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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엘시티 이영복, 독산동 부지로 ‘사기 행각’ 펼쳤나

이영복, 원 매수자 속여 막대한 시세차익 얻은 정황… 8년간 법정 싸움 이어가

이영복, 토지 계약하며 ‘공공사업목적’ 조항 떠넘긴 숨겨진 목적 있어

제보자 “‘이영복의 약속과 다르게’ 징발 부지, 도시계획시설로 변경” 주장

5만 7000평 토지 전체를 가지기 위한 꾸며낸 ‘권리포기각서’ 의혹

피해자 “‘로비스트’ 이영복 아닌, ‘심적·경제적 피해 끼친’ 인물로도 재조명해야”


  •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과거 독산동 도하부대 토지를 이전시키며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
부산시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LCT)’ 개발 비리로 구속된 이영복(66) 청안건설 회장은 정관계 로비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사기를 저질러 다수에게 경제적 피해를 끼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주간한국> 제2658호에서 서울시 독산동 군부대 부지의 용도변경 로비 의혹을 다룬 보도의 취재에 응해준 제보자 A씨 등으로부터였다. A씨는 이영복 회장의 과거 비리 의혹에 대한 증거 그리고 관련자들과의 계약서 및 녹취 자료 등을 모아왔고, 그가 독산동 도하부대 용도변경을 위해 당시 정치권·국방부 등에 입김을 넣었다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근거자료를 제시했다. 특히 A씨는 이영복 회장이 단순한 ‘로비스트’ 또는 ‘토지 용도변경의 귀재’가 아닌, 누군가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끼치며 천문학적 수익을 챙겼다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제보자 A씨의 삼촌인 송 모씨와 그의 지인 이 모씨는 지난 1983년 4월 군사상 목적으로 징발돼 도하부대가 위치해 있던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일대 토지에 대한 환매권을 삼양사로부터 양도받았다. 이 환매권은 유가증권의 상환기간이 만료돼 수의계약권으로 변경됐다.

이어 1996년 11월 이영복 회장이 두 사람에게 나타나 김영삼 정권 실세에 로비해 부산 다대·만덕지구의 자연녹지 20만평의 용도변경을 이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육군 도하부대를 2년 만에 철수시킬 수 있다고 약속했다.

대신 이 회장은 이들이 소유한 징발 토지 5만 7000평의 수의계약권 중 3만 5000평에 대한 권리를 자신에게 평당 40만원에 양도할 것을 요구했다. 송씨와 이씨는 이를 받아들여 계약이 성사됐다.

  • 송씨, 이씨 그리고 이영복이 맺은 계약서. (사진=한민철 기자)
세 사람의 직인이 찍힌 당시 계약서의 제6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제시돼 있었다. 이는 이영복 회장이 요구해 포함시킨 면적변경에 따른 조정에 관한 조항으로 ‘갑(송씨·이씨)과 을(이영복)이 계약을 체결한 후 갑 또는 을의 권리에 속하는 면적 중 일부가 공공사업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그에 상당하는 면적을 갑의 지분에서 할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쉽게 말해 징발 토지 일부가 향후 공공사업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이를 이 회장 지분이 아닌 송씨와 이씨가 수의계약권 지분을 가지고 있던 토지에서 부담한다는 의미였다.

A씨는 계약조항 내 ‘공공사업목적’이라는 용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래 공공사업목적이라는 용어는 ‘징발 재산정리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하 징특법)’ 제20조의 2에 나온 것으로, 여기서는 ‘매각대상재산이 공공사업지역에 편입돼 다른 법률에서 그 공공사업목적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의 처분을 제한하는 경우, 국가는 피징발자 또는 그 상속인에게 매각하지 아니하고 당해 공공사업 시행자에게 이를 매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독산동을 관할하는 행정관청이 해당 징발 토지 중 일부를 도시계획시설 부지로 고시한다면, 이 공공사업목적의 토지는 피징발자에게 수의계약으로 매각하지 않고 공공사업자인 금천구청 등에게 매각할 수 있다.

때문에 금천구청 등이 세 사람이 계약을 맺은 도하단 부지에 구청사 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고시할 경우, 이 부분은 수의계약에서 제외되고 송씨와 이씨가 자신들 지분토지에서 부담할 수밖에 없어 송씨와 이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셈이었다.

