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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광폭행보' 나선다

'2기 정부' 출범… 국가개조 가시화
국정운영·남북관계에 방점 찍는다
6·4 선거 '선방' 국정운영 힘 받아
장관 교체·청와대 개편 등 인적쇄신
대북정책 속도… 러시아 역할 주목
'관피아' 개혁 등 '국가 개조' 실천
  •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 공대를 방문해 통일 프로세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6ㆍ4 지방선거를 계기로 내각 및 청와대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사실상 2기정부를 꾸리는 한편, 국가개조,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이 6ㆍ4 지방선거 직후 국무총리 임명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등 인적쇄신에 나서는 것을 비롯, 북한과는 남북 고위급 회담, 5ㆍ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검토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는 6ㆍ4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나름 '선방'해 국정의 동력을 확보한 게 큰 힘이 됐다. 또한 북한을 둘러싼 국제관계 변화도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서게 했다는 전언이다.

박 대통령이 펼칠 광폭행보의 밑그림을 추적해봤다.

'박근혜 힘' 보인 6ㆍ4 지방선거

6ㆍ4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국가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이번 선거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잣대'였다. 현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전국 단위 선거로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는 데다 국민들 사이에 세월호 참사로 각인된 '정부 무능론'이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정부 비판으로 비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했다면 야권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이 힘을 얻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터였다.

하지만 6ㆍ4 지방선거 결과 여권이 '선방'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8곳에서 승리해 9곳을 얻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과 대등한 결과를 보였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117곳에서 승리해 80곳을 차지한 야당을 압도했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악재 속에 이룬 것이어서 일각에선 '승리'와 다름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3년차 때인 2010년 5회 지방선거와 비교해도 큰 성과로 평가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기존 보유했던 12곳의 광역단체장 중 절반인 6곳만 수성하는 데 그쳐 참패와 다름없었다. 기초단체장도 82석을 얻는데 불과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선전을 '박근혜의 힘'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참패가 예상됐던 새누리당이 선전한 것은 50%를 넘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버텨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여당의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대결구도로 치러졌고,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월호 심판론보다 박근혜 구하기가 막판 위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기 정부 출범, 국가개조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전체적으로 선방한데다 최측근인 유정복 서병수 후보까지 당선된 데 힘입어 개각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취임 이후 역점을 둬왔던 남북관계 개선에도 진일보한 행보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박 대통령은 공석중인 새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을 임명해 2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6·4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총리 임명후 개각을 통해 국정운영을 일신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던 일정이 (지방선거로)다소 늦춰지게 됐지만 국가개혁의 적임자로 국민께서 요구하고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초 1일 김관진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국정원장에 대한 인선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후보자에 대한 내부 검증 작업이 늦어져 안보실장 등에 대한 인선 결과만 우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여의도 주변에서는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등에 대해 자천타천 여러 사람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와 관련해선 '안대희 낙마 사태'를 거울삼아 후보 검증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총리 후보군으로 정치인 출신으론 호남 출신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충청 출신의 심대평 전 국민중심당 대표와 이원종 전 지사, 강원 출신의 김진선 전 지사 등이 거론된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무성 의원 등이 꼽힌다.

비정치인 학계 인사로는 이장무 전 서울대총장과 오연천 서울대 총장, 김한중 연세대 명예교수, 김희옥 동국대 총장(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1인 통치 시스템을 선호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비춰 다른 목소리를 낼지도 모르는 정치인보다는 큰 틀에서 호흡을 맞춰 갈 수 있는 학자 출신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특히 최근엔 박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김희옥 총장이 부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총장은 불교계에 발이 넓고 박 대통령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는 후문이다. 김 총장이 경북 청도 출신인 점은 박 대통령과 동향이어서 걸림돌이 될지는 미지수다.

