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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빵빵' 해졌지만… 살기는 오히려 '팍팍' 했다

●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 지난해 어떻게 살았을까
총인구 5022만명으로 1990년보다 17% 늘어나
고령인구 12.3%까지 치솟아
뇌혈관·간질환 등 줄고 암·당뇨 등은 오히려 늘어
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 모두 증가
1년간 현금기부 2.3%P 감소


우리나라의 경제ㆍ사회상을 읽어내는 데 통계만한 도구가 또 있을까. 물론 정부기관이나 정치권, 대기업에서 국민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통계를 악용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틀로서의 통계는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가공되지 않은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할 경우,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기준으로 편향되게 세상을 바라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전반적인 경제ㆍ사회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의 사회지표'(이하 사회지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통계청 및 각 통계작성기관에서 만든 통계자료를 재분류ㆍ가공해 1979년부터 만들어오고 있는 사회지표는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가감 없이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주간한국>에서는 통계청이 발간한 '2013 한국의 사회지표' 중 흥미로운 항목들을 위주로 살펴봤다.

고령화 현상 심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5,022만명으로 1990년의 4,287만명보다 17.1% 늘어났다. 2030년 5,216만명까지 늘어났다가 이후 감소해 2040년에는 5,109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7,000명, 사망자 수는 26만7,000명을 기록했다. 2012년(출생아 48만5,000명, 사망자 26만7,000명)과 비교해 사망자 수는 거의 동일했지만 출생아 수는 9.9%나 줄어들었다. 1990년과 비교해보면 사망자 수(24만2,000명)과 비교해 늘어났고 출생아 수(65만명)는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인구성장률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인구성장률은 0.43%를 기록했다. 1990년과 1995년 각각 0.99%, 1.01%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2005년(0.21%)에 비하면 상당히 높아졌지만 앞으로도 완만한 내림세가 이어지며 2040년에는 아예 -0.39%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인구성장률이 감소하며 고령인구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1980년 3.8%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지난해 12.2%까지 치솟았다. 2012년(11.8%)과 비교해도 0.4%p 늘어난 것이다. 고령인구의 비중은 계속 치솟아 2040년에는 32.3%에 이를 전망이다.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노년부양비(25~64세의 생산가능 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는 57.2%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노년부양비는 16.7% 수준이었다.

고령인구 비중 증가로 기대수명과 평균수명은 자연스레 높아질 전망이다. 기대수명이 65.7년이던 1980년에는 평균연령이 25.9세로 청년층이었지만 2012년에는 기대수명이 81.4년으로 늘어나면서 평균연령도 38.9세로 높아졌다. 2040년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은 49.7세로 완연한 중년층에 들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발달에도 주요질병 사망 늘어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1위는 암(악성신생물)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146.5명으로 나타났다. 2011년(142.8명)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심장질환(52.5명), 뇌혈관질환(51.1명), 당뇨(23.0명), 간질환(13.5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년 전인 1990년과 비교할 때 뇌혈관질환(63.1명), 간질환(28.1명) 등이 감소한 반면, 암(91.5명)과 심장질환(39.6명), 당뇨(9.9명) 등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 20년간 의료기술이 발달했음에도 주요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 이례적이다. 자살로 인한 사망률 또한 1990년 7.6%에서 2012년 28.1%로 4배 가까이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요즘 들어 특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흡연율, 음주율, 비만율을 조사한 것도 눈에 띈다. 2012년 기준 흡연인구 비율은 19세 이상 인구의 25.30%로 전년(26.3%) 대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성의 흡연율이 46.8%에서 43.3%로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6.5%에서 8.0%로 오히려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1회 평균 음주량 7잔(여성은 5잔)을 주 2회 이상 음주한 고위험 음주율의 경우 17.7%로 전년 대비 0.1%p 늘어났다.

체질량지수(㎏/㎡)가 25를 넘는 비만인구 비율은 32.8%로 2011년(31.9%)과 비교해 0.9%p 늘어났다. 남성과 여성 모두 비만인구 비율이 35.2%, 28.6%에서 36.1%, 29.7%로 각각 늘어났다.

