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란의 바다'에 칼을 대다회원 수 100만 명의 국내 최대 음란 포털도 넘은 불법 성 관련 내용 적나라해항의 여론에 경찰 수사 나서… 폐쇄도 추진소라넷 측 '헌법상 행복추구권 존중해 달라"

불법 음란 사이트 '소라넷'에 대한 폐쇄와 처벌 여론이 거세지며 경찰이 수사 착수에 나섰다. 회원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소라넷에는 지난 16년간 약 4만여 건의 몰카 동영상이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강간 모의, 스와핑, 단체 성행위, 변태 성행위 등이 성행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소라넷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운영자를 추적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 '소라넷'

경찰은 국내 최대의 음란 사이트 '소라넷'의 운영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소라넷은 1999년을 전후로 만들어져 16년째 운영 중이다. 정상적인 경로로 접속할 수 없음에도 현재 회원 수가 1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초기에는 음담패설이나 노출 사진을 주고받다가 2000년대 초반 운영진이 "국내 최초 성인포털사이트를 만들겠다"며 사이트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경찰은 2004년 6월 운영 총책임자를 포함한 운영진 63명을 입건하며 대대적 단속을 벌였지만, 이후에도 사이트는 계속해서 운영됐다. 통신심의위원회는 수차례 소라넷 삭제를 시도했지만 소라넷은 해외에 서버를 두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단속망을 피했다. 국내에서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면 새로운 주소로 사이트를 만들어 이를 SNS를 통해 이용자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았다.

소라넷에 게재된 글 중 불법유흥업소 정보나 나체 사진을 공유하는 불법 행위나,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몰카'는 가벼운 축에 속했다. 소라넷 이용자들은 사이트를 통해 실제로 만나 원조교제, 불륜, 스와핑, 단체 성행위, 변태 성행위 등을 일삼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처럼 위험성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누리꾼들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라넷 폐지 청원 서명운동'을 시작하자 지난달 30일 소라넷이 일부 게시판 폐쇄를 선언하고 나섰다. 소라넷 운영자는 "회원의 자발적인 신고에만 기반을 둬 운영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는 폐지하고 능동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서비스만 운영하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소라넷은 폐쇄와 재운영을 반복해 왔다"며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이전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성년 스와핑, 강간 모의하는 소라넷

소라넷에 게재된 각종 게시물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단순 음란물 수준을 넘어서 강력범죄 수준의 사진이 게시돼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술을 마신 후 의식이 없는 여성의 나체와 얼굴을 공개한 게시물뿐만 아니라 여성의 주요 부위에 라이터나 식칼 등을 삽입한 사진까지 무분별하게 게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미성년 스와핑, 미성년 성매매 등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각종 성범죄의 온상이었다.

지난 10월 16일 서울북부지법은 대학생 유모(25)씨를 아동ㆍ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씨는 지난해 7월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중학생 A양에게 치킨과 피자 등을 사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라넷에서 알게 된 남성과 '스와핑'을 하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다. 유씨는 15살도 채 되지 않은 A양에게 총 두 차례에 걸쳐 스와핑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라넷에서는 불법 성매매 알선이 빈번하게 이뤄지며 성매매 후기 글도 다수 게시되고 있었다. 백모(31)씨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8월까지 소라넷 사이트를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소라넷 이용자들은 9만~12만 원을 대가로 지급했고 백씨는 성매매 여성들을 상대로 면접을 빙자해 자신과 성관계를 맺을 것을 강요해 성매매처벌법상 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기소됐다.

소라넷의 '페티쉬 훔쳐보기' 게시판은 은 '몰카'의 천국이었다. 일반인의 다리 등 특정부위나 여자친구나 부인, 여동생 등의 나체를 촬영한 사진, 일반인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게시되고 있었다. 사진을 게시하며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30일달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에는 과거 한 소라넷 회원이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회원과 함께 여자친구 강간을 모의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소라넷 회원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며 의료계에 종사 중인 다른 회원에게 여자친구를 데려갔다. 소라넷 회원은 "건강 검진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흥분을 시킨 뒤 가능하다면 삽입도 하라고 허락했다"며 "자신은 몰래 사진을 찍었다"고 말하며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했다. 이어 "다른 남자가 내 여자친구를 만지니 보는 내가 더 흥분됐다"며 "이번에는 실패했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혹시 마사지시술소나 산부인과 등 병원을 운영하시는 분 있으시면 쪽지 달라"고 덧붙였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범행을 모의하고 시행한 소라넷 회원의 인증 글에 소라넷이 빨리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이트 일망타진 위해 소라넷 운영진 수사

경찰은 지난달 25일 소라넷에 대해 수사를 벌이며 이 사이트의 폐쇄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실에 따르면 강신명 경찰청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소라넷에 대해) 현재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에 소라넷 측은 서버가 있는 미국의 법을 준수하고 있고, 사이트 폐쇄는 행복추구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소라넷 회원은 성인물을 보는 것이 '알 권리이자 볼 권리'라며 소라넷 폐쇄가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라넷은 미국 법과 성인물 관련 규제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소라넷 수사에 대해 반발했다.

그러나 법조계 관계자들은 소라넷 내의 게시물에 불법성이 다분해 수사를 피해갈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몰래카메라로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고 이를 게시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엄격히 금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 청장은 "이번에는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서버가 있는) 미국 측과 협의해 사이트 폐쇄를 검토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사이트가 폐쇄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미국 측과 원칙적인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진 의원은 특히 "강 청장에게 '소라넷을 폐쇄해 달라'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누리꾼이 7만 명이 넘었다"고 말하며 "소라넷에서 공유되는 여성에 대한 몰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5월부터 소라넷에 대한 수사를 벌여 이 사이트에 음란 동영상 600여 건을 올린 안모(37)씨 등 회원 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최근에는 사이트 일망타진을 위해 소라넷 운영진에 대한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 청장은 "소라넷 이외에도 다른 음란사이트에 대해서도 폭넓은 모니터링을 통해 수사와 폐쇄 조치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정 인턴기자 mj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