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집중취재] '승승장구' 하는 웹소설

억대 스타작가 등장…드라마 제작까지
  • 네이버 웹소설 홈페이지와 최근 책으로 출간된 카카오페이지 인기 소설 '기생열전'.
[신수지 기자] ‘웹소설’은 작가가 웹(온라인)에 연재하고, 독자가 웹으로 소비하는 소설이다. 1990년대 온라인 게시판에 연재되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나 팬픽(팬 픽션의 줄임말로, 아이돌 가수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팬들이 쓰는 소설) 등의 장르소설들을 시초로 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인터넷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대표적인 것이 영화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견우84 작가의 ‘엽기적인 그녀’다. 이 작품은 1999년 8월부터 PC통신 나우누리 유머란에 연재됐다. ‘웹소설’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2013년 1월, 네이버에서 이 서비스를 포털 내에 출시하면서부터다.

웹소설 급격한 성장세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카카오, 문피아 등 웹소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최근 몇 년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업체는 네이버다. 최근 이 업체가 ‘네이버 웹소설’ 출시 2주년을 맞아 공개한 자사 웹소설 콘텐츠 현황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글을 올린 작가수는 6만 7,000여 명에 달한다. 작품수는 전년대비 115% 증가한 12만 3,000여 건이었다. 하루에 183명의 작가들이 약 340편의 작품을 올린 셈이다. 작품당 평균 조회수는 약 2,900만 회나 된다.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되는 작품들은 주로 무협, 미스테리, 로맨스, 판타지 등 장르소설이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네이버는 웹소설에 웹툰 형식을 접목시켰다. 극 전개에 따라 삽화가 들어가고, 주요 등장인물의 대화글 앞쪽에는 해당 인물의 얼굴이 작은 상자 형태로 만들어져 붙는다. 서비스 페이지 구성은 정해진 요일마다 연재소설이 올라오는 ‘요일별 웹소설’, 정식 연재작가가 되고 싶은 아마추어 웹소설 작가가 작품을 올리는 게시판인 ‘챌린지리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유명 작가가 아니더라도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 얼마든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웹소설 분야에서 네이버의 후발 주자인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는 인기 웹소설 작가들을 영입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최근 인기 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카카오페이지는 만화, 소설, 문화, 교육, 영상 등을 판매하는 모바일 콘텐츠몰로 지난해 4월 출시됐으나 웹소설·웹툰을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이전에는 이처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서비스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이외에도 조아라나 북팔, 문피아 등 다수의 웹소설 업체들이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중 2011년 설립된 웹소설 업체 북팔은 2014년 매출 35억원을 올렸으며, 2000년 온라인 소설 사이트로 창업한 조아라는 매출 기준 최근 3년 간 313% 성장했다. 업계는 지난 2013년까지 100억원 규모도 되지 않던 국내 웹소설 시장이 올해는 2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교사·대학생·주부까지…스타작가들 등장

네이버는 연재 작가들에 고료를 지급함과 동시에 아직 연재 페이지에 무료로 공개되지 않은 작품을 유료로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미리보기’ 방식을 도입, 웹소설에 최적화된 유료 모델을 안착시키는데 힘을 썼다. 그 결과, 네이버 웹소설의 2014년 매출은 2013년 대비 327%가 증가했다. 작년 12월에는 매출 1,000만 원을 넘은 작품이 11편을 기록했고, 한 달 간 총 매출은 4억 3,000만 원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수입이 대기업 회사원 연봉 수준을 넘는 스타 작가들도 등장했다. 종이책은 작가 인세가 10% 이하 수준이지만 전자책은 5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덕분에 일부 작가들은 미리보기 수입과 원고료를 합해 작년 한 해동안 약 2억 8,000만 원의 수익을 얻기도 했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린 작가도 7명이었다. 이들의 직업은 평범한 주부부터 20대 대학생, 교사 등으로 다양하다. '로맨스 소설계 스타’로 불리는 이지환 작가는 현직 중학교 교사이며, ‘구르미 그린 달빛’이라는 작품으로 스타 웹소설 작가 반열에 오른 윤이수 씨는 산후 우울증 극복을 위해 소설 연재를 시작한 경우다.

종이책·드라마로…OSMU 활발

웹소설이 인기를 끌자 이를 기반으로 한 원소스 멀티유즈(OSMU, 하나의 콘텐츠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문화산업의 마케팅 기법) 사례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 로맨스 소설 분야에서 큰 인기를 끈 소설 중 하나인 태상미 작가의 장편소설 ‘기생열전’은 최근 책으로 출간됐고, 인기 웹소설 ‘뱀파이어의 꽃’이 웹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이조영 작가의 ‘올드맨’은 MBC 드라마 ‘미스터 백’으로 변신해 호평을 받았다. 윤이수 작가의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웹소설들도 현재 드라마화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책은 독자들에게 콘텐츠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상태이므로 실패할 확률이 적다"며 "앞으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그는 "일반 TV 공모전에 비해 웹소설을 통한 드라마 진출은 재능 있는 신인 작가들에게도 유리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모바일 시장에 최적화된 웹소설, 우려 목소리도

웹소설은 커져가는 모바일 시장에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주로 흐름이 짧고 전개가 빨라 지하철 등에서 이동 중 보기 편하기 때문이다. 작가층도 다양한 나이대와 직업을 가진 이들로 넓기 때문에 여러 독자들을 사로잡기 유리하다.

신인 작가들이나 출판사들 입장에서도 웹소설은 매력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글을 공개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었지만, 웹소설을 통해 이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가 생겼다"면서 "출판사 입장에서도 기성 작가나 투고 원고만 기다릴 필요없이 언제든지 수많은 작품들을 검토하고, 그 중 출판 가능한 원고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웹소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웹소설 중에서는 무거운 내용의 글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이 장르 소설인데다 독자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없다' 정도로만 나뉘는 편이다"라면서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젊은이들이 더욱 가벼운 사고만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6월 제2830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