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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칼럼] 김병지 “국민들이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없다”

안녕하세요. 김병지입니다.

10월 추석 연휴 막바지는 참 답답했습니다. 지난 7일 러시아전에서 2-4 참패를 당하면서 한국축구에 대한 걱정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10일 모로코전에서 1-3으로 패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저부터 "참,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연합뉴스 제공
▶안타까운 러시아전 ‘3분 2자책골’ 김주영…궁여지책 스리백의 결과

러시아전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수비수 김주영이 후반 10분과 12분 연속 자책골로 3분간 2자책골이라는 안타까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냉정히 말하면 자책골도 순간순간을 집중하고 있으면 줄일 수 있습니다. 자책골이 날만한 위치, 자세. 상황인식의 집중을 통해 피할 수 있는거죠.

사실 자책골 2골이 두드러졌지만 경기 막판 나온 네 번째 실점에서 김주영의 수비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김주영은 현저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분명 지적이 필요하고 김주영도 겸허하게 비판을 받아들여야하죠.

김주영과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경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최고참과 막내급 선수로 3년간 함께했고 지금은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주영이 그런 플레이를 할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더 안타깝습니다.

언론에서는 러시아-모로코전에서 활용한 스리백(3백)을 변형 스리백 전술이라고 하는데 저는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스리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K리거를 쓸 수 없고 측면에서 뛸 만한 선수들이 부상당한 가운데 짜낸 궁여지책이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전술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스리백은 3-5-2 아니면 3-4-3으로 단순한 전술과 안전한 경기운영을 하는게 장점입니다. 윙백은 위 아래로, 중앙 미드필더는 측면 커버를 겸하다보니 움직임이 제한됩니다.

그래도 수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지지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스리백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기는 측면에서부터 문제가 많이 생겨 답이 없었죠.

수비불안을 해결할 명확한 해답이 보이지 않기에 더 답답한 경기였습니다.

▶국민들의 기대가 사라져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굉장히 어려울 때 대표팀을 맡은 건 사실이고 9월 이란-우즈벡전을 통해 고비를 넘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가 더 힘들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골 넣고 이기는 대표팀을 바라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더라도 잘 뛰는 대표팀' ‘졌어도 잘했다’는 평가를 들어야하는데, 근래 보여줬던 평가전은 월드컵을 나갈 수 없는 수준의 축구라는 총평을 내며 격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 복귀 여론에 있어서도 러시아-모로코전에서 잘했다면 여론은 신태용호를 향해 믿어보자고 했을겁니다. 패했어도 희망을 심어줬다면 ‘앞으로 효과를 보겠구나’하며 믿어줄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여론이 기대치를 ‘0’으로 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국민들의 기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것은 월드컵에 나가서 보여줄 경쟁력이 없다는것이 모든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걸 반전시키지 못하는 이상 여론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신태용 감독은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 연합뉴스 제공
▶투지는 팀 전체가 함께 만드는 것

결국 반전을 보여주는건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몫입니다.

과거 한국대표팀의 투지, 루즈볼 상황에서 상대와 경합할 때 머리부터 들이밀며 버티던 모습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분이 많다고 합니다. 안정환도 해설 도중 “죽자 사자 뛰는 게 안 보인다”고 했는데 저 역시 그렇게 느꼈습니다. 루즈볼일 때 공을 우리가 잡으면 공격이고 놓치면 수비입니다.

이건 엄청난 차이입니다. 체력과 정신이 살아있고 반박자 빠른 반응으로 볼의 소유권을 가져 올 때 경기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한 명의 선수만 투지를 가진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는 팀에서 함께 몸 던지고 한 발 더 뛸 때 나오는 법이죠. 소위 ‘되는 팀’은 바로 그런 팀이죠. 2002 한일 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 대표팀이 그랬죠.

신태용 감독님도 걱정입니다. 이제 월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붙을 상대는 모두 강팀입니다. ‘져도 좋으니 내 축구를 한다’가 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철학이 담긴 축구 색깔 조직력을 갖추는데 시간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죠. 국가대표팀에 대한 눈높이도 맞춰야하는데 경기력으로 인해 여론이 신태용 감독을 흔들 수밖에 없습니다.

새 감독이 오면 선수들은 당연히 잘 따릅니다. 하지만 선수들도 사람인지라 결과가 나오지 않고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합니다. 이대로 몇 경기 더 어려움을 겪는다면 동요될 수 있고 감독 역시 여론을 버티기란 쉽지 않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월드컵 아시아 예선1.2차전 때 만해도 모두가 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워낙 약한 상대와 붙을 때 나온 ‘착시효과’일 뿐이었습니다.

대표팀의 조직력은 단숨에 맞춰지지 않습니다. 일단 자신의 축구를 하기보다 선수의 장,단점이라도 살리는 축구를 맞춰도 월드컵까지의 8개월은 시간이 부족합니다.

결국 향후 A매치에서는 월드컵을 나가서 보여줄 수 있는 경쟁력있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신 감독과 한국축구의 운명을 가를 요소가 될거라 봅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병지 칼럼 : K리그 최다출전자(706경기)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김병지 前선수는 스포츠한국을 통해 칼럼을 연재합니다. 김병지 칼럼니스트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댓글이나 스포츠한국 SNS를 통해 남겨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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