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집중취재] "밥 같이 먹자" 소셜다이닝 찾는 사람들

'1인 가구' 증가… '식사' 매개 소통
'1인 가구' 26%… SNS·전문업체 통해 소셜다이닝 확산
'밥 먹는 모임'에서 취미·관심 공유하며 다양하게 진화
  • 소셜다이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 방송화면
20, 30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낯선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소셜다이닝'이 유행하고 있다.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은 고대 그리스의 식사 문화인 '심포지온'에서 비롯된 것으로 식사를 매개로 모르는 사람과도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SNS와 전문 업체 등을 통해 이같은 소셜다이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개설된 소셜다이닝 플랫폼 '집밥'(www.zipbob.net)에서는 누구나 모임 페이지를 열고 모임 주제와 날짜·장소를 공지할 수 있다. 한 번에 모이는 인원은 주로 5~6명 정도며 모임 주최자가 5,000원 이상의 참가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공지를 접한 회원은 자신의 구미에 맞는 모임 주제, 참가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스스로 판단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다만 개인들이 개설하는 모임에 참가해 광고나 홍보를 하려는 사람들은 '삼진아웃' 조치를 당하게 된다.

모임의 주제는 다양하다. 처음에는 정말 '밥만 먹는 모임'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함께 식사를 함과 동시에 익스트림 스포츠 같은 취미활동을 즐기는 등 방식으로 진화했다. 주변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점심 모임, 함께 밥을 먹으면서 공부하는 '밥터디'(밥+스터디)에서 헌책방에서 함께 책을 읽는 독서모임, 빼빼로를 함께 만들어 먹는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있다.

집밥에 따르면 이 업체가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후 알선한 누적 모임수는 9,000여건, 주 평균 300~400개 모임이 생성되고 있다. 집밥은 회원들의 참가비에서 20% 정도를 수수료 개념으로 받는다. 집밥이 성공을 거두자 톡파티, 오늘의 약속 등 10여 개의 또다른 소셜다이닝 업체들도 등장했다. 전국 규모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소셜 다이닝 외에 아는 사람만 알고 가는 소규모 소셜 다이닝도 생겨났다. 뮤지션들의 비영리단체인 '아현동 쓰리룸'은 매주 목요일 저녁 동네 사람들이 모여 평범한 집밥을 먹는 소셜 다이닝 이벤트를 진행하며, 상수동의 브이맨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부정기적으로 '일요집밥'이라는 소셜다이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소셜 다이닝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적은 진입 장벽'에 있다. 박인 집밥 대표는 "1인 가구와 프리랜서들이 많아지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정기적으로 회비를 내거나 강제적·지속적으로 참여해야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적은 부담감을 갖고 편안하게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송길영 교수는 이를 정서적 요인과 기능적 요인의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송 교수는 "최근 단독 가구주가 늘어나면서 정서적으로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는 작업, 외로움을 해결하는 작업이 필요해진 가운데 소셜 다이닝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능적 요인에 대해서는 "문화적 변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개인의 생활이 분화돼 생긴 갭을 줄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아직까지도 한식집에서 찜 요리를 시키면 3~4인분이 기본으로 나오는 등 외식 문화의 변화가 크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가 분화되다 보니 소셜다이닝이 트렌드가 됐다고 본다"고도 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련 서비스가 인기를 얻게 됐다는 이야기다.

지난 3월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5.9%에 달하는 414만 명을 기록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라는 뜻이다. 소셜다이닝이 더욱 성행할 것이란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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