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가수 나훈아 세 번째 이혼 위기

'혼인 파탄' 쟁점…나씨 "이혼 못해"
미국에서 이미 이혼한 사이, 한국 법원에서는 이혼 인정 안 된 상태
나훈아 "이혼 의사 없다" vs 부인 정씨 "이혼 의지 확고"
  • 지난 2008년 1월 가수 나훈아가 괴소문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이야기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ㆍ64)가 아내의 이혼 요청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부인 정수경(53) 씨는 가정 파탄으로 인한 이혼의 불가피함을 호소했다. 이혼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을 통한 재판상 이혼 절차에 들어간 나씨 측은 지난 4일 "혼인이 파탄 났다"는 부인 정씨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정씨 측은 "더는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혼을 요구했다. 나훈아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고, 대리인은 "결혼은 파탄상태가 아니며 나훈아에게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고수했다. 나훈아 측이 이혼을 거부하는 것은 저작권료와 이혼 후 의지할 곳이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2011년에도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 판결로 인해 패소했음에도 1년 후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혼인 파탄 났다"vs "이혼 의사 없다"

이혼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을 통한 재판상 이혼 절차에 들어간 가수 나훈아와 부인 정수경(53) 씨는 지난 4일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 대한 첫 변론에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수원지법 여주지원 가사1단독 최상수 판사 심리로 열린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첫 공판에서 나씨를 대신해 출석한 변호인은 "원고가 첫 소송이 기각된 이후 달라진 게 없는데 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인 정씨는 2011년 "나씨가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불륜을 저질렀다"며 이혼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은 2013년 9월 "두 사람이 장기간 별거 중이지만 혼인관계가 파탄났다고 보기 어렵고 나씨의 부정행위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나씨는 변호인을 통해 대법원의 기각 결정 이후 정씨가 혼인파탄을 이유로 다시 소송을 제기한 지난해 10월까지 1년여 동안 두 사람 사이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첫 번째 이혼소송 기각 사유에 비춰보면 나씨 측 주장은 현재 상황도 '혼인파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씨 측 변호인은 "피고는 조정 과정에서도 강압적 대화만 할 뿐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혼인파탄을 주장했다. 법정에 나온 정씨도 "소송을 진행하면서 그 사람이 저와 같이 살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며 "이혼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최 판사는 "양측이 조금 더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눌 것을 권유한다"며 내년 2월 5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나씨 부부는 지난 8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조정기일을 가졌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세 번째 결혼, 이혼 될까

나훈아는 앞서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다. 1973년 첫 번째 부인 이숙희 씨와 결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했다. 이어 1976년 두 번째 부인인 배우 김지미씨와 결혼했지만 6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그리고 현재 부인 정수경 씨와 3번째 이혼을 앞두고 있다.

한국 법원에서는 정씨의 이혼 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여전히 나씨와 정씨는 법적으로 부부이지만 미국에선 2010년에 이미 이혼이 성립됐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배우자와 1년이 넘게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유기'로 보고 이혼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아들의 도움으로 이혼 소송을 시작한 정씨는 6개월여 만에 미국 법원으로부터 이혼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국은 '유책주의'로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 났을지라도 한쪽 배우자의 명백한 잘못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이혼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2011년 8월 정씨는 "나씨가 다른 여자와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3년이 넘도록 연락도 없었다. 생활비도 전혀 주지 않으면서 가족을 내팽개쳤다"며 나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나씨의 손을 들어주며 "나씨가 이혼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혔고 아내와 함께 귀국해 여생을 보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주장한 불륜에 대해 소문에 불과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패소했던 정씨는 1년 후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사유도 3년 이혼 소송 때와 같다. 정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훈아와)연락이 안 되고, 소재가 불분명하고 이렇게 무늬로만 사는 부부는 (부부가) 아니다. 혼자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어 "앞으로 나만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 측 변호사는 작년 10월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씨가 지난 주말에 귀국하며 나훈아 측에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 달라고 연락했지만 나오지 않았고 지난 월요일에 정 씨가 직접 나훈아를 찾아갔지만, 이번에도 만날 수 없었다"며 "지난 1년 사이 한 번 짧게 만난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지속해서 연락하는 등 노력했지만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 씨는 편지도 여러 차례 보냈지만 아무런 답도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두 사람의 사이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씨의 칩거는 이혼소송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으로부터 패소 판결을 받은 정씨는 나씨와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려 했지만 여전히 만나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지난봄 양평 사무실에서 나훈아를 짧게 만났다. 그리고 두 통의 편지를 받은 게 전부다"며 "부부라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연락처와 주소는 양평 사무실뿐이다. 아무리 전화를 하고 편지를 해도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나씨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서도 왜 이혼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됐다. 이때 나씨의 '저작권료'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씨의 변호를 맡는 법무법인 윈 측은 지난 2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나훈아가 월 5000만 원 가량의 저작권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원에 사실 조회를 의뢰한 후 저작권 수입과 관련한 재산 분할 내용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윈 측은 "여러 자료를 취합한 결과 나훈아의 한 해 저작권료 수입이 4억~5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저작권이 재산 분할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정 씨는 위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혼인이 파탄 났기 때문에 이혼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자녀를 키우기 위한 정당한 재산분할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씨 측이 "부부로서 가정생활에 협조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남편이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산분할과 관련해 나씨의 주 수입원인 저작권료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씨는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지금처럼 살 거라면 이젠 이혼해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혼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 1년여 동안 나씨가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정씨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번 이혼 소송에서는 또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어 향후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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