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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총장 수난시대' 교육부 책임?…총장부재 대학도 넘쳐나

인하대 1인시위 52일째, 이화여대는 1만여명 대규모 시위도..
경북대 총장 공석 2년째, 공주대는 30개월동안 총장 부재사태
  • 인하대 한 학생이 대학당국의 독단적 운영을 멈춰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인하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송찬영 교육환경전문기자] 지성의 상징인 대학 총장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상아탑의 권위를 대표하는 대학총장이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로부터도 총장 사퇴 요구를 받는가 하면, 교육부와 갈등으로 무려 2년 넘게 총장 자리가 공석인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인하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가 11일 현재 52일 째 단식 및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현 최순자 총장이 교육부의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프라임) 사업과 평생교육단과대 사업, 송도캠퍼스 추진과정에서 학생들의 입장을 철저히 배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타 대학과의 ‘선정경쟁’이라는 이유로 구성원들에게 내용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논의와 합의 없이 밀어붙이기식의 추진을 해왔다”고 총장과 학교당국을 싸잡아 비판했다.

최근 대학 내 공권력 투입과 교육부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철회로 주목받고 있는 이화여대는 10일 밤 재학생 동문 1만 여 명(경찰추산 3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장사퇴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정부 재정지원 사업 추진과정에서 일방적인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총장이 사퇴로 책임지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6월 27일 오후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이하 프라임 사업) 출범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아예 총장이 부재중인 대학도 적지 않다. 경북대, 공주대, 전주교대, 한국방송대, 한국해양대 상지대 등의 대학들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공주대는 30개월, 경북대는 2년째, 전주교대는 18개월째 총장직무 대행 체제다.

상지대는 1994년 재단 비리로 물러났던 김문기 전 총장이 2014년 복귀했지만 다시 비위 사실이 확인돼 해임됐다.

경북대를 비롯해 '총장부재 대학'의 오명을 안게 된 국립대학들은 구성원이 뽑아 추천한 총장 후보를 교육부가 인정하지 않아 이같은 사태가 빚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경북대, 공주대, 전주교대, 한국방송통신대 당사자들은 교육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 중이다.

특히 경북대는 지난 8일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존 교육부에 1, 2위로 추천했던 김사열 교수와 김상동 교수를 재추천하기로 결정하는 등 여전히 교육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학 총장의 잇단 수난과 관련해 사회적 요구에 따른 대학의 변신이 요구되고 있으나 아직 변화의 아픔을 나누려는 구성원간의 합의 정신과 문화가 이같은 요구를 따라가지 못해 갈등이 커지면서 대학총장 문제로 불거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을 논의의 대상이 아닌 통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구습이 아직도 교수들과 학교 당국에 남아 있기 때문에 교수나 총장과 학생간 대결구도가 빚어지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하대 총학생회 폐이스 북에는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몇 일째 총장님을 뵙지 못했다. 총장님을 뵙지 못한 날이면 정말 궁금하고 불안하다. 우리 학생들 모르게 또 중차대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인희 건국대 교수는 “일본과 중국에 끼인 우리 산업의 현실, 청년실업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 대한 사회의 변화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대학이 이를 외면하기는 힘들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학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서는 성공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대만의 경우 우리처럼 학생수와 재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학의 3주체 중 학생을 피교육자가 아닌 고객, 그 이상의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학생을 설득의 대상이 아닌 협의하고 소통하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장 수난과 최근의 대학 혼란 사태의 공통적 배경으로 정책당국인 교육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대학을 향해 재정지원과 법률적 권한이라는 당근과 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교육부가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국립대 교수협의회 소속 한 교수는 “최근 대학에서 총장 공석과 학생들의 총장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을 계속 좌지우지 하고 주무르려는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에 기인한다”면서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그것도 여러개 대학에서, 구성원이 합의해 추천한 총장 후보를 구성원이 납득하지 못할 이유를 내세우며 선임을 미뤄 장기간 총장 공백이 생기는 것은 한마디로 교육부의 오만과 독단이 근본 원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결자자해지 차원에서라도 교육부가 '총장부재대학'들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특단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대학 구성원들의 바람이 언제쯤 현실화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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