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경기지역 민심... 與 전략공천 등 승부수 통할까

경기지사는 與 남경필 우세 속 野 혼전… 전통적인 여당 표밭 성남선 與 예선 치열
수원시장은 野 유력한 가운데 與 추격… '여성가산점' 논란 과천 與 후보 신경전

지방선거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야 모두 이번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의 실적을 평가하고 이후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교두보라고 판단, 선거 결과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거대야권을 형성한 이후 새누리당의 긴장감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 새누리당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곳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경북지역으로 보인다. 여권이 강세를 보이는 경북지역과는 달리,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지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야권에 자리를 내준 굵직한 선거구들이 다수 있어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 전략적인 공천에 고심 중이다. 이에 <주간한국>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3월 25~27일간 조사, 여권 예비후보들에 대한 경기지역의 민심을 살펴봤다.

경기지사는 변화 바람

경기지사 선거전은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새누리당은 일단 컷오프가 관심이다. 이미 다른 광역단체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통해 2∼4배수로 후보를 압축하는 컷오프를 끝냈지만, 4명이 출마한 경기도에 대해서는아직 손을 대지 않은 상태다. 새정치연합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연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고민이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지사 가상대결에서 새누리당의 남경필 의원이 33.3%의 지지율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15.9%)와 원혜영 의원(9.0%), 김진표 의원(7.5%)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52.5%, 새정치민주연합이 33.3%로 나타났다.

당내 후보 지지도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남 의원의 선전이 돋보인다. 남 의원이 40.2%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가운데 원유철 의원(7.1%), 정병국 의원(6.0%), 김영선 전 의원(5.8%) 순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강2중 구도가 뚜렷하다. 김 전 교육감이 27.4%로 우위를 점한 가운데 김 의원(18.1%), 원 의원(12.3%)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5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유권자 1,020명을 자동응답 전화걸기 방식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6%p)

성남시, 여당 표밭 지지 변수

과거 분당과 판교신도시의 영향으로 여당이 강세를 보이던 성남시는 지난 민선 5기 기초단체장과 19대 총선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5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을 누르고 당선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현직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은 이 시장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여권에서도 쟁쟁한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여권 후보들 중에서는 신영수 전 새누리당 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박정오 전 성남 부시장과 박영숙 전 분당구청장이 그 뒤를 맹렬히 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신 전 의원은 22.9%를 차지해 단독 선두를 달렸고 박 전 부시장과 박 전 구청장은 각각 9.7%, 8.8%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점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표밭이었던 분당구에서만큼은 박 전 부시장이 신 전 의원을 다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성남시의 경우 최근 몇 년새 신ㆍ구 시가지 표심이 갈리고 있다. 야당은 구시가지인 수정ㆍ중원구(유권자수 40만명)에서, 여당은 신시가지인 분당구(유권자수 38만명)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신 전 의원의 우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여당 텃밭에서는 박 전 부시장이 우위에 선 이상,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전략적 판단을 할 경우 승부는 알 수 없게 된다.

두 사람은 선거 준비를 누구보다 빨리 시작한 것으로도 주목된다. 의원 시절 국토해양위 활동을 한 신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올해 성남시장 출마를 공공연하게 선언하며 각종 행사들에 얼굴을 내밀어 왔다. 박 전 부시장은 4년의 남은 임기에도 불구, 다년간의 행정경력을 바탕으로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하고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조사는 성남시 거주 19세 이상 남녀 2,036명을 상대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45%였다. (95%신뢰수준에서 포본오차 ±2.16%p)

수원시, 현역 프리미엄 상대할 후보는?

수원시는 인구 120만명에 육박하는 전국 최대규모의 기초자치단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선거가 경기도지사, 경기도교육감 선거만큼이나 주목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원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염태영 시장이다. 지난 선거에서 염 시장이 51.4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둔 것 이외에도, 수원시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등에서 야권의 승리가 이어져왔던 곳이다.

수원시 회복을 위해 여권에서는 김용서 전 수원시장, 김용남 새누리당 수원갑 당협위원장 등이 나섰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김 전 시장은 27.0%를 기록하며 김 위원장(20.5%)을 약간 앞섰다. 박흥석 전 박근혜대통령 중앙선대위 홍보네트워크 위원장, 최규진 전 경기도의원 등이 각각 9.5%, 5.3%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1, 2위를 달리고 있는 김 전 시장은 20~40대에서, 김 전 위원장은 50~6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인 것이 주목된다. 선거 당일 젊은 층의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전 시장과 김 전 위원장의 공천후보적합도 격차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도 여겨질 수 있다. 그밖에 김 전 시장이 자영업자, 회사원, 학생 층에서 지지를 받고 김 전 위원장은 생산직과 공무원 및 전문직 층에서 지지를 받은 결과도 눈에 띈다.

이 조사는 수원시 거주 19세 이상 남녀 1,019명을 상대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69%였다. (95%신뢰수준에서 포본오차 ±3.07%p)

과천시, '여성 가산점'영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과천은 새누리당이 여성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 관심이 컸다. 새누리당 공천단체장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과천시, 이천시를 비롯해 서울 종로•서초•용산구와 부산 중구, 대구 중구 등 7곳을 확정했으나 당내 반발이 거셌다. 논란 끝에 경기 과천시와 이천시는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확정한 후 여성후보에게 10% 가산점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관심이 컸던 만큼 과천시장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싸움은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과천 지역민들에게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공천적합도를 물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여권 후보들 중에는 이경수 과천시의회 의원이 16.4%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강한석 새누리당 경기도당 부위원장(15.5%), 신계용 전 새누리당 중앙당 여성국장(11.4%) 순으로 나타났다. 박연우 전 동부 팜가야 대표(9.2%), 백남철 과천희망포럼 대표(7.4%), 정원동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5.0%)이 뒤를 이었다.

여성 후보인 신 국장이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상대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신 국장이 10% 프리미엄을 받을 경우 앞선 후보들을 누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앙당 공천위에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한번 더 실시하기로 밝힌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25일 경기 과천 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유권자 542명을 대상으로 IVR(ARS) 자동응답 전화걸기 방식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4.2%p)



윤지환기자 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