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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통일행보 박차… '경제' 축으로 나아가야

통일준비위원회 4월 출범… 대통령이 위원장, 실세기구로 힘받아
'경제통합위원회' 발족 고려할 만… 남ㆍ북ㆍ러 3국 연계 '시너지 효과'
  • 취임 1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통일준비위원회 신설 구상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28일 독일 국빈 방문에서 남북통일에 대한 진일보한 구상인 '박근혜 독트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임 1주년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준위는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며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통준위는 박 대통령이 연초부터 밝혀 온 '통일대박론'의 실천 기구이다. 그 활동과 관련해선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 ▦통일 추진의 구체적 방향성 제시 ▦민관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임무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통준위의 업무는 외견상 통일부나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의 역할과 중첩돼 보인다. 실제로 통준위의 주요 업무로 꼽히는 '통일에 대한 국민 여론 수렴'은 이미 민주평통이 담당하고 있고, 통준위의 방향성 및 청사진은 통일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시했던 '통일시대에 대비한 중점 추진과제'들과 상당수 겹친다. 그래서 일각에선 통준위를 '옥상옥(屋上屋)'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준위는 기존 통일 관련 기관이나 부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위상을 갖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이후 통일 담론이 무성해지고, 중앙 부서들이 그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했지만 박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통일 비전을 뒷받침할만한 정책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미흡했다. 다시말해 그간 통일 관련 기관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직접 통준위 위원장을 맡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통준위 구성도 기존 관료 위주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담화문 발표에서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 것이나 담화 발표 직후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서 "민간단체, NGO 할 것 없이, 필요하면 외국 NGO까지도 도움을 받겠다"고 밝힌 것은 그 같은 가능성을 높여준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관료와 민간의 구성 비율이 3대7, 또는 2대8 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통준위 각계 위원 50인 가운데 원로가 주축인 자문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준위의 업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외교ㆍ안보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제반분야"라고 밝혀 활동분야가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북한의 현실을 고려해 '경제'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비정치적인 분야여서 남북이 충돌할 가능성이 낮고,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남한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 숙청으로 전 세계, 특히 중국과 미국이 북한에 등을 돌리면서 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다"면서 "평양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경제만이 북한을 살릴 수 있고 북한도 경제 때문에 남북대화에 나서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북한에서 발표한 주목할만한 얘기를 전했다. 남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높게 나왔고,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박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한 것은 '민족'이란 측면이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그것은 남북이 '민족'보다는 각각의 '이익(이해관계)'때문에 성사된 것으로 보는 게 북한의 인식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는 남북한이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과 관련해 합의발표한 7ㆍ4공동성명의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 3대원칙을 이후의 남북관계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그 주역인 박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때문에 북한은 박 전 대통령의 딸이 남한의 대통령이 된 것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통준위를 신설해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북한에게도 고무적인 일이다.

베이징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통큰'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이산가족,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문제 등 현안 뿐만 아니라 남한의 또 다른 요구 사항도 기꺼이 수용할 입장이다"고 전했다.

1990년부터 북한과 최초로 민간 무역을 한 장석중 (주)극동러시아개발 대표는 최근의 북한 사정을 토대로 "남북이 '경제'외에는 논의할 게 별로 없다"며 "북한은 경제 때문에 할 수 없이 다른 이벤트에 동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와 무관한 남북대화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경제를 매개로 남북의 다른 문제도 풀어가는 게 순리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통일'을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해 '통합'이란 표현을 선호하는 만큼 '통일준비위원회'보다 '경제통합위원회'가 더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2000년대 초 남북한을 축으로 러시아와 연계해 동북아를 공동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동북아그랜드플랜'을 처음 제시하기도 한 장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준비위 구상은 매우 바람직한 일로 이것이 더욱 효과를 나타내려면 남-북-러시아 3국이 연계된 종합경제 프로젝트가 추진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북한의 부당한 영향력을 줄이고 남북경협의 효과도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주장이다.

박근혜정부 집권 2기 국정운영은 남북통일의 기반을 다지는 '새로운 남북관계'에 초점이 맞혀질 전망이다. 그를 이행할 핵심기구가 내달 출범하는 통준위로 박 대통령이 위원장이다. 통준위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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