고용률과 주택보급률 동반 상승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모두 증가했다. 젊은층과 노년층 모두 취업대란에 절절매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1.5%를 기록, 전년대비 0.2%p 상승했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74.4%에서 꾸준히 감소해 73.2%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8.8%에서 50.2%로 늘어났다. 경제활동에서만큼은 남녀평등이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고용률은 59.4%를 기록, 경제활동참가율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남자는 70.8%로 전년과 동일했고 여자는 48.8%로 전년대비 0.4%p 늘어났다.

대표적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와 상대적빈곤율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2012년 기준 지니계수는 0.307로 2011년(0.311)보다 0.004%p 하락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빈곤율 또한 2011년(15.3%)보다 0.6%p 하락한 14.6%를 기록했다. 지표만을 따져볼 때 소득의 불평등이 조금이나마 개선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2011년 기준 115.4%였으며 2005년 이전까지 가파르게 증가한 이후 점차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주택보급률 증가와 함께 주거공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990년 80.8평이었던 주택당 주거공간은 2010년 83.4%로 늘어났다. 가구당으로 따지면 51.0평에서 67.4평으로, 개인당으로는 13.8%에서 24.9%로 크게 늘어났다.

2013년 전체 주택의 매매가격지수는 100.1로 전년(99.9) 대비 0.2%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지수(104.9) 4.7% 상승했다. 매매가보다 전세값의 상승폭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3년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년대비 6.7%로 단독주택(1.0%)과 연립주택(3.0%)보다 높았다. 아파트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뜻한다.

공교육 질 높아져도 사교육 늘어

공교육의 질을 살펴볼 수 있는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각각 15.3명, 16.0명으로 전년대비 1.0명, 0.7명 줄어들었다. 1980년(47.5명, 45.1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초등학교,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 또한 51.5명, 62.1명에서 23.2명, 31.7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사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9,000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1.3% 늘어났다.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각각 3.3%, 0.4% 줄어들었지만 초등학교 학생들의 사교육비 증가폭(5.9%)이 이를 상쇄하고 남을 만큼 컸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75.0%, 73.6%였던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해 68.8%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전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대학진학률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2013년 기준 대학진학률은 70.7%로 2012년의 71.3%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최고점이었던 2005년(82.1%)과 비교하면 무려 11.4%p나 감소했다. 물론 중ㆍ고등학교 진학률은 여전히 100%에 가까운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다.

'삶의 질' 높아졌지만 마음은 팍팍

사회지표에 따르면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동반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2012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공연, 전시 및 스포츠를 단 한 번이라도 관람한 사람은 63.4%로 전년(58.6)보다 4.8%p나 증가했다. '영화관람'이 85.9%로 가장 많았으며 '박물관관람'(25.8%), '연극ㆍ뮤지컬'(24.2%), '음악ㆍ연주회'(21.7%)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및 해외여행도 늘어났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17.2%로 2011년(15.9%)보다 1.3%p 늘어났다. 여행목적별로는 '관광'(77.1%), '업무'(17.3%), '가사'(10.8%)의 순이었으며 2011년에 비해 관광의 비율이 증가한 반면, 가사, 업무, 교육의 비율은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여행을 다녀온 사람도 2011년(63.2%)과 비교해 3.9%p 늘어난 67.1%를 기록했다.

삶의 질이 향상되며 마음은 넉넉해졌지만 기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 1년간 현금을 기부해본 사람은 32.5%로 2011년(34.8%)보다 2.3%p 감소했다. 현금기부 경로는 모금단체(57.8%)를 이용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종교단체(18.1%), 직장(16.8%) 등이 뒤를 이었다. 물품기부 또한 2011년(8.5%) 대비 2.6%p나 줄어든 5.9%를 기록했다. 물품후원단체를 이용한 사람이 36.7%로 가장 많았고 대상자에게 직접 전달(32.1%)하거나 종교단체(24.3%)를 통해 기부한 사람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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