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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공공기관 연예인 홍보대사에 억대 연봉

홍보대사 임명에 국민 세금 70억 펑펑
  • 자료=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 제공
[동효정 기자] 모범 납세자상을 받은 송혜교가 탈세를 하고 법무부 홍보대사 박봄이 마약 일종인 암페타민 밀수 의혹을 받았으며 병무청 홍보대사로 위촉된 상추는 복무 중 퇴폐업소를 출입하는 등 공공기관에 홍보대사로 위촉된 연예인들이 물의를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예인들의 재능 기부나 다름 없게 느껴지는 공공기관 홍보대사가 이같은 사건에 연루될 때마다 많은 국민들의 허탈감은 그만큼 더 크다. 하지만 흔히 명예직으로 생각하기 쉬운 연예인들의 공익광고 출연이나 홍보대사 활동이 알고보면 고액을 받고 임하는 경우가 많아 또다른 논란 거리가 되고 있다.

24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실에 따르면 각 정부 부처들이 홍보대사를 임명하면서 국민 세금을 70억원 넘게 쓴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연예인은 기재부 복권위원회 홍보대사인 이승기로 6개월씩 1년간 5억7,000만원을 벌었다. 탤런트 조재현(4억9,500만원)과 임현식(4억8,000만원), 가수 김장훈(3억7,500만원), 걸그룹 원더걸스(3억7,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공영방송 KBS 소속 이정민, 조수빈 아나운서는 5년간 각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1억1,000만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7,500만원을 받았다. 연간 1억원 이상 보수를 받고 촬영을 하거나 위촉된 연예인 홍보대사만 해도 24명에 달했다.

각 기관이 2004년부터 올해까지 홍보대사에게 지급한 모델료는 70억3,380만원이었다.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곳으로 홍보대사 59명을 임명해 22억1,420만원을 지급했다. 국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홍보대사 4명에게 11억7,700만원, 농림축산식품부는 6명에게 10억1,800만원을 썼다. 대한주택보증 등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8곳이 8억110만원, 강원랜드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5곳이 5억3,660만원, 통계청 4억3,000만원,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 3곳이 2억980만원, 특허청 1억76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정부 기관에서 홍보대사로 연예인을 위촉할 때 이처럼 이른바 '몸값'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비를 결정할 때 임명 기관이 연예인의 소속사와 바로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대행사를 통해 대개 연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행사를 통해 연예인 쪽에서 제시를 하거나 인기나 지명도를 따져 위촉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무보수로 일하는 연예인이나 저명인사에게 오히려 '순수명예직 홍보대사'라는 말이 새로 붙을 정도다.

실제 법무부와 검찰청 통일부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21곳은 무보수로 홍보대사를 선임하고 있다. 문화재청이나 조달청은 아예 홍보대사를 뽑지 않았다. 이렇게 홍보대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보수나 소정의 답례만을 받고 활동한 연예인도 있다. 한국 장애인재단 홍보대사 안선영은 재능기부로 전시회 진행을 맡고 여러 기업에 직접 발로 뛰며 후원을 받아 내고 있다. 김구라는 김포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김포 금쌀을 1년에 한 번 받을 뿐이다.

김연아는 평창올림픽과 인천공항공사 등 10여개가 넘는 곳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위촉비를 받지 않았다. 홀트아동복지회 션 정혜영 부부도 10년 가까이 무보수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수 현숙도 치매 예방 홍보를 하며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고 안성기는 1980년대부터 유니세프의 각종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가 하면 친선대사에 임명돼 CF 무료출연, 각종 기금 모음행사 참석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계명대 진용주 교수가 지난 3월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4∼6월 전국 225개 조직, 기관, 행사추진위원회, 기업 등이 홍보대사를 위촉했고, 이는 3개월에 225명 이상으로 하루 평균 2.4명이라고 밝혔다. 1년에 1,000명에 달하는 수치다. 홍보대사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보다 홍보대사 직책을 연예인에게 위촉할 때에 명확한 기준 없이 무작위로 선정한다는 것이 문제다. 국민들은 평소에 보여지는 연예인의 성실하고 반듯한 이미지만 믿고 공익 광고 속 정부 기관을 동일시하며 신뢰하기 마련이다.

일반 사기업이 아닌 정부기관과 시민단체의 홍보대사는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며 대부분 명예직으로 공익성이 높다. 돈 보다는 명예나 참여만으로 의미를 둘 수 있지만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잘 나가는 연예인을 써야만 확실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고,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연예인의 입장에서도 활동비를 받고 임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참여하는 연예인들은 '홍보대사' 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 홍보업계 관계자는 "대중성과 TV나 영화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만을 활용한 홍보대사 정책이 이제는 바뀌어야할 때"라며 "잘못된 선정과 위촉비 등이 공개되면서 단순히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쉽지 않아졌으며 세수가 부족하다고 걱정하기 전에 정부 부처의 예산 낭비부터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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