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강용석 저격에 '1억 소송'강 변호사 4년 간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제기박 시장 "검찰, 법원서 병역비리 의혹 허위 판단"강 변호사 과거 발목… 박 시장 승소 가능성 우세

지난 1월 30일 서울시청 앞에서 나라사랑어머니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의 아들 주신씨의 공개 신체검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난 6일 장남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2012년 이후 4년째 의혹을 제기해 온 강 변호사를 상대로 박 시장이 법적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는 이틀 뒤인 지난 8일 "(박)주신씨가 재판에 출석하고 병역비리가 아닌 게 드러나면 소송할 것도 없이 박 시장에게 바로 1억원을 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저격수' 강 변호사와 '고소왕'을 고소한 박원순 시장의 그간 악연과 소송 전망을 살펴봤다.

박원순 아들 신검 조작 의혹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월 11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에서 전파를 탄 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강 변호사는 메르스 사태로 당시 박 시장이 긴급 심야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 "왜 긴급기자회견이 하필 6월 4일이었느냐를 주목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변호사는 "그날 재판이 하나 열렸는데 박 시장 아들 주신씨를 데려다가 치과 엑스레이와 MRI를 재촬영하고자 했다. 치아 사진이 입대할 때 사진과 이후 사진이 다르다는 거다"며 "그날 재판이 있었고, 그게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니 덮기 위해 확 질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변호사는 2012년 18대 국회 당시 의원직을 담보로 걸고 박주신씨의 병역의혹 및 공개 신체검사를 제안한 바 있다. 박씨가 가짜 MRI를 통해 현역에서 4급 공익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에 박주신씨는 2012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신체검사를 받았고, 병원 측은 MRI 판독 결과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강 변호사는 결과 발표 직후 사퇴했으나 올 6월 한 인터뷰에서 "분위기에 떠밀려 사퇴 선언했던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 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는 박원순 시장의 고발로 지난해 11월 기소된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7명 중 1명의 변호를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주신씨의 대리 신체검사 의혹을 주장했다.

피고발인들은 MRI를 통해 드러나는 피검사자의 신체나이에 주목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한 MRI 속 골수상태로 파악했을 때 적색조혈골수와 지방골수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는 점에서 피검사자는 '최소 35세 이상'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박주신씨는 올해 29세다.

강 변호사 또한 공개 신체검사 결과가 조작됐다고 확신하는 상황이다. 강 변호사는 지난 9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MRI를 비교해 보면 상식적으로 다르다. 주변 의사들도 다른 사람이라는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허위 사실"vs"본인이 의혹 풀라"

강용석 변호사
지난 8일 박원순 시장이 이틀 앞서 에게 1억 100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법조계 인사들 사이에서 오갔다. 확인 결과 박 시장은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도 강 변호사를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시장은 소장을 통해 "가 나와 아들이 병역비리를 자행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피했다는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며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은 검찰, 법원 등이 일관되게 허위라고 판단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의 명예·인격적 침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양요안)에 배당돼 있으며 재판부는 박주신씨에게 오는 20일 열리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박원순 시장은 박씨의 출석이 꼭 필요한지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변호사는 지난 9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주신씨 주소를 박원순 시장이 안 내준다"며 박씨의 출석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또한 강 변호사는 "이 내용을 (박)주신씨도 보고 있을 테니 그날 나와서 본인이 의혹을 풀라"며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덧붙여 "통장도 가지고 나왔다"며 1억 100원이 입금된 계좌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시장과 강 변호사의 소송전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선은 극명하게 양분되고 있다. 대다수는 강 변호사가 의원직을 내걸고 병역의혹을 제기했으나 스스로 사퇴했던 과거로 인해 강 변호사의 주장이 신뢰성을 잃었다고 전했다.

반면 강 변호사의 승소를 예상하는 측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재판부가 강 변호사의 주장을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인정할 경우 강 변호사 측의 손을 들어줄 것이며 남은 재판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주간한국>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가 적시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는 이유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만 의 행적을 보아 본인이 병역비리를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것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가 진실이라고 믿은 이유가 재판부에서 인정받기 어려워 박원순 시장 측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