국정원장 후보는 검증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안팎에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안보라인의 '군 독주' 현상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 차기 국정원장은 비(非)군 출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주변에선 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2차장을 지낸 이병기 주일대사나 국정원 1차장 출신인 김숙 전 유엔주재 대사,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 권영세 주중 대사 등이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엔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지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당 법률지원단 단장)이 부상하고 있다.

이병기 대사는 악화된 한일관계 개선에 매진하겠다는 이유로 국정원장 제의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대사도 고사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교안 장관은 김수민 국정원 2차장과 '경기고-성균관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다. 김회선 의원은 국정원 경험이 있고 박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는데다 지역구(서울 서초갑)가 재보선을 해도 새누리당에 유리한 곳이어서 최근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각료 중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 1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후임으로 최경환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장관은 취임한지 1개월 남짓해 교체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교체와 유임 가능성이 반반이고,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개인정보 유출, 동양증권 사태 등으로 교체설이 유력하나 경제·금융 정책의 최고 책임자가 모두 바뀌는 점이 걸림돌이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인데 물러나는 시점만 조율하고 있다는 게 여권 핵심 인사의 설명이다. 이밖에 최근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유민봉 국정기획 수석을 비롯해 몇몇 수석들이 새 비서실장 취임을 전후해 퇴임하거나 자리 이동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국가개조'와 관련해선 5월17일 대국민 담화에서 밝혔듯 공직사회 혁신, 정부 시스템 재정비, 적폐 근절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미 해양경찰청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 안전행정부 기능 축소 등 실천에 옮긴 상태이고, '관피아' 등 적폐 근절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관피아 척결 1호로 현재'철피아'(철도+마피아)의 비리를 수사 중이다.

대북정책 속도 낸다

6.4 지방선거 이후 박근혜정부의 가장 큰 변화는 대북정책의 수위와 속도라는 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올 초 신년사에서 '통일 대박'을 언급하고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을 맡았으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는 등 남북관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대북 광폭행보는 세월호 사건에 휘청댔고, 6ㆍ4 지방선거로 인해 뒤로 미뤄졌다.

그런데 지방선거가 여권의 '선전'으로 끝나고 2기 정부의 출범을 앞두면서 박 대통령은 수면 아래서 추진해 온 대북 행보를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21일 염수정 추기경이 개성공단을 방문한데 이어 이틀 뒤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 발표한 이면에는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5월27일 교육부 장관이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를 총괄하는 부총리제가 신설된 것도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강화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있다. 즉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에 일반 국정을 담당케 하고 박 대통령은 외교, 국방 분야에 전력하면서 특히 대북 정책에 직접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통일준비위원회가 정식 발족하게 되면 남북관계 변화의 가시적인 조치가 진행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명박 정부 때 취한 5ㆍ24 북한 제재 조치가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실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 등에서 5ㆍ24 조치 해제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 4월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방한한데 이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성택 숙청 이후 현재 경제가 최악인 상황이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군과 주민의 불만이 상당해 그 돌파구로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발표는 그러한 '신호'이고,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이나 미사일 실험 등 강공책은 남한이 '경협'을 비롯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역설적인 신호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대북 정책, 특히 북한핵 문제에 관한 한 국제적인 입장과 보조를 맞추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인프라의 기반인 철도 문제를 비롯해 경협 논의가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북한 나진 선봉 지구 개발에 포스코 등 국내 기업의 참여가 논의되고 있고, 러시아가 남북관계 중재자 역할에 나선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코레일 최연혜 사장의 북한 방문 및 회담에 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남북, 또는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에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에 따르면 러시아의 그러한 역할이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과 관련 있다고 한다. 즉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러시아가 남북관계에 중재자 역할을 하는 대신 한국은 극동러시아 개발에 참여하는 등 양국이 윈윈하는 방향에 대해 두 나라 정상들이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들에 따르면 6ㆍ4 지방선거 이후부터 남북관계에 가시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다가 오는 8월을 전후해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조만간 통일준비위원회를 민간인 중심으로 구성해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6ㆍ4 지방선거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방점이 남북관계에 두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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