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 임원의 출신 대학은 어디일까. 최근 조사결과 서울 소재의 대학이 상위 15개 중 9곳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일부 지방 소재의 대학들이 서울 주요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다.

15개 대학 중 서울 9곳

지난 3월3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13년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상위 10대 기업 임원 최종학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원 배출 상위 15개 대학 중 9곳은 서울 소재의 대학이었고 나머지 6곳은 지방 소재 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롯데쇼핑 등 1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LG화학과 SK텔레콤 등 임원의 최종학력을 밝히지 않은 기업과 금융지주사, 공기업 등은 제외됐다.

서울대가 단연 최고 배출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삼성전자 111명 ▦SK하이닉스 10명 ▦네이버 4명 ▦포스코 5명 ▦삼성생명 12명 ▦현대중공업 15명 ▦현대자동차 ▦17명 ▦기아자동차 6명 ▦현대모비스 7명 ▦롯데쇼핑 10명 등 모두 197명의 임원을 배출했다.

2위는 150명의 임원을 탄생시킨 고려대가 차지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67명 ▦SK하이닉스 12명 ▦네이버 3명 ▦포스코 3명 ▦삼성생명 6명 ▦현대중공업 5명 ▦현대자동차 22명 ▦기아자동차 11명 ▦현대모비스 4명 ▦롯데쇼핑 17명 등이었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44명의 임원을 낳아 3위에 올랐다. 기업별로 ▦삼성전자 107명 ▦SK하이닉스 17명 ▦네이버 3명 ▦삼성생명 4명 ▦현대중공업 6명 ▦현대자동차 3명 ▦기아자동차 1명 ▦현대모비스 2명 ▦롯데쇼핑 1명 등이었다.

이밖에 ▦연세대 143명 ▦성균관대 124명 ▦부산대 113명 ▦한양대 112명 ▦경북대 102명 ▦서강대 65명 ▦영남대 57명 ▦중앙대 46명 ▦울산대 43명 ▦경희대 39명 ▦한국외대 36명 ▦포스텍(포항공대) 24명 순이었다.

지방대 상위권 다수 눈길

눈 여겨 볼 대목은 부산대와 경북대, 영남대, 울산대 등 지방대학 상당수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여기에 과학기술 특성화대인 KAIST와 포스텍까지 포함하면 모두 6곳이 비수도권 대학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두각을 드러낸 건 부산대와 경북대다. 이들 대학은 1980년 대까지 서울 명문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정부의 이공계 특성화 사업을 통해 부산대는 기계 계열, 경북대는 전자공학 관련 학과를 집중 육성한 결과다.

부산대는 특히 현대중공업(35명)과 현대차(32명) 임원직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며 전체 대학 중 임원수 1위를 차지했다. 경북대는 삼성전자에서 강세를 보였다. 모두 68명이 삼성전자에서 임원에 올라 고려대(67명)와 한양대(65명) 등을 제쳤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영남대는 기업별로 비교적 고른 임원 분포를 보였다. 특히 현대중공업에서 16명의 임원을 배출해 전체의 3위에 올랐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울산대는 현대중공업(20명) 현대차(12명) 현대모비스(4명) 등 범현대가 진출이 많았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설립한 포스텍 역시 포스코 임원 최다 배출(10명) 대학이 됐다.



이홍우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