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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감춰진 진실 밝히는 디지털포렌식…성완종 리스트로 관심高

세월호 사건·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에 중요한 역할
공공업체뿐 아니라 사설업체 수도 많아
[이민형 기자]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이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s)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USB, 휴대전화 기록부터 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삭제된 데이터를 복원해 필요한 법적 증거 자료를 찾아내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과거의 디지털포렌식은 해킹이나 바이러스 유포, 피싱, 인터넷사기 등 인터넷 범죄 수사에 활용되는 것에 그쳤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포렌식을 통한 디지털 증거의 확보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디지털포렌식은 선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고 해역에서 발견한 휴대폰에서 사고 당일 오전 9시25분께 학생들이 보낸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는데 계속 가만있으래"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복원돼 증거로 사용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재력가 송모(68) 씨가 살해사건 수사에도 이같은 기법이 도입됐다. 검찰은 범인 팽모(44) 씨를 사주한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을 구속 기소하기 위해 팽 씨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결정적 증거로 내세웠다. 검찰은 '오늘 안 되면 내일 할 거고 내일 안 되면 모레 할 거고 어떻게든 할 거니까 초조해하지 마라', '만약 들통 나면 넌 빠지는 거다' 등 김 전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유력한 정황 증거를 디지털포렌식 기술로 찾아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의 휴대폰을 복원해 이 밖에 많은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만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송 씨로부터 수억 원의 로비 자금을 받았던 김 전 의원은 "금품 수수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압박을 받자 팽 씨를 시켜 송 씨를 살해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 받았다.

이상진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장 "디지털포렌식은 암호가 걸린 엑셀을 열어 기업의 비자금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고 각종 범죄나 사건?사고를 해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제 디지털포렌식 없는 사건 조사는 상상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디지털포렌식은 국내에 2000년대에 들어왔다. 2008년 검찰이 산하에 디지털포렌식센터(Digital Forensic Center DFC) 문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DFC는 마약분석 등의 법화학, 감정, 심리, 영상 분석 등을 담당하는 '과학수사담당관실'과 디지털 저장장치 등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수사담당관실', DNA를 다루는 'DNA수사담당관실'과 '사이버범죄수사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검찰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수요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부산고검 등에 이어 지난해 서울고검, 서울남부지검, 창원지검에 디지털포렌식팀을 추가로 만들기도 했다. 디지털포렌식은 공공업체뿐 아니라 사설업체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위임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누군가의 컴퓨터나 휴대전화 기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상진 학회장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국내 디지털포렌식 기술이 해외에 비해 뒤처질지 몰라도 분석하는 기술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나 국제사법재판소 등에 국내 인력이 파견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포렌식 기술이 진화하면서 안티포렌식 행위 역시 증가하고 있다. 범죄가 종료되면 사용하던 디지털 기기의 모든 정보를 삭제한다든가 디지털 데이터를 위조하는 식이다. 자칫 디지털포렌식 기술은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기도 한다. 컴퓨터에 암호를 적용하는가 하면, 강력한 보안 기능을 가진 해외 메신저를 이용하면서도 자신의 파일이나 대화 내용이 감시당할까봐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상진 학회장은 "현재 디지털포렌식 기술로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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