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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게 인분 먹인 교수 구속…수년간 '현대판 노예'처럼 가혹행위

  • 사진=유토이미지
[김소희 기자] 자신이 대표를 맡은 디자인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킨 제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로 수년간 가혹 행위를 일삼은 50대 대학 교수가 구속됐다. 경기 성남 중원경찰서는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경기도 모 대학교 교수 A(5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가혹 행위에 가담한 A씨의 제자 B(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C(26·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3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D(29)씨를 수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5년 D씨는 대학교 입학 후 디자인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A씨가 2010년 “내 사무실에서 일해보라”고 말해 함께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A씨는 D씨를 취업시킨 뒤 D씨가 일을 잘 못 해 실수를 저지르거나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질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고성이었던 것이 욕설로 바뀌었고, 급기야 2013년 3월부터는 폭행이 시작됐다.

A씨는 D씨를 수시로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고, D씨가 입원해 수술을 받게 되자 더는 물리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40여 차례에 걸쳐 호신용 스프레이를 얼굴에 쏘아 화상을 입혔다. 겨자 농축액이 든 스프레이는 군대 때 겪었던 화생방보다 견디기 힘들었다는 게 D씨의 전언이다. 또 인분을 모아 10여 차례에 걸쳐 강제로 먹게도 했다. 이같은 폭력 행위에 B C씨 등도 가세했다.

이들은 D씨를 3일씩 굶기며 "업무 성과가 나오면 먹으라"고 했고, 2∼3일씩 잠을 재우지 않은 것도 부지기수였다. A씨는 외출 중일 때 카카오톡 단체방에 "쓰싸(슬리퍼로 따귀) ○○대" 라는 식으로 B씨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으며,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혹 행위가 심해질수록 월급도 줄었다. 처음엔 100만원 가량 되던 것이 점점 줄어 30만원 선이 됐고, 이마저도 최근엔 받지 못했다. 최근 1년 사이에는 명절 외엔 사무실 밖에 못 나가게 감금하기도 했다.

D씨는 디자인 분야 권위자인 A씨가 과거 제자를 지방 모 대학에 교수로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을 보고, 자신도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엽기적인 A씨의 가혹 행위를 참아왔다. 하지만 심한 가혹 행위가 계속돼 D씨가 도망치려 했더니 A씨는 D씨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려고 "너의 실수로 회사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20여 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의 채무이행각서를 쓰게 한 뒤 변호사를 통해 공증까지 받았다.

D씨는 “돈으로 옭아매고 ‘도망가면 아킬레스건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해 사무실에 감금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2년간의 내 인생은 그야말로 노예같은 삶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 D씨 휴대전화 등에 남아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해 A씨 등의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에서 A씨는 처음엔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제시되자 "잘못했다. 선처를 바란다"며 법원에 1억여 원을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교육부 산하 기관이 지원하는 학술지 지원사업에 허위 견적서를 제출, 3,300만 원의 정부 출연금을 편취하고(사기), 법인 자금 1억여 원을 횡령한(업무상 횡령)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한편 A씨가 소속된 대학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친 뒤 A 교수에 대한 거취 문제는 교수인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씨의 심리상담을 담당한 상담사는 “D씨는 장기간에 걸친 폭력과 가혹 행위로 인해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보였고, 자존감이 매우 낮은 상태였다. 앞으로 지속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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