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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칼럼] 김병지 "대표팀, 변화를 도모하는 골든타임 지금인가"

안녕하세요. 김병지입니다.

3월 23일 중국 원정, 28일 시리아 홈경기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남겼습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시리아전을 중심으로 제가 생각하는 대표팀에 대한 논란과 아쉬운점, 그리고 바람들을 짚어볼까 합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중국전 이후 변화의 바램, 다양한 전술을 보여달라는 말

지난 중국전에서 한국대표팀은 예전의 틀.. ‘변화 없는 모습’으로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 경기 이후 똑같은 전술에 똑같은 선수기용, 누구나 예상 가능한 용병술(지고 있을 때 김신욱 투입 후 롱볼 축구)들에 대한 얘기가 많았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심기불편해했고 의식했는지 시리아전에서는 4-1-4-1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중앙 미드필더인 고명진을 오른쪽 윙으로 두는 등 변화를 줬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구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다양성과 효율성을 갖춘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투입 시키라는거였습니다. 다양성을 가지게 되면 상대는 준비를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팀 조직은 집중하기 어려워집니다. 상대가 편한 수비를 하지 못하게 공격루트의 다양화가 필요했던거죠.

그리고 고명진의 오른쪽 기용은 그야말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출발한 패착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는 고명진의 유소년시절부터 FC서울에서 함께 훈련하며 성장을 지켜 보았습니다. 같이 뛴 선수, 그를 가르친 지도자 모두 고명진을 오른쪽윙으로 두는 것은 절대로 생각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유는 측면 공격수 유형의 선수가 아닙니다. 조금 혼란을 주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다시 고명진을 중앙에 복귀시켰다 교체아웃시킨 것은 애초에 맞지 않는 옷을 입혔기 때문에 패착입니다.

▶기성용이 말한 ‘선수들이 작전수행 능력 부족’의 발언

시리아전 이후 (기)성용이는 나름 작심발언을 했더군요.

“감독이나 전술을 떠나 대표팀 수준이 아니다. 선수들이 정신 차려야한다. 공을 받더라도 다 뺏긴다. 감독이 믿고 투입을 시켰으면,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 상태라면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문제가 생긴다.”

성용이는 감독이 어떤 지시를 내려도 선수들이 못 따라주니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분명 동의합니다. 팀은 감독이 경기전 까지는 99%를 만드는겁니다. 뽑아서 역할을 주면 90분동안 그라운드에서 해내는것은 99% 선수들 몫 입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안에서 능력을 보여줘야만 합니다. 아마 훈련은 나쁘지 않았는데 경기장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의 정신적인 문제와 수행능력에 대해 질타하고 싶은 성용이의 마음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작전수행을 하지 못하는 선수를 뽑은 감독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명 대표팀 선발을 할 때 핵심선수들이 부상 혹은 소속팀에서 부진하며 선택지가 줄어들었지만 슈틸리케 감독님은 자신의 철학에 맞는 선수를 뽑았을 것입니다. 그런 선수를 뽑아놓고 작전수행이 되지 않는다면 책임은 감독이 질 수밖에 없죠. 팬들이 이미 알지 않습니까. 요즘 팬들은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 이것이 선수들 책임인지, 감독의 책임인지 어느 정도 느낍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시리아에 ‘운’으로 이겼다? 이란-우즈벡은 어쩌려고

한국축구가 이렇게 아시아권 국가를 상대로 긴시간 동안 침체를 보여준 적은 최근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3차예선에서는 잘했죠. 하지만 라오스, 레바논, 미얀마같은 팀을 상대로 잘하는 것은 누가 감독을 해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부터가 월드컵을 나가기 위해서는 승부처죠.

시리아전 이후 슈틸리케 감독님은 행운이 따라 승리했음을 인정했고 시리아 감독은 경기력은 무승부라고 했습니다. 언제부터 한국축구가 시리아를 상대로 홈에서 운으로 승리했습니까. 기성용의 리드와 권순태가 머리로 막아낸 투혼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력으로 졌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한국 축구는 카타르 원정부터 이란, 우즈벡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란과 우즈벡은 객관적으로 시리아보다 더 나은 팀입니다. 운이 따라서 시리아를 이겼다는 것은 시리아보다 나은 팀을 상대로는 쉽지 않음을 인정한 것 밖에 되지 않는데 그것이 통역과정에서의 실수인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인터뷰 내용 그대로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슈틸리케의 거취에 대한 의견, 바람과 아쉬움

고집은 고립을 낳을수가 있습니다. 한국축구를 재정비할려면 여러각도에서 볼 수 있어야하고, 매일 올바른 질문을 하는것도 중요하며, 그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이겼으니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도 있고 중국-시리아전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없으니 바꿔야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분들이 의견을 물어봅니다.

솔직히 조심스럽습니다. 아마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축구협회와 슈틸리케 감독님이 아닐까요. 그분들이 결정하는 것에 대해 기다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염려를 피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팬들이나 외부인은 없는 사실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본 느낌 그대로 지금의 대표팀 그리고 월드컵 진출만이 아닌 그 이후 러시아월드컵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를 염려하는거니까요.

그저 저의 바람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저 팬의 입장에서 일관성 있고 납득이 되는 축구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선수선발에 있어서도 어떤 선수는 소속팀에서 주전이 아니라 안되고, 어떤 선수는 되고, 또 어떤 선수는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도 절대 안 되고, 다른 선수는 부진해도 뽑히면 일관성 없는 대표팀 선발에 있어서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뽑히지 않았지만 뽑힐만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과 코드가 맞지 않는 선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드만 맞춰 뽑았는데 좋은 경기력도 보이지 못하고 작전수행 역할도 하지 못한다면 선수선발에 객관성을 가진 선발에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본인의 선택카드와 선수의 경기력 발휘와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 누가 태클을 걸겠습니까.

얘기하자면 A선수와 B선수가 같은 팀에 있다면 많은 지도자들은 대부분 A선수를 주전으로 쓸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로 가진 재능은 다르죠. B선수 보다는 리그에서 A선수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준 선수고 현재의 활약도 더 나은 선수임을 모두가 압니다. 그런데 B선수가 나가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계속 주전으로 뛴다면 분명 책임은 감독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떠올려보면 2015년만 해도 슈틸리케 감독님은 정말 좋았습니다. 말 많고 탈 많던 대표팀을 이끌고 2015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을 시키며 온갖 칭찬을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현재 한국축구는 어떤 팀 컬러를 가지고 있는지요. 그건 슈틸리케 감독 본인이 잘 알지 않을까요. 정말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정체되고 퇴보하고 있었던것인지, 그때보다 나은 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요.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지 칼럼 : K리그 최다출전자(706경기)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김병지 前선수가 스포츠한국을 통해 칼럼을 연재합니다. 김병지 칼럼니스트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댓글이나 스포츠한국 SNS를 통해 남겨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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