물론 두 사람은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영복 회장은 계약 당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돼 수의계약에서 제외되는 토지는 거의 없을 것이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 면적은 아주 적을 것이라며 두 사람을 설득했다.

  • 송씨와 이영복이 주고받은 질의답변서. 이영복은 계약 당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돼 수의계약에서 제외되는 토지는 거의 없을 것이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 면적은 아주 적을 것이라며 송씨와 이씨를 설득했다. (사진=한민철 기자)
이에 대한 증거로 A씨는 지난 2005년 10월 삼촌인 송씨와 이영복 회장이 주고 받은 내용증명서에 제시했다. 실제로 해당 문서에는 송씨가 이영복 회장에게 ‘공공시설부지로 결정돼 매수대상에서 제외될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계약조건에 포함되지 않았는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이영복이 계약 당시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수의계약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얼마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청천벽력과 같게도 금천구청은 1998년 10월 징발 토지 중 무려 1만 1000평을 도시계획시설로 고시했다”고 주장했다.

금천구는 지난 1998년 5월 국방부로부터 도하부대 이전결정을 얻어냈고, 같은 해 10월 구청사부지 5000평과 공원부지 3000평, 진입도로 3000평 총 1만 1000평을 도시계획시설로 고시했다.

도시계획시설의 규모는 송씨와 이씨 각자가 부담할 수 있는 토지를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도시계획 시설부지 1만 1000평을 계약서 제6조에 따라 송씨와 이씨가 자신들 토지에서 부담해야 할 경우 송씨와 이씨에게 남는 토지는 기존 5만 7000평에서 이영복 회장 지분 3만 5000평과 구청사부지 1만 1000평을 제외한 나머지 1만 1000평에 불과했다,

이에 송씨와 이씨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이영복 회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영복 회장은 자신의 뒤를 봐주던 정권 실세에 ‘옷 로비’를 했다는 사건에 연루됐고, 검찰이 다대·만덕지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서자 엘시티 수사의 경우처럼 잠적했다.

두 사람은 이영복 회장이 도피 중이던 지난 2001년 8월 그를 겨우 찾아냈다. 이들은 이 회장을 설득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1만 1000평의 부지를 양자가 공평하게 분담하며, 이 회장이 소유한 징발 토지 3만 5000평의 수의계약권도 2만 9000평으로 축소시키기로 합의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행정부처 간 ‘갈등 구조’ 만들어 군 철수 유도한 이영복

A씨는 1만 1000평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이영복 회장의 도하부대 철수와 숨겨진 계략이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영복 회장은 송씨 등과 계약서를 작성한 뒤 금천구청으로 하여금 삼양사의 징발토지에 1만 1000평의 구청사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고시하도록 유도했다.

당시 구로구에서 분할된 금천구는 청사 건물조차 없어 타인의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금천구청이 청사건립 목적 등으로 징발토지의 일부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부지를 고시한다면, 금천구청이 앞장서 군에 철수하라는 압박을 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의 입장에서 이를 핑계 삼아 금천구청에게 징발 토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요구할 수 있었다. 또 그 과정에서 이영복 회장은 군을 이용해 토지의 용도변경이라는 특혜를 손쉽게 얻어 낼 목적이었다.

이에 대한 근거는 A씨가 입수한 지난 2002년 국방부 시설국 관계자가 보내온 회신문 등에도 자세히 나타나 있었다.

국방부 측은 해당 회신문에서 “동 부지(징발 토지)의 매각방법은 금천구에서 청사부지로 매각을 요청한 면적을 국유재산법에 따라 금천구에 수의 매각한다”며 “동 부지의 활용 방안은 서울시(금천구)의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부지매각 방법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국방부는 도시계획시설로 고시된 구청사부지는 금천구청에 매각하고, 나머지 토지는 피징발자인 삼양사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영복 회장이 옷 로비 사건으로 도피생활을 이어갔고, 2001년 12월 자수해 기소되자, 이상하게도 도하부대 철수 문제는 잠잠해졌다.

