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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은 며느리, 가을볕은 딸 쬐인다는데…

전문가 "근거 있는 속담… 가을엔 여름에 쌓인 멜라닌이 피부 보호"
  • 가을은 여름 동안 쌓인 멜라닌이 자외선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때문에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를 생성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화창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려고 어머니와 집 인근 공원을 찾은 H(여ㆍ27)씨. 돗자리를 펼 자리를 물색하던 그는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였다. H씨는 "볕이 피부에 안 좋으니 그늘에 돗자리를 펴자"고 했지만 어머니는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양지에 돗자리를 펴자"고 했다. "그건 옛말일 뿐이지 과학적인 근거가 없잖아!"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니까?" 어머니와 몇 분간 더 승강이하던 H씨는 어머니 주장을 꺾고 음지에 돗자리를 펴는 데 성공했다. 돗자리에 앉아 공원을 둘러보던 H씨의 눈에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이 들어왔다. '엄마가 얘기한 속담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보다는 딸을 아끼고 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부간의 갈등을 미묘하게 드러내는 속담인 셈이다. 비슷한 속담도 있다. '봄볕에 거슬리면(그을면) 보던 님도 몰라본다.' 두 속담 모두 봄볕이 피부에 안 좋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 속담은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 정말 봄볕보다 가을볕이 건강에 좋은 걸까?

김태흥 피부과학 박사는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은 피부과 의사들도 자주 인용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속담"이라며 "이는 자외선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자외선은 가시광선의 일곱 가지 색(빨주노초파남보) 중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보다 파장이 짧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자외선은 오존층에서 한 번 걸러지고 산소를 비롯한 다른 기체 분자와 충돌하기에 지표면에 도달하기까지 조금씩 양이 줄어든다. 지표면에 도달한 자외선은 피부에 직접 작용하거나 눈이나 백사장 모래에 반사돼 피부나 눈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자외선은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해 당뇨, 고혈압, 비만 예방,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감소, 대장ㆍ유방ㆍ전립선암 감소, 골다공증 예방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미ㆍ주근깨, 일광화상, 일광노화, 피부암, 일부 혈액암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햇볕이 센 날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봄볕과 가을볕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봄철인 4월엔 자외선 보호 효과가 떨어집니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피부 속 멜라닌이 줄어 있기 때문이죠. 아직은 춥기 때문에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쬐려다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봄과는 달리 가을엔 여름 동안 쌓인 멜라닌이 피부를 보호합니다. 또 자기도 모르게 햇빛을 가리는 습관이 남아 있을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봄철엔 강한 자외선이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주고 가을철엔 자외선의 좋은 효과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D를 생성하려면 봄이든 가을이든 적당히 햇볕을 쫴야 한다. 어떻게 햇볕을 쫴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김 박사는 "춘ㆍ추분 기준으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낮에 햇볕을 15분 정도 쬐는 것이 좋다"면서 "체표면적의 30% 가량을 햇볕에 노출하는 방법으로 일광욕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타민D는 주로 파장대가 짧은 광선에 의해 생성된다"면서 "유리창을 투과한 햇빛은 효과가 없다"고 했다. 김 박사는 "적당한 햇볕을 쬐기 힘들다면 비타민D가 함유돼 있는 제재를 복용하거나 강한 햇볕에 말린 표고버섯, 목이버섯, 연어, 간유, 계란 노른자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보충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금연도 강조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 피부 손상을 막는 항산화제가 줄기 때문에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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