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피소 넥센 이장석 대표 “정면돌파 할 것”

프로야구단 넥센히어로즈가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야구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찰이 사기 혐의로 피소된 프로야구 넥센의 구단주 이장석(50)씨를 출국 금지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횡령 혐의로 고소된 이씨를 지난달 20일 출국 금지시켰다.

이 때 재미동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은 “이 대표가 지분 40%를 주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에 대해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고 곧바로 출금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홍 회장은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받는 조건으로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분을 받지 못했다며 이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20억원의 성격을 놓고 이씨는 단순 대여금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홍 회장 측은 지분 양수를 전제로 한 투자였다고 맞서서 지분양도를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2012년 12월 대한상사중재원은 넥센이 제기한 홍 회장의 주주 지위 부인 중재신청에 대해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하라”며 각하 판정을 내렸다.

넥센은 이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법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넥센 측은 항소했으나 판결을 1주일여 앞두고 취하해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주식 양도가 이행되지 않자 최근의 고소까지 이른 것이다.

검찰은 이씨의 사기 혐의 외에 횡령ㆍ배임 혐의도 함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야구장 내 입점 매장 보증금을 개인 계좌로 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홍 회장을 고소인 신분으로, 넥센 전직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이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야구단의 주주 지위를 둘러싸고 지난 2012년부터 지속돼 온 회사 측과 홍 회장 사이의 법적 분쟁은 홍 회장의 전부 승소로 종결됐다.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대한상사중재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홍 회장 전부 승소 판정 및 판결에 이어 2014년 8월 28일 서울히어로즈가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 선고 직전에 자진해서 항소를 취하해 이같이 최종 결정됐다고 전했다.

홍 회장 측의 전부 승소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서울히어로즈는 홍 회장에게 회사 발행의 액면금 5000원인 기명식 보통주식 16만 4000주와 중재비용 및 소송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이 분쟁은 홍 회장이 히어로즈 야구단 창단 당시인 지난 2008년 서울히어로즈 측에 투자한 20억 원을 두고 서울히어로즈가 해당 금액을 투자금이 아닌 단순한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며 2012년 5월 홍 회장의 주주 지위를 부인하는 상사중재신청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2년 12월 대한상사중재원은 서울히어로즈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오히려 회사 주식 40%의 양도를 구하는 홍 회장의 반대신청을 전부 받아들였다. 서울히어로즈가 이장석 대표를 통해 홍 회장으로부터 지급 받은 금액은 서울히어로즈의 40%의 지분 보장을 전제로 한 투자금이었으므로 투자 계약에서 약속한대로 전체 발행 주식의 40%에 달하는 지분을 홍 회장에게 양도하고, 중재 절차에서 발생한 비용도 서울히어로즈가 모두 부담할 것을 명하는 중재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히어로즈는 중재판정을 자진해서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홍 회장은 지난해 2월 중재사건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을 다시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중재판정의 집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후 1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서울히어로즈 측이 판결 확정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뜻을 계속 밝히고 있어 판결의 집행을 둘러싼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홍 회장은 “이장석 대표가 자금난에 시달리던 야구단 인수 당시에 지분 40%의 대가로 투자를 받았으면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도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회장은 “서울히어로즈의 주주가 된 이후에 넥센히어로즈의 경영에 간섭할 생각은 전혀 없고, 미국에 있더라도 넥센히어로즈 야구단의 발전에 최대한 협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씨 측은 “홍 회장과 합의하거나 구단 운영과 관련해 어떠한 상의를 할 뜻이 전혀 없다”며 “이미 사안이 여기까지 온 이상 법의 판단을 끝까지 받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