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 비자금 관리女, 법정 나온다궁지 몰린 희준씨, 새 증인 및 주식가치 재감정 신청재판 비공개 요청 거절… 보석신청 받아들일까검찰은 왜 항소 안했나?… '유죄' 조 목사, 퇴진 서명운동 '위기'
조씨 측 변호인은 "경천은 조 목사의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최씨 명의로 설립된 회사로, 희준씨가 운영에 관여할 수 없었다"며 "최씨가 조 목사의 비자금을 관리했고, 최씨 명의로 아파트와 빌딩을 구입했다"고 진술하며 최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어 "민망한 관계가 포함돼 있다"며 '비공개' 재판 진행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사적인 활동이 왜 증언의 내용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피고의 방어권과 무슨 상관이 있냐"면서도 증인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비공개 진행은 거절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최씨는 국민일보 건물 지하에 30억 원을 투자해 한정식 음식점을 경영하다 2000년 폐업했으며, 남동생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계열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 또 다른 남동생은 조 목사의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언론에 폭로된 경천인터내셔널의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 남동생은 1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경천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며 "조 회장을 믿고 그에게 위임을 했으며, 그의 처분만 바라고 있다"며 조 목사와의 관계를 부정했다.
한편 희준씨는 지난 2월말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아 앞서 2013년 배임 혐의로 선고받은 1년 6월의 형도 소급해 복역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형을 감형받지 못하면 4년 6월의 실형을 살아야 하므로, 이번 항소심에서 변호인을 추가 선임하고, 새 증인과 주식가치 재감정을 신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씨 측은 "10여 년 전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아 수감생활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구금상태에선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보석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것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검찰의 실수"라고 했으나, 한 교계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 검찰 수뇌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항소에 난색을 표했다"고 밝혀 의문을 더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들은 항소를 한 반면)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는 바람에 재판이 복잡해졌다"고 난색을 표한 바 있다.
현재 교회 내부에선 장로들을 주축으로 조 목사 퇴진 서명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순복음교단 헌법에 의하면 목회자는 기소가 되면 설교가 금지된다. 그러나 조 목사는 기소를 당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계속 설교를 해왔으며, 해외 설교여행도 꾸준히 다녔다. 현재도 조 목사는 주일 오후 1시 예배 설교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법조인으로 구성된 교회내 법제위원회는 교회법 상 조 목사는 더 이상 설교할 수 없으므로 운영위를 열어 관련 안건을 상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장로들 사이에서 조 목사의 설교 중단 및 퇴진을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재판은 희준씨가 국민일보 평생독자기금을 주식에 투자해 손해를 낸 후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국민일보판매(주)에 아이서비스 주식을 1주당 7만5,000원에 매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로 인해 국민일보판매(주)가 손해를 입어 국민일보 노조가 고발하겠다고 나서자 경천인터내셔널과 영산기독문화원을 거쳐 교회가 해당 주식을 고가로 매입하게 한 뒤 이를 무마하기 위해 박 아무개 장로를 내세워 영산기독문화원을 청산했다. 주식이 국민일보판매(주)로 가면서 희준씨가 행한 100억대 배임과 횡령은 지난 2008년 처벌받았다.
이와 관련해 1심재판의 한 관계자는 <주간한국>에 "아들이 한 일을 교회재정으로 도와주려고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고발인들도 이를 인정하고 사죄하면 고발을 취하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조 원로목사가 장로들에게 모든 잘못을 떠넘겼다. 도장, 서명, 서류 등 물증도 다 있다. 200억이나 손해를 끼쳤으니 유죄판결은 당연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조 목사 일가는 또 다른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지난 4월 초 조 목사 부부와 장남 희준씨는 편법구입한 부동산의 관리인으로부터 노동법 위반 등 11개 항목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고소당했다. 또 처남인 강남순복음교회 김성광 목사도 일간지에 광고를 내 '강남교회 인수 약속을 이행하라'고 압박하는 등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측도 조 목사의 '횡령' 관련 비리를 추가 고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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