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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의혹 파장

"박원순 노린 것 아니냐" 의혹… 국정원 개입 정도 따라 파문 폭 달라
국정원, 증거조작 개입했나… 이석기 항소심 영향 가능성 커
"박원순 노린 것" 주장부터 "자살까지 유도했다" 의혹도
실적 위한 무리수 후폭풍 맞을까
검찰은 지난 7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수사 체제로 공식 전환한다고 밝혔다. 공식 수사로 전환됨에 따라 지방선거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수사 핵심인물인 국가정보원 협력자가 국정원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고 보호해 주지 않은 데 불만을 표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해 사건의 불길이 국정원뿐만 아니라 여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이 사건의 증거가 조작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국정원과 검찰 간에 사건 책임공방도 불거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이 결국 국회로 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은 이 사건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연결해 국정원 뿐만 아니라 여권에 맹공을 퍼붓겠다는 전략이다.

국정원 증거 조작 개입이 핵심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증거조작으로 밝혀지면서 여러가지 전망과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검찰은 물론 이석기 항소심 재판과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6ㆍ4 지방선거 정국에 여권이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도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국정원이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권 인사들은 이번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궁극적인 목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검찰 역시 다르지 않다. 검찰도 이미 오래 전에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된 사건을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사하는 사례가 많아 국정원과 검찰의 합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 조작 내용 일체가 확실하게 밝혀질 경우, 자칫 이석기 항소심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정원이 이석기를 수사할 당시 녹취록을 비롯해 많은 것을 이와 같이 조작했다는 주장이 통진당 측에서 나왔고 통진당 측에서 국정원의 증거조작을 강력하게 규탄한 사실이 있다. 이에 이석기 건에서도 증거조작이 밝혀진다든지 관련 증거가 발견될 경우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심판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을 해석하는 기관이지만 그 해석이 때로는 정치적인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가 조작된 것이 확실하게 밝혀질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아울러 국정원이 실적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런 사건을 성공시킬 경우 관련 직원들에게 인사 상 보너스가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국정원 직원들이 사건을 성공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간혹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국정원 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터무니없는 증거조작을 한 이유를 몇 가지 꼽고 있는데, 우선 실적과 돈 때문에 이번 사건을 조작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살시도 조선족과 진실

국정원은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을 무려 6년여 가까이 내사와 수사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정원 직원들은 공작자금조로 수십 차례에 걸쳐 거액의 공작자금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수년간에 걸쳐 확신을 갖고 간첩사건을 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정원 소식통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이미 거액의 공작자금을 사용한 이상 발을 빼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에 국정원은 증거를 조작해서라도 사건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핵심증거까지 조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신의 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한 조선족은 그 벽에 자신의 피로 '국정원' 이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 자신이 묵고 있는 모텔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살극이 치밀한 각본에 의해 자행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국정원이 자살을 시도한 조선족 김모씨의 자살을 유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씨가 자칫 검찰에서 사실대로 밝힐 경우 국정원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것이 뻔해 국정원의 사주에 의해 자살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이번 사건의 배경에 국정원이 개입돼 있고 국정원의 증거조작 지시와 협력 회유가 있었다는 점을 암시하기 위해 방 벽면에 국정원이라는 혈서를 새겼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김씨가 증거를 조작해준 것은 국정원의 회유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이제와서 모르쇠로 일관,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자살 시도와 혈서를 썼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씨의 자살로 국정원의 개입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어 국정원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또 김씨의 자살시도와 관련해 국정원이 증거를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모텔 내 김씨의 혈서는 누군가에 의해 깨끗하게 지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경찰에 지시하여 혈서를 지우도록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증거인멸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어 누가 혈서를 지웠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장수 안보실장, 박홍렬 경호실장 등이 대책마련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을 지휘해왔던 윤갑근 대검찰청 강력부장(검사장)이 중앙지검으로 일시 파견돼 이 사건을 총괄하게 된다.

윤 부장은 "지금이 수사로 전환할 시기라고 판단했고 어제 중요 참고인의 자살 시도로 의혹들이 너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 명쾌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위조 여부나 경위에 대해 규명할 부분이 있다. 위조됐다면 가담자가 누구인지, 몇 명이나 관련됐는지 등을 한 덩어리로 합쳐서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개입된 국정원 협력자가 여러 명이라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건 조직적 은폐 정황 드러나
김씨 자살사건 현장 훼손 누가 지시했나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과 경찰에 따르면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는 지난 5일 흉기로 목을 자해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이날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탈북자 출신의 중국 국적자로 알려진 김씨는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북한-중국 출입경기록과 관련한 위조 문서를 국정원에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지난달 28일부터 3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일 이뤄진 3차 조사에서 김씨는 오전 11시에 소환돼 이튿날 새벽까지 18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이후 투숙한 모텔에서 자살시도 당일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진상조사팀 박모(40) 검사에게 보냈다. 김씨는 또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서 "외부 협조자는 신분보장이 철저히 돼야 하는데 국정원이 자신을 지목해 장시간 검찰 조사를 받고 고생하는데도 전혀 신경을 써주지 않아 섭섭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김씨는 특히 객실 벽에 피로 '국정원'이라는 문구를 남겨 증거조작 사건과 국정원이 깊숙이 연관돼 있음을 드러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조사와 관련해 "의혹 관련 문서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개입돼 있는지, 경위는 어떤지 등을 확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찰이 재판부로 증거로 제출했으나 중국 정부에 의해 위조로 확인된 3건의 문서 가운데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 명의 답변서 입수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검찰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인천에서 국정원 직원을 만나 자료 입수를 부탁 받고 문서와 도장을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구해온 답변서는 유씨 변호인이 재판부에 제출한 유씨 출입경기록 중 일부가 전산오류 때문이라고 확인한 싼허검사참 명의의 정황설명서가 합법적으로 발급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넘겨 받은 이 문서를 근거로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측 주장을 반박해 왔다.

김씨의 자살기도를 놓고 여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씨가 자살을 기도한 현장이 사건 발생 5시간여 만에 깨끗하게 치워진 사실을 놓고 "국정원을 비롯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통상 수사기관이 조사가 완벽히 끝날 때까지 현장을 보존하도록 돼 있지만 김씨 자살기도 사건은 수사의 기본인 현장보존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경찰이 현장을 지키지 않고 치우도록 그냥 놔둔 점은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사건의 지문이라 할 수 있는 현장은 다음날 즉시 말끔하게 지워졌다. 사건 현장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호텔 508호 객실은 자살 기도가 발생한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치워져 있는 상태다.

이에 간첩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유우성(34)씨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측은 사건 현장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민변 관계자는 "강력 사건에서 현장 보존은 기본"이라며 "자살 시도인지 아닌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고 현장에서 피로 글씨를 쓴 흔적이 발견됐다면 조사가 필요한데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정리한 것은 수사의 기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7일 "서울시 간첩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인물이라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호텔 주인의 자살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이어서, 통상적인 단순 자살 기도 사건과 마찬가지로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며 고의 훼손 의혹을 일축했다.

일단 경찰이 조사를 다 끝내자 호텔 측이 객실 청소를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이 떠난 뒤 검찰 또는 국정원 관계자들이 호텔을 찾아 현장 정리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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