군부대 철수가 다시 급물살을 탄 시기는 그가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2002년 12월 이후였다. 이후 이영복 회장은 2003년 4월 부산 엘시티 시행사로 유명세를 탄 지주회사 ‘청안건설’을 설립했다. 또 같은 달 토지 개발 목적으로 ‘제이피엔터프라이즈’를 인수했다. 이는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시행사로 알려진 제이피홀딩스 PFV의 전신과도 같은 회사였다.

물론 이 회장은 청안건설과 제이피엔터프라이즈의 대표이사와 임원, 주주까지도 모두 차명으로 설정했다.

A씨는 “이영복은 송씨 등으로부터 양도받은 2만 9000평의 권리를 제이피엔터프라이즈가 승계하도록 했고 이 같은 사실을 삼양사 측에 통지, 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제소전 화해까지 받음으로써 모든 법적조치를 마쳤다”며 “이후 도하부대 이전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3년 11월 군은 금천구청에게 구청사부지 일부를 우선 내 주는 조건으로 금천구청이 징발 토지에 대해 지구단위계획을 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A씨가 제시한 당시 국방부와 금천구청 사이의 합의서에도 분명히 나타나 있었다. 합의서에서 군은 금천구청에 시흥대로 변에 접한 토지는 상업·업무기능으로 그리고 학교·공원 및 공공문화시설 등 공공용지는 법에서 정한 최소로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후인 지난 2006년 6월 서울시는 공공용지 비율 47.5%를 포함하는 지구단위계획을 확정 고시했다.

5만 7000평 토지 전체를 독차지하기 위한 이영복의 술책

지난 2006년 6월 지구단위계획 고시가 확정되기 약 6개월 전인 2005년 12월, 20년 넘게 토지 개발에 전념해왔던 송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독산동 징발토지에 대한 권리를 조카 A씨를 포함한 자녀들에게 증여한 뒤 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송씨가 사망하고 지구단위계획이 서울시 고시로 확정되자, 이영복 회장은 2006년 9월 송씨와 함께 자신에게 권리를 양도한 이씨에게 나타났다. A씨 등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이영복 회장은 ‘자신의 로비로 군이 철수하게 됐다는 투서’가 군에 들어가 군이 도하단 토지를 피 징발자인 삼양사에게 수의계약으로 매각하지 않고, 일반 공매에 붙여 매각하려 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노무현 정권실세인 모 회장뿐이니, 차라리 자신이 내세운 정 모씨에게 평당 100만원에 매각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이씨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복 회장이 이씨에게 제시한 투서는 <주간한국>이 지난 보도에서 일부 공개한 문건이다. 이 회장과의 애초의 계약 당시 로비자금 20억원에 대한 이면약정서까지 작성해줬던 이씨의 입장에서 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기서 등장한 정씨는 다대·만덕지구 사건 때 부산주택조합의 총무이사로 이영복 회장과 공모해 조합에 500억대 손실을 준 인물이다. 현재도 이영복 회장의 여타 사업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당시 이영복 회장과 정씨는 송씨와 이씨에게 남아있는 징발 토지의 지분인 2만 8000평을 자신들에게 넘기도록 이씨를 설득했다. 이 회장 측은 이씨에게 토지 지분을 자신에게 넘긴다면 향후 해당 토지를 수의계약이 아닌, 공매로 부쳐 비싼 입찰가에 팔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이씨는 평(3.3㎡)당 100만원이라는 헐값에 해당 지분을 정씨에 양도했다. 해당 사실은 이씨와 정씨의 직인을 찍어 공증까지 받은 각서 내용에도 분명히 제시돼 있었다.

물론 송씨의 상속인들은 이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자신들의 상속채무가 굉장히 많았음에도 헐값에 소유권을 넘길 수 없었고, 이씨가 상속인들의 허락도 없이 송씨 토지 지분마저 넘겼기 때문이다.

A씨는 “이영복은 상속인들을 전부 찾아가 삼촌의 권리 1만 4000평에 대해 권리금 평당 100만원을 지급하면서, 이와는 별개로 징발 토지와 관련된 삼촌의 채무 93억 6000만원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며 설득했다”며 “대신 5만 7000평의 권리 모두를 이영복 자신에게 넘기도록 하고, 삼양사 지분에 대한 권리도 포기해 제이피엔터프라이즈에 양도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권리포기각서’를 내밀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영복 회장 측은 상속인들에게 향후 해당 부지에서 진행할 사업에서 나온 수익의 절반씩을 나누도록 합의하며, 상속인들을 더욱 수월하게 설득할 수 있었다.

