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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총리 안대희' 카드 쓴 내막

'국가개조' 전방위 검찰수사 임박… 피로누적 박 대통령 '아바타' 필요
전방위 사정기관 수사 염두에 정-관-재계 동시다발 사정 예상
대통령에 쓴소리 이미지도 부각… 심신 지친 박 대통령 지원 사격
관피아 공분 잠재울 '히든 카드'
  • 청와대는 지난 22일 국무총리에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2년 11월 6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함께 정치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 총리 후보자로 안대희(60) 전 대법관을 내정한 것을 두고 여러 관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청와대가 향후 검찰수사 등 전방위 사정기관 수사를 염두에 두고 안 내정자를 지목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청와대 입장발표에서도 드러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밝힌 대로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조를 추진하기위해 오늘 새 국무총리를 내정했다"며 내정 이유를 밝혔다.

안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으며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영입 문제로 박 대통령과 한 차례 마찰을 빚은 뒤 정치 일선을 떠나 있었다. 그런 안 내정자가 청와대에 입성할 경우 사정기관의 동시다발적인 정ㆍ관ㆍ재계 사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안 내정자가 2003년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이끌며 대중성을 얻었고,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갖췄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공직에 머물며 재산도 많지 않아, 국회 인사청문회를 큰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로누적 박 대통령 아바타 필요

청와대 인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연초부터 잇따른 해외일정 등 강행군으로 현재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의 한 소식통은 "박 대통령이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로 독일 주요일정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월호 대참사가 터졌고 그 이후 심신이 지쳐 현재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이 소식통은 "박 대통령은 4월17일 아침 진도를 다녀간 이후 연일 밤샘과 함께 심각한 스트레스에 따른 체력저하 등으로 5월 11일 일요일 오전의 모습에서는 얼굴 등에 완연한 피로감을 보여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도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이 인사는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당일 늦게 상황이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밤잠을 못 이룬 채 밤을 지새웠다"며 "진도 2회, 안산 1회 등을 오갈 때마다 남 몰래 눈물을 훔쳤다. 사실 유가족을 보는 박 대통령의 안타까움이 남달랐지만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여론이 악화돼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사건 발생이후 수 차례나 한밤 중 주치의가 찾아올 정도로 박 대통령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원래 지병으로 '저혈압' 증세가 있으나 5월 중에는 최고 혈압이 180㎜ Hg 정도로 심각했다. 이에 측근들은 박 대통령의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내부에서는 향후 세월호 문제로 야기될 여러 가지 사안들을 감안하면 이를 여성대통령이 혼자 안고 가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는 말이 적지 않다. 최근 청와대 개각은 박 대통령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총리나 참모들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공감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주변에서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사의 후 총리 지명이 매우 중요한 첫 단추이고 그것을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세월호의 수습과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내정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김기춘 비서실장 혼자 정무를 담당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국가개조작업을 하는데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추진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을 살펴보면 맹형규 전 행자부장관과 이인제 전 대표, 이원종 전 충북도지사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개혁에 걸맞지 않아 향후 정국을 주도하는데 역부족이라고 청와대는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정치적인 인물로 조순형 전 의원, 김무성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청와대 공기업사정 정조준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가기강과 관피아 모피아 등 여러 조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국민적 공분을 잠재울 수 있는 히든카드로 검찰수사통인 안 내정자를 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안대희 국무총리론'은 현재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서 안 내정자처럼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인사를 '책임총리'로 옹립할 경우 세월호에 빠진 국민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안 내정자를 차기 총리로 지명하는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 내정자는 처음 총리직 권유를 받았을 당시에는 고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안보실장을 경질하지 않고서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결국 박대통령은 남재준과 김장수를 경질하고 안 내정자를 총리로 지명했다는 말이 들린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안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도운 것이 무엇을 바라고 도운 것이 아니라 국정철학이 뚜렷한 인물로서 향후 박 대통령이나 김 실장과 국정운영에서 부딪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청와대가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 안 내정자를 선택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해 보면 안 내정자를 박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다. 하나는 관피아 척결이고 또 하나는 향후 시작될 국가개조 작업 때문이다.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라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안 내정자가 총리로 정식 임명될 경우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관피아를 사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공기업 사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첫 대상으로 계열사 등의 비리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모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피아 척결은 지방선거 직후부터 개시할 것으로 사정기관 관계자들을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사정기관은 공기업에 대해 그동안 축적된 수사자료를 총정리하고 있으며 어떤 영역부터 시작할지를 검토 중이다. 또 국세청에서 조사한 문제점이 발견됐으나 검찰고발조치를 취하지 않는 부분도 들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관피아 척결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가 모두 검사출신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역할에 무게중심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관피아의 퇴출을 위해 철도 원전 건설관련 등 공기업을 비롯해 경제분야, 사법분야 등 사회전반에 걸쳐 사정작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금의 국민적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공감하는 분출구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세월호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유병언 회장을 검거하는데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였고 그로 인해 난감한 처지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그 분출구를 다른 곳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안 내정자 지명을 놓고 김 실장 체제강화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안 내정자를 통해 국민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안 내정자가 총리로 임명될 경우 그 위에는 친분이 좋은 김 실장이 버티고 있으며 아래로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이 경제 부총리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어 결국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을 중심으로 한 체제구축을 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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