 당 사무총장으로 기여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현 정부와 네트워크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또, 부처 장ㆍ차관들이나 청와대 고위 참모들과도 언제든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

- 부산시장 선거에 '박심(朴心)'을 앞세운다는 비판이 있는데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국민, 부산 시민이 다 알고 계신데 무엇이 아쉬워 박심을 운운하겠는가. 나는 친박이다, 아니다를 떠나 기본 자질과 능력 있는 사람이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같은 요건이면 현 정부와 정치철학을 공유하고 서로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시장을 맡았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겠나."

-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는 오차 범위내 경쟁을 하고 있고, 야권에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두드러진데.

"새누리당 후보가 여럿이고 지역 따라 지지 후보가 다르다 보니 오차 범위내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데 구정을 지나면서 달라지고 있다. 나를 알아보는 시민들이 늘면서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오거돈 전 장관은 여권 표가 분산되고 거의 유일한 야권 후보여서 지지율이 높지만 나와 일대일 대결을 하면 뒤지는 경우가 많다."

- 안철수 의원의 고향이 부산이어서 안철수신당이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안철수 의원이 부산에서 자라고 공부를 했다지만 부산을 위해 한 일이 없지 않나. 선거 때면 부산과 연계지어 얘기가 나오는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호감이 갈 곳이 없어서 안철수 의원이나 신당 쪽으로 가는 현상이라고 본다. 안 의원이 인정을 받으려면 국가지도자의 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하고, 신당은 내세우고 있는 새정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안 의원이나 신당이 제대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은 바로 실망할 것이고 '거품'은 사라질 것이다.

■ 서병수 의원은

부산 영도초ㆍ부산중ㆍ경남고,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북일리노이 주립대 경제학 박사

해운대 구청장, 한나라당 부산시당위원장, 여의도연구소 소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ㆍ최고위원ㆍ사무총장. 16~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