상속인들은 이 각서에 동의했고, 각서와 해당 분쟁에 대한 모든 내용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관할하도록 합의했다. 또 같은 내용의 각서를 5통 작성해 공증했고, 각자가 1통씩 보관하며, 이를 삼양사에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리포기각서의 주된 내용은 송씨의 상속인들은 상속재산은 전혀 없고 상속채무만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송씨의 채권자들 입장에서 볼 때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며, 이영복 회장의 입장에서는 송씨의 채무문제를 헐값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했다.

  • '갑' 송씨-이씨와 '을' 이영복이 맺은 계약서의 제6조 내용(위) 그리고 이영복이 송씨의 상속인들에게 제시한 권리포기각서의 일부. (사진=한민철 기자)
구체적으로 해당 권리포기각서에는 ‘계약서 제6조와 그 후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으로 송씨의 잔여지분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 송씨의 상속인들은 송씨의 모든 권리를 이영복에게 무상으로 귀속시키고 삼양사에 대해 송씨가 갖는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 그리고 ‘이영복은 송씨와의 3만 5000평 계약에 대한 매매대금 140억원 모두를 송씨에게 지급했다’라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여기에서 주목해볼 점은 송씨와 함께 삼양사로부터 도하단 징발토지에 대한 수의계약권을 양수해 이영복 회장에게 양도한 이씨가 권리포기각서에 완전히 누락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이영복과의 계약은 송씨와 이영복 사이의 단독계약이 아니라 이영복과 송씨 그리고 이 씨 사이의 공동계약이므로 계약서 제6조는 송씨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씨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며 계약서 제6조 때문에 송씨 상속인들이 삼양사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면 이씨 역시 그의 삼양사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어야 하고 반대로 이씨가 계약서 6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이영복이 내세운 정씨에게 양도한 것이라면 송씨 상속인들이 권리포기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는 “계약서 6조와 서울시 고시로 인해 송씨의 지분 토지가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이영복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지 않는가”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영복 회장과의 계약은 징발토지에 대해 수의계약 할 수 있는 권리의 양도 및 양수 계약으로 이 회장이 주장하는 지구단위계획의 공공용지는 수의계약 이후에 토지의 이용에 필요한 도로와 공원 등의 문제다. 때문에 이영복 회장은 계약서 제6조의 문언인 ‘공공사업목적의 토지’를 ‘공공용지’로 왜곡?수의계약 이후의 일에 대해 의도적으로 확대해석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엉터리 권리포기각서가 그 동안 민형사 사건에서 먹혀 들어간 것은 삼양사가 이를 묵인 또는 동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영복 회장은 다음해 12월 삼양사 명의로 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분명 이씨와 맺은 ‘수의계약이 아닌, 공매로 부쳐 비싼 입찰가에 팔겠다’라는 약속을 어긴 것이 됐다. 또 상속자들에게 책임진 채무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일부 상속자에게만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영복 회장이 받은 권리포기각서도 상속인들에게 유리할 것처럼 설득했지만, 지극히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영복 회장이 권리포기각서를 통해 수의계약으로 취득한 해당 토지는 당시 평당 700만원이었다. 국유재산 관리법에 의해 국가가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 공시지가 수준으로 매각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이 회장은 5만 7000평의 토지에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최근 해당 토지 중 일반주거지역은 평당 1800만원에 달하며 이 회장은 수의계약권 취득 이후 시점으로 보더라도 약 6000억원의 이득을 본 셈이 된다.

이에 상속인 등 피해자들은 이영복 회장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며 8년이 넘도록 다투고 있다. A씨는 송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이영복이라는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며 당부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간한국>과의 취재 내내 검찰의 이영복 회장에 대한 수사의 초점이 엘시티 비리에만 맞춰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A씨는 “나라 전체의 이목이 대통령과 최순실에만 집중돼 이영복 사건이 묻혀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나마 검찰과 언론의 관심이 쏠린 엘시티 비리는 그동안 이영복이 벌여온 사건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영복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로비와 불법 용도변경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사기를 쳐서 씻을 수 없는 심적·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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